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5]
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5]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6.29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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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폐선철로, 새 생명 불어넣은 곡성 ‘기차마을’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20세기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주요 교통수단은 ‘기차’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현대화가 급속화되면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도심 속의 철로들은 낡게 되거나 폐쇄되면서 도심 속 유휴부지로 남게 됐다. 결국 도시를 가로지르는 폐선부지는 도시계획에 큰 어려움을 주면서 전국적으로 새로운 활용방안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기획취재는 폐선부지 활용방안 중 전국 최초 공원으로 재탄생한 광주 ‘푸른길’과 국내 사례, 해외 사례 등에 대한 현장취재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모습 드러내다
2회 광주 푸른길 공원 관리실태 및 관련 시민단체의 역할
3회 국내 최초 푸른길, 지역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의미는?
4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나주시 자전거 테마파크
5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6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미국 뉴욕시 High Line
7회 ‘하이라인의 친구들’과 지역 경제적 효과
8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시카고 Bloomingdale Line
9회 Bloomingdale Line의 지역 경제적 효과
10회 에필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관광명소 꿈꾸다

   
 
이번 여정은 전남 곡성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섬진강 기차마을이다. 섬진강 기차마을은 폐선부지 활용사례 중 가장 잘 알려져 있고 친숙한 곳이다.

전남 곡성은 전라선 17.9km구간 중 섬진강을 따라 이어진 13.2km의 폐선을 이용해 관광자원화시켜 관광수입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직선화 사업으로 인해 곡성역 사라질 위기

곡성 폐선철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문화유산답자기’에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한 섬진강변의 국도 17호선을 따라 구불구불 달리는 도로와 바로 맞닿아 있다.

원래 옛 곡성역은 1933년부터 1999년까지 익산과 여수를 잇는 전라선 열차가 지나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전라선 직선화 사업에 따라 옛 곡성역은 철거될 운명에 처하게 됐다.

이후 곡성군이 옛 곡성역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손발 벗고 나섰다. 개발부지를 매입하고 옛 곡성역과 섬진강을 따라 S라인으로 흐르던 철도시설(옛 곡성역-가정역)을 관광명소로 재탄생시켰다. 철거될 위기에 놓인 폐철로에 새 생명을 불어 넣은 것이다.

그렇게 곡성군은 지난 2000년부터 2015년(16년간)까지 구 곡성역을 중심으로 515,775㎡부지에 총 77,060백 만원의 예산을 들여 섬진강기차마을을 현재까지 조성하고 있다.

3년 만에 방문했던 터라 너무 많은 것들이 변화해 눈이 휘둥그레졌다. 새롭게 단장한 기차마을을 들어선 순간 마치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버린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알록달록한 바람개비와 풍차, 장미꽃들이 반갑게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듯했다.

입장료 3천원을 내고 (구)곡성역사, 레일바이크, 음악분수, 드림랜드, 1004장미공원, 생태관 동물농장 등 저렴한 가격에 기차테마파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옛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기차마을은 저렴한 입장료로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소풍을 나온 학생들은 금새 음악분수에 첨벙첨벙 뛰어들어 초여름 날씨를 시원하게 보내고 있었다. 옷이 젖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힘차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몸을 맡겨 즐겁게 더위를 날려 보내고 있었다.

폐선부지 살려 레일바이크, 증기기관열차

곡성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레일바이크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레일바이크는 기차마을 내부를 한 바퀴 돌아 둘러볼 수 있는 500m의 순환형 기차마을 레일바이크도 있다.

하지만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아름다운 섬진강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는 5.1km 섬진강레일바이크를 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총 30~40분 소요시간이 걸리는 레일바이크는 말 그대로 버려진 폐선부지를 그대로 살려 재활용한 것이다.

또한 1960년대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미카형 증기기관차를 관광용 증기기관차로 조성해 구 곡성역~가정역까지 약 10km구간을 30~40km속도로 약 1시간 반가량 느긋하게 왕복운행하고 있다. 전라선은 폐선 됐지만 다시 기찻길이 살아나 관광용 증기기관열차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유혹하고 있다.

▲곡성군 관광과 기차마을 시설팀 조병태 주무관
기차마을 내 위치한 곡성군 관광과 기차마을 시설팀 조병태 주무관은 “곡성기차마을은 섬진강변의 폐 철로를 활용해 특색 있는 지역 관광자원으로 조성했다”며 “현재 기차마을 내 4D입체영상관, 도깨비체험마을 등을 조성하고 있고, 주변 신규 관광자원 개발로 관광 수요 창출뿐 만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주무관은 “기차마을은 섬진강 일대에 위치한 폐선을 이용해 관광자원으로 재탄생한 것으로 주변경관이나 자연환경이 훌륭하다”며 “현재 레일바이크나 증기기관열차는 군이 코레일에 위탁 운영하도록 했고, 군은 시설관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곡성은 모든 자원들이 온통 기차를 활용한 것들로 가득했다. 기차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레일펜션은 오토캠핑장에 있는 카라반보다 더 재미가 가득한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레일펜션은 새마을호 객차 12량을 리모델링해 기차마을 입구에 위치해있다. 조금은 떨어진 가정역쪽에서 기차펜션도 이용할 수도 있다.

기차마을 내부에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1004 장미공원은 40,000㎡부지에 1004종의 장미를 심어 지난 2011년 개장을 했다. 총 1004종의 3만 8000그루의 유럽산 장미가 제각각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뽐내고 있고, 이국적인 장미가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곳은 매년 5월말 6월초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시기에 ‘장미축제’를 열기도 한다.

이렇듯 광주 푸른길 공원과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은 각각 공원자원화와 관광자원화로 성격은 다르지만 폐선부지활용사례 중 가장 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주민소득과 연계된 폐선부지활용방안

곡성군 관광과 강병호 과장은 “2000년 부지를 매입할 때만 해도 폐선 되고 쓸데없는 곳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왜 구입하느냐는 여론의 비판도 있었다”며“하지만 지금은 곡성 기차마을이 있었기 때문에 곡성이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호평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 과장은 “광역시나 인구수가 많은 곳은 광주 푸른길 공원처럼 주민들을 위한 쉼터공간을 조성해주는 것도 좋지만 인구 3만 명 정도인 곡성처럼 작은 시골마을은 주민소득과 연계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투자한 만큼 직접적인 소득을 창출해야한다고 생각해서 3000원정도의 저렴한 수준의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곡성군 강병호 관광과장
2013년 기준 약 440만명의 관광객이 오갔으며, 입장료 및 직접적인 수입으로 연간 약 49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한다. 강 과장은 부수적으로 먹거리, 숙소 등 지역에 파생되는 경제적인 효과까지 포함해 관광수입으로 약 560억 원 정도를 내다봤다.

한편 레일펜션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이 보완해야 할 점은 숙박시설 인프라 구축이다. 또한 인근 지자체의 협조를 통해 관광명소를 연계해 1박 2일, 2박 3일 등 체류형으로 발전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강병호 과장은 “현재 레일펜션도 운영하고 있고 젊은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로즈 유즈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하고 있다”며 “심청이이야기 마을에도 숙박시설을 갖춰나가고 있고, 점점 숙박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과장은 “현재 곡성은 압록유원지의 관광명소화 사업을 통해 기차마을과 연계해 종합레저타운을 만들예정이다”며 “기차마을과 연계한 종합레저타운이 들어선다면 훨씬 더 1박 2일 곡성에서 먹고 자고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명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전망했다.

이렇듯 점점 폐선부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의 광역, 시군 단위 성격에 맞는 폐지부지활용방안을 모색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낡은 폐선부지에 새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본다./김다이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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