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74]요리왕이 된 자원봉사계의 신사
[칭찬릴레이74]요리왕이 된 자원봉사계의 신사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1.1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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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운봉사단 김정홍 회장

“부엌 근처도 가까이 하지 않았던 제가 봉사활동으로 변하게 됐습니다.”

지금껏 라면 하나 제대로 끓여본 적 없는 김정홍(71)씨는 이제는 앞치마가 어색하지 않다. 요리를 뒤늦게 배워보겠다고 나선 것은 요리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이후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요리를 배우고 소외계층, 차상위 계층에게 음식을 따뜻하게 대접하는 뜻 깊은 일을 하고 있다.

정년퇴임 이후, 주민 행정처리 도와

그는 현재 한울복지재단의 참고운 봉사단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울요리봉사단 회원인그는 지역아동센터와 복지시설을 다니며 서툰 칼질이지만 각종 채소를 직접 다듬고, 닭을 손질해 닭볶음탕을 만들고 있다.

그가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정년퇴임 이후부터다. 목포 출신인 김정홍씨는 지난 70년부터 2000년까지 30여 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다. 1973년 광주로 오게 되면서 광주시청, 동사무소 등에서 근무하면서 맡은 일만 묵묵히 해왔던 사람이다.

그렇게 지난 2000년을 끝으로 정년퇴임을 했던 그는 “그동안 만족감을 갖고 공직생활을 했지만 골치 아프고 힘든 적도 많았는데 퇴직을 하니까 정신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겨 날아갈 것 같았다”며 “퇴직 이후 1년 동안은 농촌생활을 하면서 동네사람들과 지내며 보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후 북구 장등동에 있는 용호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면서 자급자한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농촌마을의 나이가 연로한 주민들은 정부지원을 받지 못한 채 경제적 어려운 생활환경에 처한 분들이 많아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때부터 김 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경험으로 주민들이 차상위계층 등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손발을 걷고 나서게 됐다.

그는 “농촌에서 농사만 짓다보니까 어떻게 과정을 통해 차상위 계층 신청하는 방법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그대로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았다”며 “그동안 겪어왔던 경험으로 내가 가장 잘 했던 부분인 서류 준비 등 행정부분을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했었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하는 자원봉사활동

그리고 퇴직하고 1년 지난 후 2001년부터 한울복지재단을 접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자원봉사활동에 뛰어들게 됐다. 더욱이 수십 년 동안 봉사만 해왔던 아내 덕에 자연스럽게 부부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 든든하다고 한다.

든든한 동반자인 그의 아내는 역시 대한적십자사 북구 석곡봉사회 회장으로 있어 봉사경력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정년퇴임 이후 봉사의 참맛을 알게 된 김정홍씨는 아내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함께 나서기도 한다.

요리를 배워 주로 김장봉사, 요리봉사를 하고 있는 그는 “닭볶음탕을 만들어 직접 복지시설에 방문해서 음식을 전달한다”며 “못할 줄만 알았던 요리를 하고, 정말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한계를 두고 살고,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며 “지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원봉사를 하는 시간이 가장 마음이 편하다”며 그저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한다.

벌써 자원봉사활동만 10년이 넘은 그는 소외계층을 찾아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하는 일에도 진심을 다한다.

그는 “보통 어느 순간부터 어렵게 사는 분들은 남들에게 도움 받는 것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다”며 “수혜 받는 사람들이 거부반응이 들지 않도록 집에서 만든 음식이니 부담 없이 함께 나눠먹자고 살갑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며 진실 된 마음으로 대하고 있었다.

앞으로 여생을 요리봉사를 하며 뜻 깊게 지내고 싶다던 그는 “그냥 돈으로 수백만 원, 수천만 원 주는 것은 수혜 받는 사람들의 깊은 마음속까지 배려하는 봉사가 아니다”며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특기가 있는데 그 특기를 살려서 할 수 있는 것을 살려 봉사활동을 찾는다면 진정한 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웃으며 말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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