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작가 그림, 광주에서 첫 경매한다
한국 근현대작가 그림, 광주에서 첫 경매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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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호의 '설경'(1971년작, 20호)이 9,000만원을 호가한다. 의재 허백련의 '산수'(1959년작), 운보 김기창의 '청록산수'(1970년작)가 각각 6,000만원대. 조선시대 백자 항아리가 6,000만원.

그림 한 장에 1억원이라? 자칫 위화감이 들 정도의 그림값이다. 미술시장의 활성화 및 양성화를 위해 이런 그림들이 경매에 붙여지면서 예상되는 추정가다.

한국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전이 지방에서는 최초로 광주에서 열린다. 오는 18일 오후6시 광주신세계백화점 8층 다목적홀에서. (주)서울경매가 주최한다.


18일 신세계백화점에서 미술품 경매전

어떤 그림들이 경매에 나올까.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경매전에 앞서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을 오는 19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작고 작가 및 현존하는 원로 중견작가들의 동·서양화 및 고미술 명품 121점을 전시, 경매한다.

한국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을 비롯해 한국적 인상파를 개척한 오지호, 청전 이상범, 운보 김기창, 김환기, 장욱진, 천경자, 임직순 등의 작품이 경매된다. 광주에서 진행되는 만큼 호남지역 출신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나왔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가 오지호의 '설경'은 갈색의 겨울나무를 호방한 붓질로 담아내 수북히 쌓인 눈과 함께 눈이 부시다. 이밖에 늦가을의 고궁풍경을 담은 '고궁추색', 배를 소재로 한 '목포항'은 항구의 푸른빛이 햇빛 속에서 희게 부서져 청색과 흰색의 어울림이 산뜻하다. 의재 허백련의 작품도 '하경산수', '산수', 10폭 병풍 등 20여점 나와 있다.


오지호 허백련 김기창 이상범 등 유명작가 작품 참여…경매 추정가 1억원까지

출품된 작품의 경매가는 얼마나 될까. 작품의 크기, 미적 가치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그림값은 일정하지 않다. 주최측인 서울경매는 과거 경매 낙찰가를 감안해 이번에 나온 작품들도 10만원대부터 1억원까지 다양할 것으로 추정한다.

오지호의 '설경'은 20호 사이즈로 주최측은 그동안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값을 기준으로, 이 작품의 추정가를 7,000만∼9,000만원으로 본다.

주최측은 또 지방에서 개최되는 만큼 화제가 될 만한 인기있는 명품이 의외로 경쟁자 없이 낮은 가격에 낙찰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전시장에 나온 한 미술애호가는 "이런 그림들을 그냥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커서 어려운데, 경매전에 참여해 볼 만하지만 전시 자체만으로도 대가들의 명작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다"고 말한다.

미술품 경매제도는 진행 과정과 결과가 공개되면서 구매자의 직접 경쟁으로 경매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미술품 가격 및 미술품 감정의 공신력이 제고돼 미술시장의 양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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