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절리의 아름다움, ‘카메라’에 담아내다
주상절리의 아름다움, ‘카메라’에 담아내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3.26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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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주상절리 그리고 무등의 꿈’ 사진 전시회
오는 31일까지 빛고을 시민문화관 1층 전시회 열어

▲무등산의 주상절리를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1년 6개월 동안 150여 차례 무등산을 등반한 박정우씨.
아름다운 무등산의 주상절리를 카메라 뷰파인더에 담기 위해 1년 6개월 동안 무등산을 150여 차례 오른 사나이가 있다.

다른 사진작가들은 20~30년에 걸쳐 무등산의 사계절을 담아내지만 그는 짧은 기간 동안 모든 풍경들을 담아냈다. 그만큼 무등산에 푹 빠져 지냈다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장애 잊게 하는 사진에 대한 열정

박정우(49)씨의 손을 거쳐 무등산 주상절리의 사계절을 담은 2만장이 넘는 사진은 ‘주상절리 그리고 무등의 꿈’이라는 주제로 빛고을 시민문화관 1층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주상절리’를 주제로 사진전시회를 연 것은 전국 최초라고 한다.

전시회에서 만난 박 씨는 입구에서 밝은 미소를 띠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뇌병변 장애2급을 가진 장애인이지만 일반인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지녔다.

그는 우연히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아버지께 받았던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촬영하게 됐다고 한다. 아버지는 카메라를 가지고 현상소에 인화를 하면서 “이 사진 누가 촬영했습니까? 아주 구도가 잘 잡히고 촬영을 잘 했는데요?”라는 말을 사진관 주인에게 듣게 됐다고 한다.

이후 카메라의 당당한 주인은 박 씨가 됐다. 이러한 계기로 어렸을 때부터 사진작가의 꿈을 키워오던 박 씨는 사진창작학과로 유명한 서울 모 대학에 합격까지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기엔 너무 아쉬움이 남았다고 한다.

박 씨는 “부모님의 사업 때문에 사진창작학과 입학을 포기하게 됐지만 나중에 미국에서 유학시절을 보내면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도 꿈을 버릴 수 가 없었다”며 “부전공으로 사진학을 들으면서 배워보고 싶었던 사진에 대해 깊이 알 수 있게 되어 좋았다”고 털어놨다.

무등산 ‘다람쥐’라 불리며 150여 차례 등반

그러던 2012년 어느 여름날. 그는 무작정 무등산을 등반하면서 무등산의 모습들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무등산 다람쥐’라는 별명이 불릴 정도로 서석대, 입석대,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 규봉 광석대와 북봉(누에봉) 등 무등산 곳곳을 촬영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1,000m 이상의 고산지역에 주상절리가 형성된 곳은 무등산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래서 박 씨는 무등산의 주상절리에 애착이 가고, 전국으로 세계로 알리기 위해 주상절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뜨거운 햇볕이 쬐는 여름에 무등산 정상까지 오르면서 그늘이 없어 온몸이 새까맣게 타서 애를 먹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그는 1년 6개월 동안 무등산의 4계절과 함께 했다.

하지만 무등산 정상을 찾아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었다. 정상 부근에 군사기지 시설이 있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전시회 작업 중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송전탑이나 군사시설은 지워내는 작업을 하곤 했다”며 “하루빨리 무등산 상봉의 군사시설이 다른 곳으로 이전돼서 개방이 되고, 아름다운 우리 무등산을 국민들 품으로 돌려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품 하나하나에 제 혼을 담았고, 미흡하지만 모든 정성을 쏟아 촬영한 작품들이다”며 “이 전시회가 마감되면 또 다른 주상절리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담기 위해 미지의 주상절리를 찾아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촬영 못한 주상절리 찾아 다음 전시회 준비

전시된 사진들은 무등산의 주상절리뿐만 아니라 부채꼴 모양을 지닌 경주 양남 주상절리, 울산 강동해안의 주상절리, 제주 중문 대포동 주상절리 등 전국으로 퍼진 주상절리를 담아냈다.

앞으로도 찾아갈 주상절리가 많이 있다던 박 씨는 “파주, 포천 2곳, 강원도 철원, 제주도 2곳, 군산 2곳 등 아직 가보지 못한 주상절리도 많이 있어 다음 전시회는 2~3년 동안 준비를 통해 열 생각이다”며 “하지만 아무래도 무등산의 눈 덮인 겨울 주상절리의 모습이 제일 멋있다”고 소감을 밝혔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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