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채혁군은 주말에도 어김없이 학교 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아침 6시에 눈을 떠야 한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가족들과 함께 모여 아침밥을 먹고 어르신들을 만나기 위해 간식거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북대를 다니는 김한국(24)씨도 모처럼 주말에 광주를 찾아 어머니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침부터 나갈 채비로 분주했다고 한다.
모든 채비를 하고 이들이 향한 곳은 남구 월산동 소재 ‘나눔의 샘터’였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나눔의 샘터에서는 300여명의 관내 어르신들을 위해 짜장면을 대접해드리는 ‘사랑의 짜장면 Day!’준비가 한창이었다.
오전 9시 나눔의 샘터 주방과 1, 2층에서는 각자 역할 분담을 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해 온 짜장면 반죽 더미와 면을 뽑은 기계 주변에는 완성된 짜장면에 올릴 오이, 완두콩, 옥수수 고명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한 쪽에 있는 기계에선 면발을 술술 뽑고, 능수능란하게 끓는 물에 면을 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후 면이 불지 않고, 탱탱하면서 찰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찬물에 2번 정도를 헹구곤 했다.
또 한 쪽에서는 짜장면과 같이 먹을 깍두기, 김치, 단무지를 덜어 반찬그릇에 준비하고 식탁마다 젓가락과 함께 올려놓는 팀도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고 있었다.
그렇게 오전 11시가 지나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관내 경로당에 계시는 어르신들이 4대의 승합차를 타고서 수십 명씩 나눔의 샘터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나눔의 샘터는 어르신들로 가득차 북적 북적였다.
여기에 짜장면을 준비하는 시간 동안 어르신들이 적적하지 않도록 흥이 돋는 공연까지 선보였다. 학생들은 짜장면이 나오면 직접 비벼드리기도 하면서 정이 오가는 따뜻한 말 한마디씩을 건넸다. 시계를 볼 틈새 없이 바쁜 현장이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이고~ 고마워잉 무슨 짜장 냄새가 이렇게 맛있게 난당가, 파는 것보다 훨씬 맛나고만. 잘 먹고 가유~” 여기저기에서 어르신들의 감사 인사가 쏟아져 나왔다.
어머니와 함께 봉사를 참여한 김한국씨는 “힘닿는대로 주말에 광주에 내려올 때면 봉사하는데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며 “시간을 쪼개어 봉사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인데 인성이 좋아지는 봉사활동은 스스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외 서강고를 다니는 백동휘(18)군는 “봉사활동을 하고 나서 너무나 뿌듯하고 보람찬 주말을 보내게 됐다”며 웃고, 김건우(20)씨도 “남을 돕고 베풀 수 있다는 자체가 내게 힘을 주는 것 같고, 따뜻한 정으로 감동이 가득한 하루를 보낸 것 같다”고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