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72]‘5.18’의 상처, 극복하게 해준 ‘봉사활동’
[칭찬릴레이72]‘5.18’의 상처, 극복하게 해준 ‘봉사활동’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1.04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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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림동 죽림어린이집 배용희 원장

▲동림동 죽림어린이집 배용희 원장
“봉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가시적인 구호물품이 아닌 관심과 사랑으로 말벗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소외계층,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한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 지원대상으로 허위로 위장하여 지원을 받는 등 양심 없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동림동 죽림어린이집에서 만난 배용희(63)원장은 부당수급으로 혜택을 받는 이들을 보고 회의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사회복지과 공직생활 시작해

그녀는 5년이 넘게 동림동 소재 임대 아파트에 위치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0년 동안 행정의 틀에 맞춰 일을 하는 사회복지과 공무원이었다.

배 원장이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본인이 모자가정이었기 때문이다. 성실했던 남편을 만나 두 아들을 낳고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살던 그녀는 80년 5.18로 남편을 잃게 되는 깊은 상처를 갖고 있었다.

당시 29세의 나이에 장래가 불투명했던 힘든 상처를 받게 됐지만 어린 자식들을 혼자의 힘으로 기르기 위해 정신을 차리고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모자가정’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가정복지, 사회복지로 이어져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현재 배 원장은 20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행정 밖으로 나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더욱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정작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솔선수범 찾아 나서고 있다. 어린이집 운영 이외에도 북구 복지협의체 위원을 하면서 동네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따뜻한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 놓인 취약계층 후원

이후 정기적으로 북구 동림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김장 김치 전달 등 다양한 후원을 하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배 원장을 본받아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5.18유족회 사무총장, 북구 국·공립어린이집 회장 직책도 맡고 있는 그녀는 “20년 전에는 현재보다 훨씬 어려운 이들이 많아서 구청 직원들이 직접 가가호호 방문해서 정부지원대상자를 찾아 다녔지만 요즘은 뭔가 조금이라도 혜택이 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위장을 해서라도 나서서 지원대상이 되고 정말 필요한 분들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공무원 생활을 해봤기에 지금은 민간인과 공무원 사이의 중간역할을 하고 있어 정부의 손길이 닿지 못한 곳을 찾을 수 있었다”며 “솔직히 일부 공무원들은 탁상행정을 하고 무엇이 필요한가 직접 방문해서 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일부 수혜자들은 라면처럼 똑같은 지원물품만 가득 쌓이고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은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언론매체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봉사활동이라는 무대 위에 사진자료만 남기기 위해 똑같은 물품을 잔뜩 쌓아 놓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음으로 다가가는 봉사해야

배 원장은 시각장애인 시설소인 평화의 집을 방문했을 때를 떠올렸다.

당시를 생각하며 그녀는 “60세 정도 되는 시각장애인분이 있어 오랫동안 말벗을 해드리며,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한번은 화장품을 선물했다”며 “선물을 받은 그분이 하는 말이 ‘늘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이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배 여사 덕분에 60 인생에 처음으로 스킨, 로션을 얼굴에 발라 보게 되고 진심으로 다가와 줘서 고맙다’고 말을 듣게 돼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따뜻한 심성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는 지난해 전국 4만여 개소 중 22곳만 선정되는 전국 우수어린이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배 원장은 “봉사하려는 분들이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봉사와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며 “취약계층에게 늘 똑같은 것들이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고, 부당 수급 복지수혜자들도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끔 양심적인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하고 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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