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기도 김모 씨 유서 전문 "국정원은 '국가조작원''"
자살 기도 김모 씨 유서 전문 "국정원은 '국가조작원''"
  • 프레시안=곽재훈 기자
  • 승인 2014.03.08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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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서 가짜서류 제작비 1천만원 받아라" 유서 공개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또는 유우성 사건의 증거 조작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자살을 기도한 조선족 김모 씨의 유서가 언론에 공개됐다. 김 씨는 아들에게 '국정원에서 가짜 서류 제작비 1000만 원을 받으라'는 말을 남겼다. 초대형 후폭풍이 예상된다.
김 씨의 유서는 7일 공개됐으며, 아들들에게 남긴 것과 정치권, 검찰에 남긴 것 등 모두 3통이다. 이 중 아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김 씨는 "나는 누구한테도 빚이 1전도 없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면서 "2개월 봉급 300×2 = 600만 원, 가짜서류 제작비 1000만 원 그리고 수고비"라고 적었다.

 김 씨는 그러면서 "이 돈은 받아서 네가 쓰면 안 된다. 깨끗하게 번 돈이 아니다"라며 "주겠다고 약속을 했던 것이니 받아서 시장에서 채소 파는 할머님들 드리라"고 했다.

 김 씨는 1000만 원의 대가인 '가짜 서류'가 중국 지린(吉林)성 싼허(三合)변방검사참이 발급한 출입경기록 정황에 대한 회신(회신) 문서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김 씨는 그간 국정원에 싼허 세관의 '회신' 문서를 위조해 건네준 혐의를 받았으며,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씨가 유서에서 '2개월 봉급'이 300만 원이고, 그 2회분을 국정원으로부터 받으라고 한 부분은 그가 직업적으로 국정원 정보원으로 활동한 정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활동비를 2개월 단위로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선개입 댓글을 단 민간인에게도 11개월간 3080만 원을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김 씨는 국정원에 대한 원망도 남겼다. 그는 아들에게 "변호사를 위탁해 검찰·국정원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고 국정원 상대 손해배상 청구를 하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 남긴 유서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남북통일 미루시고 대한민국 먼저 통일하시라"며 "국정원 개혁보다 바꾸시는 것이 좋겠다.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이라고 했다. '조작'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유서에서 야권 주요 정치 지도자들도 언급하며 "안철수 의원님, 김한길 대표님. 저의 사건을 창당에 악용하지 마시라"며 "저의 사건을 또다시 정치에 이용하려 떠든다면 제가 하늘에서 용서 안 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 남긴 유서에서는 "죄송하다. 사건 마무리 잘 하시라"며 "유우성은 간첩이 분명하다. 증거가 없으니 처벌이 불가능하면 추방하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중국 정부의 공문서 위조 의혹과 관련한 '증거 조작' 진상조사팀을 수사팀으로 전환하고, 국정원 직원 등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다음의 김 씨가 남긴 유서 3통 전문이다. 유서에는 별도의 제목이 없었고 구분을 위해 <프레시안>이 달았다. <편집자>

 ▲정치권에 남긴 유서

 박 대통령님, 남북통일 미루시고 대한민국 먼저 통일하세요. 국정원 개혁보다 바꾸시는 것이 좋겠네요.

 지금 국정원은 '국조원'입니다. 이름을 '국민생활보호원', '국보원'이라든가 이름을 바꾸고 거기에 맞게 운영하세요.

 안철수 의원님, 김한길 대표님. 이번 저의 사건을 또 창당에 악용하지 마세요. 입 다물고 새겨보세요.

 만약 저의 사건을 또다시 정치에 이용하려 떠든다면 제가 하늘에서 용서 안할 거에요. 제가 사자성어 하나 드릴께요. '대공무사(大公無事).' 큰 통합도 이루고요 새누리당과도 통합하세요. 모두가 하나의 목적이던데요.

 부탁드립니다.

 2014.3.6

 ▲아들들에게 남긴 유서

 사랑하는 아들 ○○, ○○. 나는 오늘까지 떳떳하게 살았다. 그런데 이제는 떳떳하게 살 수 없어. 이것이 내가 떠나는 이유야.

 너희들은 떳떳이 살아야 해. 화목하고 어머니 잘 모시고 ○○, ○○, ○○, ○○아 미안하다. 건강히 잘 커 착한 사람 돼야 해.

 ○○야 한가지 부탁이 있다. 나는 누구한테도 빚이 1전도 없어. 그런데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

 2개월 봉급 300×2=600만 원, 가짜서류 제작비 1000만 원 그리고 수고비? 이 돈은 받아서 니가 쓰면 안 돼.

 깨끗하게 번 돈이 아니야. 그래도 주겠다고 약속을 했던 것이니 받아서 한국 시장에 앉아서 채소 파는 할머님들께 드려.

 나는 한국에 와서 보니 그 분들이 정말 존경스럽고 예쁘더라. 부탁이다.

 그리고 나의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준 분들에게 대신 인사드려 대신 가끔 찾아보기도 하고 그리고 변호사를 위탁해 제가 검찰 국정원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고 국정원 상대 손해배상청구를 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 공장은 버려라. 너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이 안타깝구나.

 2014.3.6

 ▲검찰 앞으로 남긴 유서

 노○○ 부장(검사)님 죄송합니다. 매일 저녁밤 새우며 수고하시는 검사님들 과연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나는 이번에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번 사건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관리 잘 하세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유우성은 간첩이 분명합니다. 증거가 없으니 처벌이 불가능하면 추방하세요.

 2014.3.6.

시민의소리=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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