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상대로 돈벌이, 의료선진화인가!
환자 상대로 돈벌이, 의료선진화인가!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7.09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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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OP생협, 의료민영화는 재벌특혜 정책
의료민영화 강력 규탄, 공동행동 진행할 것

9일 오전, 새누리당 광주광역시당 건물 앞이 북적였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들이었고, 각자 피켓이나 현수막을 들고 서있었다.
광주지역 아이쿱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의료민영화 반대’를 주창하고 있었다.
기자회견이라고 했지만 정작 기자라고는 <시민의소리> 기자와 MBC 촬영기자 뿐이었다.

이희한 빛고을생협 이사장의 인사말로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이 회장은 “우리는 병원에 갈 때 의심을 품고 간다”며 말문을 연 뒤 “의료 민영화는 소비자를 우롱하겠다는 것이며, 소비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정부는 국민을 위하고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똑바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소비자는 생명을 존중하는 정부와 의사를 원한다. 따라서 의료 민영화를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수 민주노총 수석본부장은 “정치권은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며 “국회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의료민영화는 영리법인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의료비를 폭등하게 할 원인을 제공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강은미 전 광주광역시의원은 “돈이 없어 아이들을 병원에 보내지 못하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은 없다”고 말하며 생활형편이 매우 어려운 가정을 예로 들면서 말을 이어갔다.
강 전 의원은 “이대로 가다간 의료보장성이 30%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엇다”며 “심각한 상황이 오기 전에 소비자들이 노력해 의료민영화를 막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어서 이희한 iCOOP빛고을생협 이사장과 변선희 iCOOP빛고을시민생협 이사장의 선언문 낭독이 이어졌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3년 12월에 투자활성화대책이라는 이름으로 영리자회사 허용, 병원 부대사업 확대, 병원간 인수합병 허용, 영리약국 허용 등 여러 가지 의료민영화 정책을 내놓았고 이를 강행하고 있다”며 “6.4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박근혜 정부는 병원이 몇가지 요건을 갖추고 절차만 밟으면 영리자회사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고, 병원이 호텔이나 숙박시설, 사우나, 목욕탕을 만들고 대형건물을 지어서 임대사업도 하고 온갖 상품을 다 팔 수 있게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등 의료민영화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영리자회사 허용과 부대사업 확대는 병원을 영리자본의 투자처로 만들어 이윤추구의 길을 열어주는 재벌특혜 정책이며, ‘의료법인의 비영리성’을 근간으로 하는 현행 의료법 체계를 뒤흔드는 것이고,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라는 고유의 목적보다 환자들을 상대로 돈벌이에 치중하게 만드는 정책이다”며 “정부는 의료선진화를 위해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의료를 돈벌이 산업으로 내몰아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거대한 쇼핑몰이나 부동산임대업체, 레저타운으로 만드는 것이 과연 의료선진화인가!”라며 비판했다.

이에 따라 아이쿱 소비자 조합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동행동으로는 국민들에게 의료민영화정책의 폐해를 적극적으로 알리며 의료민영화 반대를 위한 캠페인과 광주전역 동시다발 1인시위, 현수막 걸기, 100만 국민서명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환자를 대상으로 수익추구를 허용하는 부대사업 전면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7월22일까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견서 제출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며, 7월22일부터 국민건강권을 지키고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진행하는 병원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언문 낭독이 끝나고 빛고을생협 조합원들이 준비한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조합원들 앞으로 새하얀 가면을 쓰고 ‘영리 자회사’, ‘부동산 임대업’, ‘쇼핑몰’ 등의 단어들이 붙여진 펑퍼짐한 녹색 옷을 입은 사람이 등장했다.
바로 의료민영화 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대형병원을 뜻하는 것이었다.
곧이어 이 녹색 옷을 입은 사람은 ‘소형병원 소멸’, ‘고통’등이 적힌 풍선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20여개의 풍선을 모두 삼킨 그의 옷은 터질 듯이 빵빵해졌다.

이윽고 소비자 조합원들이 바늘을 하나씩 쥐고나와 그의 옷에 가득 차 있는 풍선들을 하나씩 터트렸다.
의료민영화에 따른 폐해가 적힌 모든 풍선이 터지자 대형 병원을 상징하는 그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의료민영화 반대에 적극 앞장서겠다는 이들의 각오를 묘사한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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