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아픔. 진도를 담다
온 국민의 아픔. 진도를 담다
  • 박재완 시민기자
  • 승인 2014.04.23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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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나서서 한국의 은혜를 갚는데

4월21일에 있었던 진도 체육관의 현장이다.
모든 부모들은 지쳐가고 있었다. 연로하신 분이나 부녀자들은 심신이 더욱 쇠약해져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실종자 가족들은 어떻게든 한 가닥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는데, 관계당국은 무성의하다.

21일 오후 4시쯤 안산에서 한 대의 작은 트럭에 방글라데시 근로자 3명이 음료와 바나나 등의 간식을 가지고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
그들은 진도가 초행길이어서 굉장히 어렵게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물품 접수를 받고 있는 관계 당국자는 “현지에는 물건이 많이 있으니 팽목 현장으로 가지고 가라”고 한다. 방글라데시 근로자가 초행길이라 하자 내비게이션 운운하면서 그들을 30~40km 떨어진 그곳으로 보낸다,

만약 세력이 있는 단체에서 왔다면 그렇게 했을까 의문이다. 그 곁에서 듣고 있던 필자는 어이가 없었다.

바로 얼마 후 박준영 도지사가 현장에서 출입구 근처를 순시했다. 그 쪽엔 민간단체가 생필품을 손쉽게 나눠 주는 곳이 있었다.
수건, 칫솔, 치약, 면도기, 생리대 등 유가족이나 취재진, 자원봉사자들이 이용하는 물건을 무료로 손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곳에 비치되어 있었다.
박 지사가 순시하다가 그곳을 발견하고 입구에 걸리적 거린다며 다른 곳으로 옮기라 했나 보다. 그리고 박 지사는 다른 곳으로 갔다. 몇 시간 후 지사를 따라 다니던 수행원이 다시 와서 왜 아직 치우지 않았냐며 큰소리가 오갔다. 그곳을 지나던 유가족이 이 소리를 듣고 한바탕 또 난리가 났다.
“야! 니네들이 뭐 한 게 있다고 그러냐!”
제발 바람이 있다, 지사를 설득하든, 아니면 인근 현장을 정리하여 다른 곳으로 옮겨주든 하지 왜 다들 국민에게 지탄받을 짓만 골라서 하는가!

자원봉사 하는 아프가니스탄 부부 샴스사밍(26, 선문대학원생)과 그 부인 파란기스마하크(25)를 만났다.
그들이 할 것이라고는 오물을 줍거나, 주변에 일을 도와주는 것 뿐 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한국에 온지 6년 되었는데 샴스사밍 씨는 한국정부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선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있고, 부인은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취업을 기다린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베풀어준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아산에서 여기까지 달려 왔다며 이번 사고를 보고 아픔과 슬픔을 한국인과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
그들 부부는 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며 주변의 잡동사니 정리나 여러 가지 일을 돕고 있었다. 또한주변의 성품이 들어와 주변에 쌓여있는 종이상자를 정리하며, 또 다른 작업장으로 가고 있었다.

지난 주말에는 참사 유가족의 방문도 있었지만, 이곳의 현장을 아무런 이유 없이 맹목적으로 구경삼아 나온 사람들도 많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주차장을 만원이며, 시골의 지방도 여기저기에 불법주차를 시키는 바람에 구급차나, 실무진들이 차를 가지고 다니기에 많은 불편을 겪었다. 가급적 급한 용무가 아니면 현장방문을 자제 해주는 것도 도와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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