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老慾인가?’Ⅱ
<편집국에서>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老慾인가?’Ⅱ
  • 정인서 편집국장
  • 승인 2013.12.2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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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서 편집국장

광주문화재단 이사회가 19일 결국 노성대 대표이사를 연임시켰다. 그렇게 지역여론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재청이요, 삼청이요'를 외치며 '짝짝짝~' 박수를 치며 연임시키는 데 동의했다. 무슨 동네 계모임 회장을 뽑는 자리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저녁만찬을 갖고 축하하며 술 한잔씩 건넸다.

문화중심도시의 미래를 일굴 중차대한 문화정책 개발의 사령탑을 선출하는 자리가 비공개 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박수를 쳤단다. 다들 알만한 사람들끼리 보는 자리에서 현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를 묻는다면 이것은 '김정은식 선임'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 자리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는가? 더욱이 이사 한 사람 한 사람씩의 의견을 묻는 것도 아니고 전체를 놓고 묻는다면 어떻게 반대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아마 필자라도 마찬가지였을게다. 지역사회에서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결국 동의하는 데 주저하다가도 박수치는게 더 편했을 것이다.

이런 이사들의 양심은 광주가 안고 있는 문화적 문제를 말로만 외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문화재단의 잘못에 대해서는 이번 이사진들이 책임을 똑같이 져야 한다. 이사들 가운데 이번에 물갈이가 될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책임 회피를 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노성대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그의 능력 발휘는 본인 문제도 있지만 광주가 안고 있는 지역경제적인 요인도 없지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귀를 열고 지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충분히 본인의 입지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었고 우리 지역의 어른 중의 한 분이 될 수 있었을텐데 그 기회를 이제 영영 놓쳐버리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명나라 때의 이선장 이야기가 있다. 그는 능력 없이 권력을 누리다 나이 77세 때 70여명의 가족과 함께 사약을 받았다. 그는 명나라 개국공신이었지만 죄로 끝을 맺었다. 그 결정적인 원인은 본인이 자초한 것도 있지만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경우도 없지 않다.

단지 일시적인 기회와 운세로 인해 성공을 거두고 나서 자신을 진명천자로 자만했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 사리를 망각하고 자신을 실사구시적으로 평가하지 못한 결과는 항상 파멸의 함정 뿐이다. 노 대표이사가 그런 형국이 될까 염려스럽다.

또한 이사 개개인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행동은 정당했는가? 정말 양심에 꺼리낌이 없는가 하고 말이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여기에 답을 주면 좋겠다. 물론 그들로부터 답이 오리라고 전혀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이번 결정을 보면 정말 '생각 없는 광주의 원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사회라는 이름으로 결정하면 개개 이사의 책임은 없다는 것인지 정말 철부지같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몇몇 이사들은 개인적으로 노 대표의 연임을 바라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는 공식적으로는 한 마디 말도 꺼내지 못했다.

광주문화재단이 올해만 해도 갖가지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어디 한 두번이던가. 강운태 시장도 이런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텐데 이를 방기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빛고을 광주에 빛은 비치지 않고 문화중심도시 광주에 문화가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이날 노성대 대표이사의 연임에 박수를 친 이사들의 명단을 공개한다.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김상호 광주시 문화관광정책실장, 김포천 전 광주공연예술재단 이사장, 황영성 광주시립미술관장, 문순태 전 광주대 교수, 김응서 (주)남해종합개발 회장, 김 종 전 광주시문화원연합회 회장, 김재규 광주영어방송 사장, 이정애 전남대의대 교수, 강숙자 전남대 예술대 교수, 김하림 조선대 외국어학부 교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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