조선대 가면 정보통신기기 ‘변천사’ 한 눈에 딱!
조선대 가면 정보통신기기 ‘변천사’ 한 눈에 딱!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9.24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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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남 박사, 정보통신기기 4천 5백여점 수집품 기증
구 대학원 건물 정보통신기기박물관 오는 30일 개관

2G 핸드폰, 삐삐, 무전기, 무선통신기, 라디오, 전신기 등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편리한 스마트폰이 있었다. 

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준 정보통신의 시대적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조선대학교에 마련되어 지역 명소로 거듭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보통신기기 4천 5백여 점을 기증한 재미교포 장황남 박사의 애정이 담긴 수집품은 조선대 구 대학원 건물 자리에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그가 기증한 4천 5백여점의 정보통신기기는 전신, 전화, 무선통신, 라디오, 무전기, 초단파기기와 인공위성 통신기기까지 무선통신 17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 완도가 고향인 장황남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뜯고 조립하는 것을 좋아했다. 광주고에 진학해서는 미술부 활동을 했고, 전남대 의과대학 재학시절 미국에서 들여온 기계를 수리하면서 전자공학 공부를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한 아마추어 무선통신 햄(HAM)동아리를 활동하면서 통신 장비를 수집하기 시작하면서 4천 5백여점을 모으게 된 것이다.

▲4천 5백여점 정보통신기기를 수집해 조선대학교에 기증한 장황남 박사
의과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아마추어 무선통신법이 제정되어 1964년 광주 최초로 아마추어무선국을 개설했다. 작은 기계로 일본이나 미국 사람들과 말을 주고받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그렇게 그가 30년간 수집한 기기들은 1920년대부터 최근까지 전 세계에서 제작된 라디오, 무선햄 장비, 카메라, 축음기, 휴대전화 등을 모았다.

특히 에디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원통형 축음기와 마르코니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라디오, 최초의 라디오에 사용한 필리코(Philco)회사의 리모트 콘트롤러, 에드윈 암스트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퍼 헤테로다인 라디오, 모르스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전신기 키 등 최초의 희귀품이 많다. 그야말로 '세계 최초'이다.

이후 1972년 의사 수련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넘어가 1977년 뉴욕 주 로체스터에 내과 개업을 하면서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미국생활을 하고 있다.

장 박사가 평생 수집해온 귀한 정보통신기기를 조선대에 기증하게 된 것은 조선대와 인연이 깊었기 때문이다. 조선대 제 6대 총장을 역임한 故김택주 교수가 장인이고, 부인 김영자씨(조선대 약학과 15회), 처남 김병철씨도 조선대 명예교수(기계공학과 21회)로 조선대와 인연이 깊다.

개관에 앞서 만난 장 박사는 “미국에서도 무선국을 운영하면서 사용한 통신기기를 버리지 않고 놔둔 것에서 수집이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는데 구입 루트를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수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대개 20~30년 된 기계들이라 제대로 작동을 안 하는 것이 많아 집에 작업실을 만들어 고치기 시작했는데 환자를 진단해서 치료하듯이 기계를 진단해서 고치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며 “기기의 발달단계에 맞춰 빠진 것을 보충하고 수집하다 보니 거대한 컬렉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4천 5백여 점이 넘는 수집품은 정보통신기기의 역사를 한눈에 실물로 볼 수 있는 거대한 컬렉션이 되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거듭났다. 

정보통신박물관으로 거듭난 이곳은 정보통신기기의 발단 단계에서 역사 속 인물들과 에피소드를 통해 친숙하고 쉬운 방식으로 전시했다. 어린이부터 일반인,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박물관 곳곳 전시 아이디어도 장 박사가 직접 냈다. 각 방마다 모르스 키, 전화기, 라디오 등의 각종 기기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현재의 편리한 기기로 발달되었는가 하는 변천과정과 기초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그는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IT의 역사와 발전을 알아야 넓은 안목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며 “이 박물관이 세상을 넓게 보고 창조적인 것을 받아들이는데 불씨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한편 조선대는 지난해 2월 14일 장황남 박사와 소장품 기증을 위해 MOU를 체결하고, 구 대학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오는 9월 30일 오전 10시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 개관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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