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70]봉사는 ‘초심’을 변치 말아야 한다
[칭찬릴레이70]봉사는 ‘초심’을 변치 말아야 한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0.16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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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자원봉사센터 주부봉사단 유문자

▲북구자원봉사센터 주부봉사단 유문자(66)씨
“봉사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만심이 생겨날 수 있으니 꼭 처음 가졌던 초심 그대로 가야합니다.”

자신의 시간을 빼서 남을 위해 봉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눔·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계층이 있지만 개중에 봉사를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간혹 있다.

그래서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아 있는 ‘진정성’을 끌어내어 수십 년 동안 한결처럼 봉사활동에 임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기도 하다.

일주일을 ‘자원봉사’로 지내는 그녀

제법 날씨가 쌀쌀해진 가을날, 효령동에 위치한 효령노인복지타운에서 만난 북구자원봉사센터 주부봉사단 유문자(66)씨는 30여 년 동안 북구를 기반으로 한결같은 마음을 갖고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일주일을 자원봉사활동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월요일은 시설에 구연동화를 하며, 화요일은 효령노인복지타운, 수요일은 검찰청 민원안내, 목요일은 무등도서관 앞 사랑의 밥차 행사에 무료급식 일손을 돕고 있다.

중흥 1동에서 10여 년 동안 통장을 맡아 동네 어려운 이웃의 일에도 항상 앞장섰던 그녀는 “정기적으로 정해진 봉사활동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일손 부족한 곳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오는데 하루에 7~8개가 겹치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럴 때면 교통비 수준의 활동비를 주는 곳과 아무런 댓가 없이 무급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겹치면 후자 쪽이 중요하며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해 그곳을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한편 그녀가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평범하게 유치원 교사를 하며 직장생활을 하고 지냈다고 한다. 그때 당시 원내에 장애아동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기피를 하던 그 아이에게 유독 눈길과 손길이 가며 곁에 두면서 손과 발이 되었다.

봉사, 우울증과 슬픔 극복할 수 있는 힘

그렇게 3년 동안 장애아동의 ‘엄마’역할을 해주었지만 피치 못한 아픔을 겪게 됐다. 언제나 밝은 미소를 지녔던 그 아이가 숨을 거둔 뒤 괜한 자책감으로 슬픔에 잠겨 살았다. 이러한 계기로 인해 그녀는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일로 인해 직장 일을 그만두게 된 그녀는 봉사활동에 발걸음을 옮겼다. 현재 가정일과 봉사활동 중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하지 않는 유 씨는 “자식과 남편, 시어머니의 뒷바라지만 하다가 우울증에 걸린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봉사활동을 접하게 되면서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며 성찰하고, 봉사가 마음의 치유가 되는 ‘치료약’이 됐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지난 1990년부터 정식으로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당시 동네의 여성 통장은 없었지만 주민들의 추천으로 중흥1동의 통장을 맡게 됐다.

통장 역할을 하면서 동네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된 유 씨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차상위 계층,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들에게 남다른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 1994년 사단법인이 된 북구자원봉사센터 주부봉사단에서 1대 단장역을 맡으면서 부녀회 활동, 주민자치위원 등을 하면서 3개월에 1번씩 100세대 정도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직접 김장을 담가 전달하고 있다.

늘 겸손한 마음가짐이 ‘중요’

또한 한춤, 난타, 북공연 등 남다른 재능을 지녔던 그녀는 평화의 집, 행복재활원 등 복지시설을 찾아 위로공연을 하고 시각장애인, 치매어르신과 함께 지내며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지금까지 지내온 일들을 돌아보며 유 씨는 “봉사활동이 아니었더라면 그저 가정주부로써 평범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며 “봉사로 인해 인생이 바뀌기도 했고 더욱 부지런해졌다”고 말한다.

이어 그녀는 “봉사는 몇 년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진실 된 마음으로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은 것 같다”며 “봉사를 하더라도 항상 자세를 낮추고 겸손해야 하며, 봉사 경력을 앞세워 기반을 다지지 않고, 변치 않고 초심 그대로 임해야 진정한 봉사활동이다”고 나눔의 손길이 전파되길 소원하고 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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