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87] 위문공연 하는 각설이 ‘영심이’
[칭찬릴레이87] 위문공연 하는 각설이 ‘영심이’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3.13 0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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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봉사단 남궁철주 회장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누더기 옷, 우스꽝스러운 머리,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슬픔을 감추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각설이 영심이가 등장했다. 20여년이 훌쩍 넘은 세월동안 각설이 영심이를 해온 주인공은 남궁철주(55)씨다.

고아원 봉사로 인해 시작한 공연봉사

그의 얼굴 표정과 구성진 소리로 인해 독거노인, 장애인, 이주노동자들은 가슴에 묻었던 슬픔과 고된 삶을 웃음으로 승화해 깔깔 웃게 된다.

남궁철주씨는 무대를 올라가기 전 의상, 분장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본인이 직접 거울을 보고 준비한다고 한다. 그가 각설이를 시작하게 된 것은 1985년 고아원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다.

고아원생들을 위한 특별공연을 준비하다 번뜩 떠오른 것이 어린시절 봤던 ‘각설이’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해 당시 가장 인기 있던 만화영화 ‘영심이’로 이름을 붙이고, 지금까지 각설이 ‘영심이’로 살아오게 된 것이다.

“아이고, 엄니, 시상에서 가장 편한 사람이 누군지 안당가? 바로 신간이 편해야 제일 마음이 편한 사람이지라~”

그는 “공연을 할 때 사람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마음과 마음이 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각설이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하나같이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후 남궁철주씨는 ‘각설이’로 본격적으로 봉사를 하게 됐다. 사람들의 뜨거운 호응과 봉사를 하고나서 무언가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는 뿌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난 2003년 위문공연을 할 ‘아리랑봉사단’을 꾸리고 지역 복지시설을 찾아 힘겹게 살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수덕의 집, 온누리재활원, 소화 자매원 등 어디든지 원하는 곳이 있으면 찾아간다.

▲아리랑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남궁철주 회장은 각설이 분장을 하고 위문공연 봉사를 하고 다닌다.
주·야간 근무 피로감, 봉사로 씻겨내

그는 30여 년째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종사하고 있다. 남궁철주씨는 기아차 사내에서도 ‘각설이’봉사로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기아차 노동조합에서 만난 그는 “주·야간 번갈아 일을 하기 때문에 야간근무를 하는 날 빈틈을 활용해서 양로원이나 복지시설을 찾는다”며 “가끔은 봉사를 함께하는 이들에게 ‘눈만 뜨면 봉사하러 가느냐’, ‘일도 하는데 피곤하지 않느냐’라는 말을 듣지만 봉사를 하면서 함께 울고 웃다오면 피곤함이 저절로 가신다”고 활짝 웃었다.

그가 읊조리는 각설이 타령 비법은 삶의 희로애락을 섞어 어떠한 이야기로 즐겁게 풀어낼 수 있다. 봉사를 하기 위한 각설이 대본에 도움을 주고 있는 아내와 아들 둘도 든든한 후원자다. 요즘 인기있는 유행어를 조언해주고, 남녀노소 깔깔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조력자들이다.

남궁철주씨는 “각설이는 낮은 자로써 대중적으로 친근하고 쉽게 말을 건넬 수 있는 장점 덕분에 보시는 분들 모두 한마음이 된다”며 “편안한 대상이기 때문에 어깨를 기대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남궁철주씨는 “요즘 세상은 야박해져 가고 있어서 가슴 아프지만 계속해서 각설이 타령 위문공연 봉사를 통해 사연의 눈을 갖고 있는 이들의 어깨를 어루만져주고, 손을 내밀어주고 싶다”며 “각설이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의 현실에 있어 어떤 것이 모순이고 역사를 다시 한 번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구성진 목소리로 각오를 다졌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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