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를 던지게 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물음표를 던지게 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9.11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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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품 대부분 이해하기 쉽지만 ‘색깔론’ 구설수
실용성·친밀성 높은 작품으로 관람객과 소통

살랑~살랑~ 가을 바람이 부는 가운데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59일간 대장정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최근 광주지역 행사에 체게바라 얼굴 의상의 적절성 여부로 ‘색깔론’ 시비가 이어지면서 개막 첫날부터 디자인비엔날레 작품도 이 같은 시비에 휘말리게 되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또한 ‘거시기 머시기’를 주제로 상업성과 예술성을 내세워 경제적 부가가치를 제시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지만 1 갤러리부터 애매모호한 대형 작품 설치로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입구가 바뀐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지난 6일 개막해 11월 3일까지 59일간 비엔날레주제관 일대에서 열린다. 총 328명(국내 258명, 국외 70명)이 참여해 600여 점의 각종 디자인을 선보이는 이번 행사는 산업화와 시민과의 소통에 주안점을 뒀다.

지난 디자인비엔날레에 비해 올해 달라진 점은 작품 이해도를 떨어트리지 않기 위해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내세운 작품들을 설치해 ‘편안하게 보기 쉽다’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기존 중외공원 쪽으로 들어왔던 입구와 달리 출입구가 달라졌다. 2013디자인비엔날레는 야외광장에 정원을 선보이면서 출구로 이용됐던 마지막 전시관이 1갤러리로 이용되어 관람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통행제한’이라는 문구를 세워 놨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관람객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디자인비엔날레를 관람하러 온 김귀주(52·용봉동)씨는 “일부러 시립박물관을 거쳐서 비엔날레 관람을 하러 걸어서 왔는데 기존에 사용되던 입구는 막혀져 있어서 깜짝 놀랬다”며 “아침 이른 시간이라서 문을 닫았나 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는데 다행히 관계자가 설명을 해줘서 우회를 해서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야외광장에서부터 관람객들은 팔레트와 폐천막을 사용해 연출한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박스형 가든을 여러 개 설치해 커다란 구조물로 야외광장을 가득 채웠다.

대형작품설치로 공간규모 활용성 떨어져

주제관 1갤러리 1층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거시기 머시기’ 문구로 관람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1갤러리를 들어선 순간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공간 디자이너 김백선이 평론가 이어령의 글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1층 가득히 펼쳐진다.

이 작품은 수백개의 광주리, 키, 부채를 공중에 매달아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곳에는 'Old&New'라는 문구를 작품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한국적인 ‘옛 것’을 이용해 새로운 미술작품을 탄생시킨 작품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입구부터 가득채운 대형작품이 설치되어 공간규모를 일부로 채운 듯한 느낌을 준다는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광주지역 모 작가는 “산업화를 통한 디자인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선명한 주제를 던져놓고 1전시관부터 ‘대형 작품’을 설치해 놓은 것은 산업화와 디자인 간 교류를 연결 할 수 있으려나 의문이 든다”며 “이는 넓은 공간을 채우려다 보니 전시 공간 활용성이 떨어지고, 2~5갤러리와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시관 곳곳에는 일상생활에서 흔희 볼 수 있는 숟가락, 술병, 페트병, 골판지 등을 이용해서 만든 재활용 작품들이 눈에 뛴다. 하지만 빈 술병을 이용해 만든 연필깎이나, 라이터를 이용해 만든 램프, 립스틱을 이용한 도장은 대학생 수준의 아이디어에서 나온듯한 느낌이 들어 호불호가 갈렸다.

전시관을 찾은 박금희(46·전남 순천)씨는 “누구나 생각만 바꾸면 만들 수 있을 듯한 작품들을 선보여서 정말 친숙한 느낌이 든다”며 “이런 식으로 소품을 재활용해 만들면 아이디어 아트 상품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몇몇 전문가들은 “저비용을 들여 작품을 출품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대학교 졸업 작품 전시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몇몇 있어 아쉬움을 준다”고 전했다.

관람객들, 쉽고 친숙한 작품들 많아 ‘호응’

이 외에도 2013디자인비엔날레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은 박자일作 ‘콩다콩 어린이집’, 광주 출신 가수 유노윤호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우진이 함께 전시한 ‘마이 페이버릿 광주’ 작품 앞에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붐볐다.

콩다콩 어린이집은 국내 어린이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어린이집 콘텐츠를 전시하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디자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연령층이 낮은 관람객들의 반응이 가장 큰 곳이다.

또한 ‘마이 페이버릿 광주’ 작품은 세계적으로 해외 팬을 지닌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참여한 작품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광주시민에게 좋은 옛 추억은 하나쯤 있는 곳이자 유노윤호가 많은 추억을 갖고 있는 무등산을 모티브로 오브제 전면에 투사되는 영상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랑창랑창
가을비가 내리던 지난 11일 관람중이던 조영숙(50·인천광역시)씨는 “이번 디자인 비엔날레는 생활에 있는 부분을 꾸미거나 연결되는 작품들을 볼 수가 있어 색달랐다”며 “하지만 전시관을 연결하는 복도에도 ‘랑창랑창’처럼 직접 관람객들이 밟고, 만지거나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설치한다면 이동하는 재미도 솔솔할 것 같다”도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최근 광주에서 광복절 기념행사에 체게바라 티셔츠를 입고 펼친 공연예술이 정치적 ‘색깔론’에 얼룩지면서 디자인비엔날레 출품작에도 작품이 철거되었다 재설치 되면서 ‘내부검열’이 아니냐라는 거센 비판이 일었다.

남북동시입장 기원 국기디자인 해프닝

논란이 된 작품은 ‘2015하게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 동시입장 기원 국기 디자인전’이다. 이 작품은 4갤러리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으로 출품된 작품 89점 중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진 작품 11점이 개막을 앞두고 철거해 논란이 된 것이다. 국기 디자인의 대다수 작품은 남북의 화합을 강조해 태극기와 북한 인공기가 반씩 합쳐 둘이 하나를 이루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에 이영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2015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남북 동시입장 기원 국기 디자인전의 작품 중 일부를 철거했지만 다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며 “작품 중에는 북한의 인공기와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반씩 합쳐져 있는 작품들이 있어 디자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 철거를 하게 됐고, 솔직히 채택된 작품이 남북 동시입장을 할 때 사용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색깔론 등 논란이 불거질 줄 몰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품작가와 예술단체는 “2015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남북 동시입장을 기원하는 순수한 바람에서 이루어진 작품인데 정치적 색깔을 입혀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졌다는 이유로 작품을 철거하는  황당한 일을 저질렀다”며 “이것은 명백히 ‘내부 검열’이며 작가의 창작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불과 12시간 남짓한 사이에 철거 작품의 재설치가 이루어지면서 사건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광주지역 문화예술 행사에서 정치적 색깔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앞으로 2달여간 국제적으로 큰 문화예술축제인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실용성과 산업성을 내세운 문화예술 디자인 작품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적 제약 없이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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