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파행, 미술계 개혁운동 확산돼
광주비엔날레 파행, 미술계 개혁운동 확산돼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8.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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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예산 특별 감사 실시 요구
긴급비상대책위원회 조속 설치 요구

‘세월오월’ 걸개그림의 사전 검열 파문을 일으킨 윤장현 시장의 중대한 결단력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비엔날레의 전체 개혁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지역 문화예술인들과 미술단체(이하 광주미협)는 18일 광주비엔날레 정문에서 회원 50명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용우 대표의 ‘즉각 사퇴’와 ‘비엔날레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나상옥 광주미술협회 지회장
광주미협은 “15년 비엔날레 독재 장기집권의 당사자인 이용우 대표가 이번 파행을 빌미로 개막행사 후 물러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며 “20년 광주비엔날레를 국제적으로 망신시킨 데 대해 공식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파행은 지역 미술계와 광주비엔날레의 그동안의 문제점이 표출된 것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광주미술인과 함께하는 긴급비상대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비엔날레 전체 개혁에 대해 논의할 것”과 “광주시의회는 그동안 광주비엔날레에 집행된 예산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향후 광주미협의 재단 개혁운동에 대해 나상옥 광주미술협회 지회장은 “많은 지역작가들이 광주비엔날레와 문화 권력으로 부터 소외당한 채 지난 20년간 독단적 운영에 침묵해왔으나 이제는 안 된다”고 개혁운동에 대한 각오를 피력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미술인들은 ‘광주비엔날레는 이용우 재단이 아니다’, ‘국제적 망신 더이상 안된다’는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한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색 대형 현수막에 ‘새롭게 피우리라’는 뜻을 담아 붉은 연꽃을 그리고 메시지를 남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이날 오전 광주비엔날레 재단 이용우 대표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공식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경영인 입장에서 보면 전시 여부를 즉각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요소가 있지만, 비평가 입장에서 보면 전시되어야 한다”며 “이번 홍 화백의 작품은 광주시의 돌출적인 대응이 없었다면 작품이 걸렸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용우 대표의 사퇴는 광주비엔날레 개막 이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미술-80 그 후” 전 파행에 대한 문화예술인의 성명서 [전문]

2014년 광주비엔날레는 20주년을 맞이하여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년간 10회의 행사를 진행해 오면서 그 동안 업적과 성과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나야할 예향광주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주비엔날레는 파행과 잡음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달콤한 미술-80 그 후”전의 파행은 광주비엔날레의 그 동안의 문제점이 표출된 것이다.

문화 예술의 주체는 배제된 상태에서 일방적 진행으로 예술가와 소통의 부재, 작가 선정의 문제 그리고 투명하지 않은 진행과정 등이 결국 오늘날 이런 사태를 야기했다.

더군다나 특별전은 인권, 평화, 민주라는 광주 정신을 앞세우면서 작품과 작가의 검증의 과정도 모호하며, 주최 측과 작가가 충분한 협의조차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잘못된 과정과 진행미숙이 만든 결과물이며, 이또한 그 동안 불통으로 일관된 재단의 전시진행의 관행이 만든 사태인 것이다.

심지어 광주정신을 앞세운 전시에 오히려 지역의 문화 예술인은 소외되어 광주정신은 운운하는 어불성설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제 전시는 그 방향성이 모호해 졌으며 광주정신 마저도 상실된 허울 좋은 명분만 앞세운 부끄러운 깜짝 쑈로 전략하게 되었다.

전시비용에 있어서도 20억이라는 시민의 혈세를 집행하면서 전시예산과 집행의 부분 또한 수 많은 논란을 만들고 있다. 전시예산의 항목과 지급 기준 역시 명료하지 않으며, 전시보다 부대행사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예산을 편성하는 본말전도의 특별전 행사라는 기형적 전시 이다.

탁상공론과 보여주기 형식적인 행사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 때문에 진행되는 것인가? 이 모든 것은 문화 예술을 위한 진정한 프로그램을 위한 진정한 노력과 고민 없이 정책부재의 독단적인 광주비엔날레재단의 한계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이제 우리는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달콤한 미술-80 그 후”전 파행이 단지 특별전 문제만이 아닌 그 동안 진행된 비엔날레의 전반적인 문제와 연결선상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년이라는 시간 또한 지나치게 권력화 되고 폐쇄적인 재단의 예산과 전시 진행 과정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하여 단지 이번 특별전을 해결하는 방안만으로 정리하는 미봉책으로 지나칠 수 없음을 강하게 주장하고자 한다.

광주비엔날레의 존속마저도 고민해야할 이 시점에 광주비엔날레의 진정한 주체와 문화 예술계의 위치와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광주미술협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금번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파행의 책임을 지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하나. 광주비엔날레 진행과정을 투명성 있게 공개하라.

하나. 광주비엔날레의 작가 선정 기준과 선정과정을 공개하라.

하나. 광주비엔날레 전반의 예산집행을 국정감사로 공개하라.

하나. 광주비엔날레 진행에 문화예술인 참여와 지역 예술인의 참여로 협동 체제 하에 진정한 문화예술 축제가 되도록 하라.

하나. 광주비엔날레는 이번 사태를 통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재정립 하라.2014년 8월 14일

광주 문화예술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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