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우리나라’다에 공감하면서
이게 ‘우리나라’다에 공감하면서
  • 이홍길 고문
  • 승인 2014.06.12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홍길 고문

예리한 좋은 글을 많이 쓰는 김동춘 교수가 ‘경찰은 왜 그랬을까?라는 글을 쓰는 말미에 세월호 유족들과 여러 대학 교수들의 ’이것은 나라가 아니다‘ 라는 절규에 찬 성명에 화답하듯 ’이게 우리나라‘라고 말하고 있었다.
광주항쟁 34주년인 지난 5월 18일 경찰이 자살한 삼성전자 서비스노조 간부의 시신을 탈취해서 화장해 버린 사건을 김 교수는 문제시하여 그 내력을 해석하고 있었다. 그는 일찍이 기업국가로 지적했던 나라가 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거의 마피아 국가의 양상까지 보이는 것을 염려했다. 그리고 한국과 터키의 경제학자가 그들의 나라가 재벌의 불안을 국가가 보호해 주면서 그 대가를 챙기는 마피아국가라고 지적한 점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거대 기업조직. 범죄조직이 지하경제를 장악 경찰, 검찰, 법원, 대통령을 그들의 이익보호를 위한 안전판으로 활용하는 나라가 마피아국가인데, 염려스럽지만은 한국은 그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았음을 다행스러워 한다.
그러나 여당은 재벌을 위한 입법에 앞장서고 검찰과 법원은 이들의 범죄를 눈감아 주고 세무당국은 탈세를 묵인해온 것들은 무어라 할 것인가 하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국가기관이 대기업의 사설 보호자 역할을 하고 기업의 법률 자문을 하는 법률가들이 상식 밖의 보상을 받고 약자들을 소외하거나 방치할 때 서민들의 절망은 깊어만 간다.

48억원으로 일조원의 자산으로 불리는 마술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 오 대한민국은 이미 하얗게 퇴색한 옛적의 구호가 되어 버렸다. 경찰이 개인 노동자의 시신을 탈취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한 깊은 속내나 세월호 참사에서 해양경찰과 해양수산부, 이 정권이 사설 인양업체에게 구조를 넘긴 짓거리들은 다 같은 부패. 유착의 맥락들이다.
마피아 국가 반열은 모면했을망정 관피아의 폐해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라임은 불문가지다. 귀화교수인 박노자는 관피아와 함께 세월호 학살이 일어나도록 방조한 초대형 학피아 조직들의 권력과 기업과의 유착행위를 들고 있다.

서울대 마피아라고 불릴 수 있는 학벌조직과 학피아의 또 하나의 중심인 명문대 경제학과들은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자명하게 빈부격차를 확대하여 민주주의의 평등권을 붕괴시키고 있음에도, 한국경제의 무탈함을 노래하면서 거시 지표들을 내두르고 있다. 시장주의와 순응주의가 당연시되는 세상을 방조해 온 대학지성의 방관도 한 몫을 했고 하고 있다.
측은지심과 우환의식이 없는 기라성처럼 많은 지식인들이 있어도 지성은 그 사회에 공유되지 못하고 생명력을 얻지 못한다. 측은지심을 가질 때 이웃의 어려움과 아픔이 보이고 우환의식을 놓지 않을 때, 오늘만이 아닌 내일을 조망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모두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아파하면서 현실을 직시하자! 중국 5․4운동기에 민주와 과학의 효장이었던, 진독수는 군벌들의 자의적 통치시기에 민생마저 파탄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차라리 중국이 미국의 식민지가 되는 것이 좋겠다는 자해적 처방을 내놓기도 하였다.
개인의 깊어진 절망은 사망을 초래하지만 집단의 깊어진 절망은 새로운 전망을 낳게 된다. 새로운 전망은 혁명적 5․4운동을 낳게 되고 절망을 딛고 일어선 진독수는 신문화운동의 최전선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을 세상과 역사에 보여주었다. 현재는 과거의 축적이고 미래는 현재의 연장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현재를 단속하고 좋은 미래를 준비하라는 말일 것이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