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치른 2014광주비엔날레, 66일간의 대장정 돌입
홍역 치른 2014광주비엔날레, 66일간의 대장정 돌입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9.03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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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강연 및 퍼포먼스 도심 곳곳서 열려
'쓸데 있는 궁리' 시민참여프로그램 눈길

광주비엔날레가 2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전으로 마련한 '세월오월' 작품의 사전검열 논란이 불거져 파국에 치달은 가운데 일단 본 전시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국제적인 문화행사인 만큼 문화예술인 이외에도 일반 시민들까지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개막전부터 광주비엔날레는 구설수에 오르내려 홍역을 치렀다.

‘터전을 불태우라’는 주제에 저항하는 혁신성과 실험성을 구현하고자 광주민주화운동에 근간을 둔 작품들을 대거 준비했지만 '세월오월' 사태로 인해 “오히려 광주의 정체성을 불태웠다”라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2014 광주비엔날레는 개막을 전후로 본 행사 이외에 다양한 문화 밥상을 차려 놓았다.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의 하나로 다양한 퍼포먼스, 국제포럼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열리면서 가을 초입 광주가 문화로 풍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수는 총 103명이다. 38개국 103명 작가의 90%는 비엔날레에 처음 출품하는 작가들로 구성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신진 작가들을 대거 발굴하여 현대미술의 재조명하겠다는 시도에 박수를 쳐줄만 한다.

중국스타작가 류 샤우동은 광주에 머물며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담아내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구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광주의 10대들을 그리는 대형 페인팅 작품은 ‘시간’이라는 타이틀로 2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광주의 5월’을 다룬 민중가요를 활용하고, 유가족들을 초청한 전시 연계 퍼포먼스도 눈길을 끈다. 4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슬로바이카 출신 작가 로만 온닥의 전시관 벽면에 ‘몇 시입니까?’,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에 대한 답을 적는 시민참여 퍼포먼스도 5·18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자들의 오랜 수감생활을 상기시키는 부분이다.

2전시실에는 술과 누드 등 ‘19금 소재’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있다. 2전시실 바누 세네토글루는 전국 100여 개 전통주를 수집한 전시를 선보이고 오프닝때 관람객과 나누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한 성 소수자 문화를 다룬 300여권 잡지가 아카이빙된 에이에이 브론슨의 팔각정은 미성년자들의 관람이 불가할 것으로 본다.

이외에도 2004년 영국 터너상을 수상하고 2013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대표 작가였던 제레미 델러, 현대미술계의 센세이션이라 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는 스위스의 우르스 피셔, 독일 출신 로즈마리 트로켈, 영국의 설치미술가 코넬리아 파커, 피에르 위그 등 현대미술계의 스타에서부터 신진 작가까지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번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나도 비엔날레 작가- 쓸데 있는 궁리’라는 타이틀로 총 20개의 팀이 선정됐다. 시민들이 직접 작가가 되어 폐부지, 도심 속 등 광주지역의 곳곳을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꾸며내고 있다.

이들은 장덕동 원당숲 공원, 광주극장, 폴리 ‘기억의 상자’와 ‘광주천 독서실’, 임동성당, 광주여고 등 지역 곳곳에서 소통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갔다. 시민들은 일상으로 깊숙이 침투해 소소한 고민과 불편함을 궁리해 지역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제안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남구 양림동에서 진행되는 ‘광주 1930 골목 밝히기 프로젝트-연란등을 켜라’는 해가 지면 이동이 불편할 정도로 어두워지는 골목길에 등을 매달아 빛을 불어넣는 콘셉이다. 비엔날레 기간 동안 근·현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양림동을 방문한다면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 사이의 양촌길 골목에서 광주의 색다른 야경을 만나 볼 수 있다.

삭막한 도시 풍경에 반기를 드는 ‘게릴라 가드닝’도 시도된다. 게릴라 가드닝은 2004년 뉴욕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녹색문화운동이다. 시민참여프로그램으로 참여한 게릴라 가드너들은 자신들의 동네인 용봉제 생태습지공원에 모여 폐자재를 활용한 작은 정원을 조성해 그린 그래피티로 마을을 꾸몄다.

이와 함께 산수동에도 마을예술창작을 위한 산수마을 아틀리에 만들기가 진행되면서 주민 텃밭이 조성됐다. 광주폴리에서는 ‘아름다운 이별 가게’가 열려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의 매매가 이루어지며 차마 버리지 못한 편지도 파쇄 해준다.

한편 광주비엔날레는 3일 오후 2시 거시기홀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3시부터 기자들을 대상으로 전시작품들을 소개했다. 이어 4일 오후 7시30분 개막식에서 명예홍보대사 배우 정우성에게 위촉패를 수여하고, 뜨거운 관심 속에 66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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