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말’ 음악으로 사회에 경종
‘사나운 말’ 음악으로 사회에 경종
  • 권준환 수습기자
  • 승인 2014.01.08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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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cker의 리더 박경우를 만나다
광주 인디밴드 구심점 ‘헬로인디’

서구 광천동 신세계 백화점 건너편의 한 카페에서 박경우 씨를 만났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후드티를 걸치고 나온 그는 현재 ‘Bucker’라는 인디밴드의 리더를 맡고 있다. 'Bucker'는 ‘탄 사람을 떨어뜨리는 버릇이 있는 사나운 말’이라는 뜻이다.
‘코어 펑크’라는 장르의 락 음악을 하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을 포효하고, 저항성이 강한 음악이라는 점에서 ‘사나운 말’이란 의미의 이름이 무척 잘 어울린다.

그는 1984년 전라남도 완도군에서 태어났다. 완도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고 대학은 광주에서 다녔다.
중학생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던 그는 완도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면서 2003년 스무살 때부터 직장인밴드 ‘등대지역’에 들어가 활동했다.
그러나 완도는 밴드활동을 원활히 하기가 어려운 여건이라 생각돼 직장을 그만두고 광주로 올라왔다. 광주로 올라온 후 밴드활동을 하기 위해 기타 강사를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2008년에 인디밴드를 결성해 음악에 대한 열정을 다하고자 마음먹었지만, 밴드 운영은 그의 마음처럼 평탄하게 굴러가지 않았고, 3년간의 활동 끝에 결국 해체했다.
그는 “밴드를 해체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멤버 간의 불화가 가장 큰 원인이었죠. 각자의 개성이 너무 강했어요”라고 그때를 안타까워했다.

그러고 난 후 ‘Bucker’를 만들어 새로운 장르, 새로운 밴드로 다시 시작했다. 그는 “멤버들이 모두 후배다 보니 저를 리더로 생각하고 잘 따라줘요. 아직까지 별 문제는 없었어요”라며 “한번 해체를 겪어서 이제 문제점을 인식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저의 음악성을 약간 죽이고 멤버들에게 맞춰 가려고요”라고 말했다.

그는 ‘Bucker's Anthem’이라는 곡에서 ‘거친 세상이 다가와도 우린 할 수 있어. 너 또한 그렇다고 생각해’라는 가사를 통해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힘든 직장에 다니면서 밴드활동을 같이 해나가는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박경우 씨는 ‘헬로인디’라는 광주지역 인디밴드 커뮤니티의 운영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헬로인디는 2006년부터 시작했으며 광주지역 인디밴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다.

매 해마다 가을시즌에 ‘헬로인디 페스티벌’을 열고 광주지역 인디밴드들이 모두 모여 야외공연을 펼친다. 또한 한 해에 4~6회의 공연을 기획해 전남대 후문 ‘부드러운 직선’이라는 카페 성향의 클럽에서 공연을 갖는다.

하지만 헬로인디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운영진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잠시 공연을 쉬었다. 2011년 이 헬로인디를 박경우 씨를 포함해 몇몇 인디밴드들이 모여 다시 일으켜 세웠다.
올해 3월에 공연할 계획을 잡고 있다. 공연 한 달 전인 2월부터 컨셉, 라인업, 섭외 등을 기획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헬로인디에서 포스터․홍보영상․SNS페이지관리 등 디자인 홍보담당을 맡고 있는 양건양(29․인디밴드 몽키피콰르텟)씨는 “광주는 아직 인디밴드가 많이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이다”며 “활성화 시키기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다른 지역에서 광주인디 하면 헬로인디 라는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인지도를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경우 씨는 “저희는 음악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불만을 표출하기 때문에, 음악은 ‘대화’라고 생각해요. 사회의 부조리한 면들을 꾸짖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Mad Crown’이라는 곡에서 ‘뭘 해도 상관없고 말해도 소용없이 모든 게 결정되는 것’이라는 가사를 통해 그는 “높은 지위에 있는 분들이 우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상황을 표현한 거에요”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밴드이름 Bucker처럼 ‘건드리면 폭발하는 거칠고 사나운 말’이 되어 우리나라의 어수선하고 부조리한 사회분위기를 비판하고, 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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