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 '평범한' 고등학생을 만나다
수능 만점 '평범한' 고등학생을 만나다
  • 권준환 수습기자
  • 승인 2013.11.2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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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주목에 부담 느낀다는 19살

광주에 첫 눈이 살금살금 내리던 28일 유규재(서석고․19)군을 만났다.

몇 시에 어디서 보는 게 편한지 물었다.
“집이 편하죠. 4시쯤 괜찮으세요? 제가 5시에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요.”

용봉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규재 군은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학생이었다.

그는 축구, 족구, 농구 등 공으로 하는 운동은 다 좋아하고, 친구들과 피시방에 가서 게임도 한다고 했다.

규재 군의 담임선생님과 어머니는 “활발하고 긍정적인 것이 규재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수능 보는 날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 “평소에 긴장하는 성격이 아닌데, 그 날은 심장이 쿵쾅쿵쾅 거렸다.”고 답했다.

아주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하지만 규재 군은 이미 전국적인 스타다.
‘수능만점자’라는 타이틀 때문에 모든 언론이 규재 군을 주목했다.

언론은 규재 군이 어떻게 공부했고, 만점을 받은 소감이 무엇이고, 이 성적으로 어느 대학을 갈 것인지를 물었다.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은 그가 ‘서울대를 갈 것인지, 경찰대를 갈 것인지’였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그가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궁금해 했다.

그는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는 나의 말에 “어떻게 공부했는지는 안 물어 보시네요.”라고 신기해했다.

아마도 이미 수 십 번 그런 질문을 받았으리라.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그를 전 국민이 알게 됐다.

이에 규재 군은 “많은 분들이 기대할 텐데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있다.”며 “공부 안하고 살면 눈치 보일 것 같다.”고 부담스러운 마음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를 하러 오기 전에 친구들과 볼링도 치고, 당구도 치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제가 만점 받은 것을 저보다도 친구들이 더 자랑치고 다녀요."라고 하며 웃었다.

타이틀에 가려졌지만, 그도 역시 19살의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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