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양동시장-사람빼고 뭐든 팔던 왁자함은....
10. 양동시장-사람빼고 뭐든 팔던 왁자함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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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시장은 옛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양동시장은 호남지역에 현존하는 시장중 규모면에서 최대이며 역사적으로도 가장 오래됐다. 이를 반영하듯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이 하도 많이 찾아 마치 만원버스에 탄 것처럼 서서 가만이 있어도 떠밀려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양동시장은 과거의 그 영화를 전설처럼 이야기하며 새로운 활로찾기에 나서고 있다. 상인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로부터도 이른바 재래시장 활성화의 시범시장으로 선정돼 거듭나기를 위한 모색을 하고 있는 것. 양동시장의 공식적인 역사는 1940년 4월10일, 일제에 의해 개설되면서 시작됐다. 원래 광주의 시장들은 고정된 시설물을 갖춘 상설시장의 형태가 아니었다고 전해진다. 읍성시절에는 광주천을 중심으로 서문밖 부동방 지역(지금의 부동교 근처)의 넓은 백사장에 작은 장이 서고 공수방지역(지금의 현대극장 앞)에 큰장이 섰다. 그러다 1925년 일제에 의해 추진된 이른바 '대광주건설계획'의 일환인 광주천 개수사업으로 기존 시장구도가 재편됐다. 바로 일제가 1928년 광주천의 물줄기를 직강화하여 조성된 하천부지에 큰장과 작은 장을 통합하여 지금의 광주공원 앞 광장에 점포 170여칸을 지어 이른바 사정시장을 개설한 것. 당시 지금의 양동시장 자리는 일제가 만든 공설운동장이 들어섰는데 상설시장인 사정시장과 달리 5일장이 열렸다. 그러나 1940년 일제에 의해 사동시장과 양동시장의 명암이 뒤바뀐다. 일제가 지금의 광주공원 현충탑 자리에 있던 신사의 주변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사정시장을 지금의 양동시장으로 옮긴 것. 물론 양동시장은 일제가 정식 인가를 내기전부터 5일장중에서는 전남은 물론 전북지역 상인들이 이용하는 물품교환장소로 자리잡을 만큼 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일제가 조그만한 5일장에 사정시장을 옮기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양동시장은 일제때부터 소전머리, 개전머리, 닭전머리, 옹기전, 배전, 쌀전 등을 이루며 5일장중에는 명실공히 호남을 대표하는 시장이었고 이로인해 양동시장의 물가가 호남의 물가를 좌우한다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말기 전시동원령이 내려지던 시절에는 시장기능마저 통제돼 사실상 폐시상태였던 적도 있었으나 해방과 더불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양동시장은 해방후에는 광주시에 귀속돼 관영시장으로 2일장(큰장, 작은장)으로 새출발을 했다. 박선홍씨(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상임의장)가 펴낸 책자 '광주1백년'에 따르면 해방이후 양동시장이 질서를 잡고 오늘과 같은 틀을 갖춘데는 번영회를 조직해 이끌었던 한정섭과 손영관을 꼽고 있다. 각각 번영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던 두사람은 해방이후 양동시장을 업종별, 품목별 점포 배열작업을 했고 점포수도 대폭 늘리며 때론 주먹패들로부터 질서도 잡는 등 양동시장의 오늘이 있게 한 일등공신으로 전해 내려온다. 이미 오래 전에 고인이 된 두사람은 각각 양동시장에서 청과상과 잡화도매상을 하며 호방한 인품과 의리, 그리고 인정을 고루 갖춰 시장상인들의 신망을 받으며 번영회를 이끌었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의 양동시장은 1966년 당시 상인들이 양동상가주식회사를 만들어 광주시로부터 대지를 불하받아 근대시설을 갖춘 상설시장으로 탈바꿈한 결과다. 복개상가는 69년 상인들이 역시 광주시로부터 하천부지 8천평을 매입했고 그중 3천평에 지금의 4층 건물을 세워 상가를 개설했다. 1971년 여름 공사가 마무리돼 그해말 입주한 양동시장은 점포칸수만 634칸의 대규모인데 크게 4개 블럭으로 구성돼 각각 특색화되어 있다. 바로 주단·한복전(가동,나동), 홍어 등 어물전(다동), 채소 및 소금·전갈전(라동) 등이 그것이다. 또한 75년 315개의 점포로 개설한 복가상가도 현재 크게 가구점과 의류집으로 각각 특색화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홍어전과 한복집은 아직까지도 양동시장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고 앞으로도 특색화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한복집도 손끝으로 명맥을 이어온 오랜 전통에서 경쟁력이 있고, 홍어전은 재래시장 최대의 '적'인 백화점과 할인점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평가다. 양동시장 주식회사 김영식 전무는 "백화점, 할인점에 비해 재래시장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건축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면서도 "지난 97년 상인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70%가 재건축에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반대파들도 30%에 달해 막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전무는 "재건축을 위한 의견수렴을 계속해 나가겠지만 이와별도로 상인들도 앉아서 기다릴 것만이 아니라 홍보도 하고 친절한 태도와 청결한 환경조성 등 자구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사-양동시장 재개발계획 양동시장은 정부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비를 지원하고 있는 시범시장이다. 올해 지방비를 포함 1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주차장 확보사업이다. 재래시장이 백화점이나 할인점에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요인으로 주차문제로 지적받고 있지만 다행히 양동시장은 주변에 넓은 주차장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복개상가 지하에 440면규모의 주차장이 그것. 그러나 시장을 찾는 이들이 진입하기에는 불편하다는 점이 문제다. 이에따라 서구청은 올해 4억5천만원을 들여 양동시장과 복개상가 사이길을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를 만들 계획이다. 이와관련 서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양동시장과 복개상가 상인들 사이에 이견을 보이며 착공이 늦어졌으나 늦어도 7월에는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동시장은 이밖에도 화장실 신축, 통로 보수 등 쾌적한 쇼핑공간 창출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친다. 이를통해 양동시장 활성화사업이 성공할 경우 이같은 사업을 다른 재래시장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는게 정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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