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1]
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1]
  • 김다이, 송선옥 기자
  • 승인 2014.05.28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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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폐선부지 모습 드러내다
추억, 낭만이 깃든 버려진 기찻길의 재탄생
기차마을·레일바이크·공원 등 활용방안 모색
20세기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주요 교통수단은 ‘기차’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현대화가 급속화되면서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도심 속의 철로들은 낡게 되거나 폐쇄되면서 도심 속 유휴부지로 남게 됐다. 결국 도시를 가로지르는 폐선부지는 도시계획에 큰 어려움을 주면서 전국적으로 새로운 활용방안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기획취재는 폐선부지 활용방안 중 전국 최초 공원으로 재탄생한 광주 ‘푸른길’과 국내 사례, 해외 사례 등에 대한 현장취재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모습 드러내다
2회 광주 푸른길 공원 관리실태 및 관련 시민단체의 역할
3회 국내 최초 푸른길, 지역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의미는?
4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나주시 자전거 테마파크
5회 국내 폐선부지 활용사례-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6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미국 뉴욕시 High Line
7회 ‘하이라인의 친구들’과 지역 경제적 효과
8회 해외 폐선부지 활용사례-시카고 Bloomingdale Line
9회 Bloomingdale Line의 지역 경제적 효과
10회 에필로그-도심 속 폐선부지 관광명소 꿈꾸다  

   
▲철도 폐선(예정)부지 위치도 ⓒ한국철도시설공사 누리집
기차는 우리에게 낭만과 추억을 전해주는 교통수단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하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꿈꿀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는 언제 어디에서부터 시작됐을까.

한국의 철도는 일제시대인 1899년 노량진~제물포를 잇는 33.2km 경인선이 개통되면서 철도역사가 시작됐다. 당시 일본은 군사적 목적으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횡단하는 철도가 필요했다.

이용객 줄어 운행중단으로 폐선부지 변해

이후 서울과 부산, 서울과 신의주, 익산과 군산, 대전과 목포 등을 잇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지속적인 건설이 이루어졌다.그러나 해방 이후 경제수준이 바뀌게 되면서 차량을 보유하는 가구가 점점 늘고, 21세기의 현대화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도심 속을 관통하는 낡은 철도는 점점 극심한 소음공해, 교통사고 문제 등으로 이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리고 철도 이설 이후 남은 도심 속을 가로지르는 폐선부지는 길고 좁기 때문에 도시계획에 큰 어려움을 줬다.

결국 운행이 중단된 폐선 부지는 버려진 유휴공간으로 사람들의 추억 속 공간으로 자리만 남게 됐다. 그리고 아무도 관리를 하지 않는 탓에 방치된 채 풀에 뒤덮이고, 쓰레기가 쌓여갔다.

폐선은 2000년 전후로 부쩍 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있는 철도폐선부지는 경부선 등 총 12개 노선(총 길이 546㎞)에 걸쳐 1227㎡(2012년 기준)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경전선, 경의선, 중앙성, 동해남부선, 태백선 등 5개 노선에서 폐선부지 467만 5000㎡(314km)가 추가로 발생해 전국의 폐선부지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시민단체 폐선부지 활용방안 쏟아져

그러한 가운데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은 기차가 다니지 않고 그대로 방치된 폐선부지를 활용해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람 중심의 보행자 우선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기차마을, 도로 건설, 공원, 레일바이크 등 다양한 방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본격적으로 철도 폐선부지 활용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광주 시민들은 1980년대 중반부터 광주역~효천역까지 도심속을 관통하는 철도의 폐선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오랜 세월동안 인근주민들에게 생활불편과 도시경관 저해 등 수많은 문제점이 발생했고 결국 10.8km의 이곳은 2000년 8월 폐선되고, 같은해 12월 ‘푸른길’ 조성으로 최종 결정됐다.

폐선부지의 화려한 변신이 시작됐다. 이후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10여년 넘는 큰 노력 끝에 지난 2013년 2월 푸른길공원 조성사업이 모두 완료됐다. 현재 푸른길공원은 밤낮으로 수많은 광주시민들의 산책로,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것으로 끝이 난 게 아니다. 광주대 방향으로 남겨진 폐선부지를 푸른길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노력으로 조성된 광주의 푸른길 공원은 전국을 넘어서 해외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이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폐선부지를 활용한 또 다른 사례들이 있다. 전남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 창원시의 임항선 그린웨이, 경북 군위군 화본역 기차카페 외에도 경남 하동군, 부산~울산 구간의 동해남부선, 충북 영동군의 기차 테마파크 등 버려진 수많은 기찻길이 새로운 생명력을 가질 예정이다.

전국 곳곳 폐선부지의 화려한 재탄생

전남 곡성의 전라선은 1998년 개량화 공사로 17.9km구간 중 13.2km와 곡성역이 폐쇄됐다. 곡성군은 2005년 옛 곡성역 주변 부지와 철도시설을 매입하고, 폐선을 이용해 관광열차를 운행하는 기차마을을 조성했다.

곡성기차마을은 기찻길을 이용한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만만치 않은 관광수입도 큰 성과를 거뒀다.

경북 군위군은 2020년 폐선을 대비해 화본역을 다시 꾸몄다. 운행이 멈춘 기차를 기차카페로 리모델링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KBS 1박 2일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해 관광객이 몰리고 있고, 객차를 개조해 만든 이곳에서 시민들은 차를 마시고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며 옛 추억을 되새기게 됐다.

현재 부산~울산 구간의 동해남부선 9.8km는 폐선부지를 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가장 뜨거운 공방을 펼치고 있다. 부산 시민사회단체들은 관 주도 개발을 막기 위해 공청회, 시민의견 수렴, 설문조사,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부산시장 후보들은 앞 다투어 이곳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폐선부지 사례와 광주 푸른길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다른 지역은 주로 시내권 외의 지역에 철로가 위치했고 주로 관 주도로 재탄생을 하게 됐다.

하지만 광주 푸른길공원은 시내 한복판을 지나가는 폐선부지였다. 조성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이 가장 컸으며 현재 프로그램 운영도 시민단체 주도로 열리고 있다.

이번 ‘폐선부지의 재탄생, 운영 실태와 대안을 찾다’ 기획취재는 광주 푸른길 공원의 이야기를 담고, 나주 자전거테마파크,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뉴욕 High Line, 시카고 Bloomingdale Line의 폐선부지 활용사례를 집중 취재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가치와 관리·운영방안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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