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추락에는 이유가 있다①
안철수의 추락에는 이유가 있다①
  • 박용구 (사)지역발전정책연구원 연구원 /객원기자
  • 승인 2014.05.1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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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양치기소년’

▲박용구 객원기자
‘양치기소년’이라는 이솝우화가 있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에 달려오는 마을사람들을 보며 무료함을 달랬던 양치기소년이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마을사람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양들을 모두 잃고 만다는 줄거리다. “잦은 거짓말의 결말은 곧 파멸이다”는 것을 이 우화는 웅변하고 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광주광역시장 후보의 전략공천과 관련해 정치적 위기에 몰린 안철수를 보면서 이 유명한 우화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안철수의 거짓말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안철수는 지난 12일 공천 갈등과 관련해 “나는 시·도당 인사나 공천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밝히면서 ‘지분챙기기’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광주광역시장 전략공천과 관련해 이 말을 믿을 광주시민들은 아무도 없다.

윤장현 후보의 전략공천과정을 살펴보면 안철수가 광주광역시장 공천에 깊게 관여했음을 알 수 있다. 윤 후보의 전략공천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한길과 안철수가 지난 2일 처음으로 제시했다.

안철수는 회의에서 “윤 후보는 새정치 가치를 실현할 사람이고, 정치 신인도 들어오게 해줘야 한다”라며 공천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안철수 측 최고위원들은 찬성 의견을 내놨지만, 민주당 출신 최고위원들은 대부분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을 못낸 최고위원들은 두 공동대표에게 결정을 위임하기로 했고, 최고위원회 위임을 받은 안철수와 김한길이 밀실에서 짬짜미를 해 그날 저녁 바로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윤 후보를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당내 의견과 민주적 절차는 철저히 무시되었고,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최소한의 예의도 실종되었다. 그 자리에는 안철수의 ‘지분 챙기기’라는 ‘헌정치’만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전략공천을 두고 다수의 광주시민들은 ‘광주시민들의 정치의식과 역사의식을 철저히 짓밟은 반민주적, 반시민적 폭거’라고 주장한다.

“공천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거짓말과 아울러 안철수의 또 다른 거짓말은 전략공천 불과 며칠 전인 지난달 28일, “누구를 돕거나 하는 것은 없다. 공정한 경선을 치를 것이다”고 말한 것이다. 공정한 경선 운운해놓고 이 말을 철석같이 믿은 광주시민들의 뒤통수를 야물게 때린 셈이다.

이처럼 양치기소년과도 같은 안철수의 거짓말이 연이어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를 기대하며 안철수 곁에 모였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그의 곁을 떠나고 있다. 당 안팎으로 안철수가 서서히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새정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던 안철수가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 번복으로 입은 리더십의 상처를 6·4지방선거에서 개혁공천으로 이를 돌파하려 했다. 그러나 광주에서는 이것이 ‘지분챙기기’라는 구태정치의 전형으로 읽혀지면서 ‘헌정치’의 아이콘으로 급속히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17일 김한길과 안철수가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라 한다. 안철수의 광주 방문은 광주시장 후보로 윤 후보를 전략공천한 후 첫 방문이다.

광주시민의 선택권을 짓밟으면서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은 안철수를 광주시민들이 어떻게 대할지 지켜볼 일이다.
늑대무리에 둘러싸인 그 양치기소년은 과연 살아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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