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
  • 이상수 시민기자/전 호남대 교수
  • 승인 2013.10.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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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시민기자/전 호남대 교수

인터넷 장비업체인 시스코(CISCO)를 한 해 매출 22억달러에서 400억 달러 규모로 키워낸 존 쳄버스(John Chambers) 시스코 회장. 그는 IBM 근무시절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
큰 고객만을 상대하고 중소기업과 개인고객에게 소홀했던 IBM은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도래했을 때 시장 주도권을 인텔이나 델 컴퓨터에 뺏겼다. 그는 기술의 진보가 빠른 상황에서 과거 선도적이었던 경험만 믿고 고집하다가는 결국 경쟁업체에 뒤처지고 만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즉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게 아니고,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업을 할 때 다른 사람보다 먼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징기스칸처럼 전쟁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누구든지 먼저 신상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시장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고, 시장을 선점하는 사람이 경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기회는 모두가 잡을 수 있고 정보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같은 장사를 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하지만 얻은 기회와 지불한 대가의 차이는 종종 상인의 한 발짝 빠르고 느림에 따라 결정된다. 자신의 조건이 경쟁상대에 비해 너무나도 보잘 것 없을 때 그 ‘속도’의 긴박감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업에게 ‘생존’은 ‘발전’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의 중소기업들은 자금, 기술 시장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제약을 받기 때문에 신상품 개발이나 생산의 효율성이 빨리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1등 뒤에 바싹 붙어가는 전략이다.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앞으로 나가기에만 급급한다면 신상품 개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시장에 진입한 후에도 각가지 문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선점은 많은 비용 부담을 안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차가 전략일 수 있다.
‘2등 전술’은 그저 1등의 뒤에 바싹 붙어 가다가, 기회를 노리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선점의 또 다른 방법이다. 물론 잠시 ‘1등’이 되기를 보류했다거나 그저 뒤에서 편하게 가자는 마음이 들 때도 있겠지만, 누구도 2등 자리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등은 그저 1등으로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그러니까 사업가라면 ‘2등’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먼저 가는 사람은 분명 상당한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 실력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즉, 기술력이나 자금이 부족하거나 시장점유율이 낮다면 더더욱 신중히 생각한 다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시장에 일찍 진입해 반짝하고 인기는 끌 수 있겠지만, 아직 시장 상황들이 온전하게 갖춰지지 않은 터라 스스로 함정에 빠져 버리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 동시에 시간이 더 흐르기를 기다렸다가 행동에 나선 후발주자들이 완전히 성숙한 시장에서 성공하는 일을 우리는 자주 볼 수 있었다.
‘따라가기’가 지름길임엔 틀림없지만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라가기를 위한 정보는 반드시 정확해야 하며, 이를 시행하는 시점도 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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