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로 그린 모더니즘 작가 ‘배동신’
수채화로 그린 모더니즘 작가 ‘배동신’
  • 오병희(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승인 2013.11.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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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동신__누드__종이에_수채__50x74cm__1984

배동신은 광주 출생으로 1944년에 일본 가와바타 미술학교를 졸업한 근대작가이다. 평론가 이경성 선생은 배동신을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화가, 뛰어난 존재로 평하며 『한국미술전집』(1975)에 <무등산> 을 실었다. 즉 배동신은 당대의 최고 비평가에게 1970년대 화단에 오지호, 구본웅,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이대원 등과 같은 서양화의 거장과 같은 반열로 평가를 받은 작가였다.
배동신은 수채화를 회화의 한 장르로 격상시키는데 기여하였으며 남도 화단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하였다. 해방 후에 불모에 가깝던 한국 수채화단의 새로운 영역을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 1968년 수채화창작가협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으로 추대 받아 창립전을 개최하였으며 1975년 한국수채화협회 초대회장으로 추대된다. 1947년 광주에서 1회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총 25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전남문화상과 오지호미술상,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하였다.

배동신은 수채화를 그린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유화가 육식에 비유될 수 있다면 수채화는 채식이라 할 수 있다. 유화가 동적이며 극적인 감동을 연출한다면 수채화는 상큼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고 하였다. 즉 수채물감의 가볍고 선명한 색의 아름다움과 색의 번짐과 겹침, 채색법 등 다양한 채색 기법이 가능하여 수채화를 채택한 것이다.
또한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 생각보다 좋은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 좋은 그림이란 기법이나 잔재주만 부리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닦고 거기서 우러나오는 감정, 외부에서 오는 정서적 충동에서 그린 그림이어야 한다. 조형을 통해 사물의 본질, 회화의 본질에 도달하려는 그림이 좋은 그림이다."
작가의 작품은 마음에서 나온 본질적인 작품으로 모더니즘 작품이다. 모더니즘 회화는 천재적인 화가가 사물의 본질과 질서를 잡아 작품을 그린 것이다. 작가는 표현주의적인 대담한 필치와 운동감 있는 구도, 가라앉은 색조, 반추상의 형태 등 모더니즘 회화의 본질을 달성하고자 하였다.

<무등산> 연작 등 풍경화는 작가의 독창성을 가지고 그린 결과물로 작가만의 예술성을 살펴 볼 수 있다. 배동신의 작품은 마음의 눈으로 본 산의 다양한 모습을 작가의 주관에 따라 자유롭게 그 본질을 표현하였다. 또한 색의 번짐과 겹침, 채색법 등 다양한 채색 기법과 무등산을 바라보는 조형의식이 결합된 작품에서 반추상과 표현주의적인 기법이 두드러진다.
인물화에서 작가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1970년대 페미니즘, 바디미술의 영향을 받아 여성의 몸을 육체적으로 인식 하는 것에서 벗어난다. 작가의 1970년대와 1980년대 <누드> 연작 등 인물화는 페미니즘을 담고 있다. 여성성을 고착화 시키는 것을 해체주의적 입장에서 여성의 신체를 그렸다.
남성주의 입장의 섹시한 자태와 벌거벗은 육감적인 모습의 여인이 아닌 진정한 여인의 모습으로 육감적인 아닌 그로테스트하고 비대한 몸을 표현하였다. 몸을 정신성의 메타포로 인식하여 ‘우리의 몸은 고매한 신체가 아니다’는 포스트 바디를 보여주고 있으며 남성의 욕망에서 벗어난 그로테스트하고 때로는 노화된 여인의 몸을 통해 페미니즘을 보여준다.

배동신은 수채화가로서 예술가로서 사명을 가지고 지난 현실을 묵묵히 이겨내고 수채화의 터전을 일구었으며 당시의 뛰어난 지식을 바탕으로 작가만의 혁신적인 작품을 창작해 낸 대가이다. 배동신의 작품세계는 본질을 담은 좋은 예술작품으로 영감을 주어 지적으로 아름다우며 '독창적 수채화 세계 확립'이란 일반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지닌 회화정신을 그대로 실천하면서 살아온 작가로 한국 근현대화단에서 수채화를 개척한 작가로 미술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 배동신 무등산 종이에 수채 54x79cm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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