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소회 출신 남도 한국화의 대가들
후소회 출신 남도 한국화의 대가들
  • 오병희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승인 2014.03.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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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호는 허백련과 함께 1924년 고려미술원에서 서양화 이종우, 조소 김복진과 함께 최초로 제자를 지도하기 시작하였다. 이 후 1936년 이당 김은호는 제자들과 함께 후소회를 결성 한국화에서 채색화가들을 배출하였다.

허백련은 1936년에 조각가 김복진, 서양화 박광진 등이 협력하여 서울 중학동 2층 건물에 동양화, 서양화, 조각의 조선미술원을 개원하였으며 1938년 경제적인 이유로 문을 닫았다.

이후 1938년 연진회를 광주에서 결성하였으며 연진회의 찬조회원으로 김은호와 변관식이 참여를 하였다. 또한 1941년 이상범 문하의 청전화숙이 만들어져 3명의 한국화의 대가들에 의한 한국화 후학들이 양성되게 된다.

후소회를 대표하는 화가들 중 장덕, 김한영, 배정례, 안동숙 등은 남도에 연고를 두고 활발한 활동을 하여 남도화단을 풍성하게 하였다. 후소회 출신 남도의 대가로는 채색화와 사실적인 화풍의 작품을 그린 취당 장덕, 장성출신 현당 김한영, 해남출신 숙당 배정례, 함평출신 오당 안동숙이 있다.

장덕은 서울에서 목포로 이주 정착하여 남도 화단의 일원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다. 김은호의 제자로 세필인물화와 기명절지를 그린 김한영은 남도 화단의 채색화를 기본으로 한 독자적 위치의 대가이다.

배정례는 천경자, 박래현, 이현옥과 함께 한국화 4대 여성화가로 꼽히는 채색인물화의 대가이다. 안동숙은 김은호의 제자로 1941년부터 후소회전에 출품하였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미술대학장과 미술대학원장으로 후진을 양성하였으며 자신의 작품 120여점과 수집품 400여점을 함평군에 기증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이당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채색을 기본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일군 남도의 중요한 한국화의 대가들이다.

취당 장덕(1910-1976)은 남농이 주도했던 목포 한국화 화단에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쳤던 작가이다. 장덕은 1928년부터 김은호의 낙청헌에서 김기창, 장우성 등과 함께 그림을 배웠으며 1936년에 후소회 창립멤버로 활동을 하였다.

1930년부터 1933년까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을 하였으며 1933년 일본 동경으로 유학하였다. 귀국 후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진 뒤 목포로 이주하였다. 남농 허건, 청강 김영기 등과 함께 목포화단을 대표하였으며 1957년 김기창, 박래현, 천경자 등과 한국화의 새로운 모색을 하는 백양회를 창립하였다.

▲장덕, 흑모란, 한지에 수묵담채, 58x89cm, 1970
취당의 작품 가운데 높이 평가를 받은 분야는 매화, 파초, 흑모란 등 화조와 절지화로 자신만의 독특한 채색화 세계를 구현하였다. 목포 화단은 취당의 등장으로 남종 문인화가 주도하던 지역 한국화 분야에서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현당(玄堂) 김한영(1913-1988)은 전남 장성 출신으로 1933년 김은호에게 사사를 받았으며 후소회 회원으로 1939년 제2회 후소회전에 출품하였다. 1939년 제17회 조선미술전람회에 <기(碁)>와 1940년에 제18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을 하였으며 1970년대 후반 해남에서 광주로 이주하였다.

현당은 바다에 사는 신선과 산에 사는 땔나무꾼이 만나 이야기하는 <어초문답도>와 <어부도>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기명절지도>에서 남도 최고로 평가를 받은 남도를 대표하는 한국화 작가이다.

후소회에서 활동한 까닭에 남도 전통남종화 흐름과는 다른 느낌의 작품 활동을 하기는 했으나 인물도나 기명 절지도, 노안도 등의 작품에서 남도의 전통화풍 또한 엿 보인다.

▲김한영, 노안도蘆雁圖, 한지에 수묵담채 63X63cm, 1978.
엷은 채색으로 그린 <노안도>는 노후의 안락함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물가의 갈대를 배경으로 기러기가 날고 있는 허공을 포착하여 그린 작품이다. 날아가는 기러기의 동세가 잘 나타나 있으며 갈대의 필선은 유려하면서 부드럽고 엷은 청색으로 그린 달은 부드러운 밤 기운을 나타낸다.

전라남도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에 연고를 둔(출신은 해남과 충북 영동 2가지 견해가 있다) 숙당 배정례(1916-2006)는 1937년 이당 김은호의 유일한 여제자로 제2회 후소회전에 회원으로 참여하였다.

천경자, 박래현, 이현옥 등과 국내 4대 여성 한국화 화가로 평가를 받았던 배정례는 동경일본미술대학을 졸업하였으며 <정(庭)>(1940년), <봄>(1941년), <인물>(1943) 등으로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을 하였다. 해남 대흥사 입구에 화실을 짓고 광주 등 남도를 기반으로 활동하였으며 이 후 1992년에 남도를 떠나 의정부로 이사를 하였다.

▲배정례, 촌부, 45.5x5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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