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추락에는 이유가 있다②
안철수의 추락에는 이유가 있다②
  • 박용구 (사)지역발전정책연구원 연구원 /객원기자
  • 승인 2014.05.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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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양의 탈을 쓴 늑대’
▲ 박용구 객원기자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이솝우화가 있다. 늑대가 양의 탈을 쓰고 양치기 몰래 양떼 속에 섞여 들어가 몰래 양을 한 마리씩 잡아먹는다는 얘기다. 남을 속여 자신은 이익을 보고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을 비유할 때 주로 쓰이는 말이다.

안철수는 양과 같은 이미지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패하고 타락한 우리의 정치권을 일거에 쓸어버리고 우리 정치에 신선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순백의 인물로 다가왔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양보도, 문재인 후보에 대한 대선 양보도 그의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안철수가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의 길을 걷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한국 정치의 발전을 기대하며 그의 신당 창당을 지지했다.

많은 국민들은 신당을 통해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지역주의가 무너지길 원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지역 독점구조도 깨뜨려지길 원했다.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뛰어 넘어 한국 정치의 지형이 조금이나마 바뀌길 기대했다.

이 기대를 안고 안철수는 2013년 6월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에 이어 같은 해 11월 28일 창당 준비기구인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를 출범하며 독자 창당의 길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가 신당 창당과 관련 쏟아낸 말들은 기존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양들을 속이기에 충분했다. 그는 기득권, 독점구조, 낡은 체제, 거짓과 협잡, 식언(食言) 정치,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불통(不通) 정치를 타파되어야 할 구악정치로 규정하고, 흔들림 없이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이 앞장서서 기득권 구조를 깨야 한다. 부산이 발전하기 위해서도 건강한 경쟁체제가 되어야 한다.”(2013년 9월 1일)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2013년 11월 28일)
“호남에서의 낡은 체제 청산이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2013년 12월 26일)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 것이다. 민주당과의 연대는 패배주의적 발상이고 야합이다.”(2014년 1월)
“국민의 힘으로, 국민과 함께, 흔들림 없이 새정치의 길을 나아가는 새정치연대가 되겠다.”(2014년 2월 17일)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2014년 2월 24일)

하지만 안철수의 이와 같은 말들은 그 스스로가 구악정치의 한 축으로 지목했던 민주당과 2014년 3월 2일 합당함으로써 모두 거짓으로 판명이 났다.

게다가 안철수는 새정치연합 창당발기인들의 의견도 구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민주당과의 합당을 결정했다. 그는 ‘새정치’를 주창하면서 민주정치의 가장 핵심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그리고 안철수는 메가톤급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양들을 하나하나 잡아먹고 본래의 늑대로 돌아왔다.

이렇게 안철수의 ‘신당 창당’과 ‘새정치’는 꿈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오늘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로서 구태정치를 일삼고 있다.

과연 이 늑대로 2017년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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