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카드결제 왜 안하나...
영화관 카드결제 왜 안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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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 전산화만 해도 복잡한데, 카드결제까지는 아직..."

시민의 일반적 결제방식으로 자리잡은 카드결제가 왜 극장가에서는 통용되지 않는지에 대해 시내 한 극장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BC, 국민, LG캐피탈, 삼성, 외환, 다이너스클럽코리아, 동양카드 등 7개사의 카드 회원수가 6천3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인구 1명당 1.4장 이상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의 투명성 확보라는 정부정책과 IMF이후 여신경제의 확대가 맞물려 카드시장은 가히 폭발적으로 급상승했지만, 웬일인지 특히 극장 매표소는 카드결제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경제의 투명성은 매표전산화로 이뤄졌으니, 굳이 수수료까지 내면서 카드결제를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일부 대형극장에선 인터넷 예매를 하면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매표소에 카드를 내밀면 롯데시네마의 경우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만, 무등극장은 비씨카드나 핸드폰업체 할인카드만 할인혜택을 주고 있을 뿐이다. 신용카드로는 매표소에서 영화표를 살 수 없다.

극장 "수수료율 높고 전표결제 더뎌" 기피
"신용사회 가는 길 역행하는 것" 비판 높아
선진국 수준 수수료 인하 등 대책도 병행돼야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사실 수수료 문제가 크다.

미국(1.9%)과 프랑스(0.81%), 영국(1.6%), 오스트레일리아(1.3%)에 비해 우리나라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2.86%로 매우 높은 편.

그러나 "영화 한편에 6천원하는데 수수료까지 떼고 나면 우린 뭘 먹고 사느냐"는 극장관계자의 하소연은 "신용사회로 가는데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는 시민의 반론 속에서 힘을 잃고 만다.

극장가를 비롯해 업계에서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카드매출전표의 결제가 더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광주지원에 따르면 일부 카드가맹점에선 현금으로 결제하면 카드결제시보다 10%정도 할인을 해주는 편법이 횡행하고 있다는 것. 어차피 수수료 떼이고, 적게는 2~3일에서 일주일까지 걸리는 매출전표 결제기간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카드수수료 만큼을 할인해주더라도 현금으로 바로 받는 편이 낫다는 계산이다.

결국 극장가를 비롯해 현재 카드결제를 미루고 있는 크고 작은 업계의 마음을 돌리려면 선진국 수준의 수수료 인하와 매출전표 결제일을 당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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