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생물 살 수 없게 될지도
4대강사업, 생물 살 수 없게 될지도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7.0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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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련, 보에 의해 강 흐름 느려져 수질악화
미세입자 강바닥에 쌓여 산소고갈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후유증이 끊이지 않고 발견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는 혐오스럽게 생긴 큰빗이끼벌레 사진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며, 가족과 함께 강변으로 나들이를 갔지만 심한 악취 때문에 코를 막으며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는 후기도 작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은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의 연평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 이후 수질악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4대강사업이 실시되기 전에는 광주에서 하류로 유하하면서 자정작용에 의해 수질이 개선되어 승촌보 지점의 COD(Chemical Oxygen Demand. 화학적 산소 요구량-물의 오염정도를 나타내는 기준)가 상류인 광주2지점보다 낮았었는데(양호했었는데), 사업 이후 보에 의해 흐름이 느려져(체류시간이 길어져) 보 앞의 수질이 상류보다 나빠졌다는 요지다.
즉, 보에 의해 자정작용이 감소해 수질악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흐름을 복원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련은 지난 8일 영산강 현장조사를 통해서 4대강사업 이후 보에 의해 미세입자가 강바닥에 쌓여 썩으면서 산소를 고갈시켜 생물이 살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운하 사기극 4대강사업 심판과 강을 살리기 위한 영산강 현장조사’는 광신보(풍영정)부터 고막원천 합류점(함평)까지 구간의 영산강 구조변화(역행침식, 농지침수 등), 퇴적현황(저질토), 수질(녹조 등), 생태 등을 조사했다.

4대강 사업 이후 녹조 대량과 수질악화, 생물종 감소 및 외래종 급증, 농지침수 피해 등이 계속해서 발생되고 있지만,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된 이 사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평가와 후속 대책이 부진한 상황이다.
환경련 측은 “4대강사업을 국민이 직접 검증한다는 취지의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며 “4대강사업에 대한 명확한 검증과 심판 그리고 강을 회복시키기 위한 활동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작년 4대강사업이 총체적 부실이었다는 것과 운하를 염두한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이라는 요지의 감사원 발표가 이어졌고, 정부가 4대강사업평가위원회를 구성하였으나 객관적 검증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4대강사업 이후 보 상류와 지천에서는 비정상적 침식과 하상세굴, 녹조 문제 등이 계속되고 외래종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등 생물종의 변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며, 농지침수로 인한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강 생태 등 현황을 조사하고 문제를 파악해 후속 대책 및 강을 되살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함이라고 이번 조사의 목적을 밝혔다.

조사 내용으로는 죽산보·승촌보 점검, 보 설치로 인한 지하수위 상승과 침수피해 현장, 역행침식·호안붕괴·녹조 등 수질 문제, 보 구간 퇴적토(저질토)조사 및 수생태 조사 등이었다.

최지현 환경련 사무처장은 “보가 만들어지고 3년이 지났는데, 강바닥에서 시커먼 뻘 흙이 나왔다”며 “뻘 흙으로 바닥이 코팅돼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한 “강 상류 쪽에선 퇴적이 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미세한 입자 같은 경우 밑에 가라앉아서 강바닥이 썩게 되고, 그러면 산소가 부족해 생물이 살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바닥에 쌓인 미세입자로 인해 침전물산소요구량(SOD:Sediment Oxygen Demand)이 증가하고, 급격한 기온 변화 등의 바닥 침전물이 불안정화 되는 조건에서는 수질도 급격히 악화되며 수중용존산소(DO:Desolved Oxygen)를 고갈시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광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광주전남녹색연합,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시민생활환경회의, 나주사랑시민회의 등의 단체가 주최·주관했으며, 박창근 관동대 교수와 박재현, 정민걸, 이현정, 이성기, 박철웅, 전승수 교수 등이 전문가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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