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66]사랑의 나눔 도시락 “밥 왔습니다!”
[칭찬릴레이66]사랑의 나눔 도시락 “밥 왔습니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9.05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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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 샘터 김영춘 대표

▲나눔이 샘터 김영춘 대표
“옛날 보리밥도 없어 못 먹고 살던 시절에 지금처럼 음식 남기는 건 상상도 못했죠.”

주변을 둘러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 수십 년 동안 가족이 없이 홀로 살고 있는 독거노인, 밥을 챙겨 먹을 수 없는 어린 소년소녀가장, 신체가 불편한 장애우 등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에 처한 이들이 많다.

이러한 이들을 위해 도시락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나눔이 샘터 김영춘(59) 대표는 기업체나 학교에서 손도 대지 않고 버리는 음식을 다시 정성스레 포장하여 음식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복지시설 시공으로 봉사 참맛 깨우쳐

도시락 준비로 분주해 보였던 나눔이 샘터는 월산동 동신대한방병원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초창기 샘터 사무실조차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이 곳은 월산 1,2,3동 동사무소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남구자원봉사센터를 통하여 남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 봉사에 발을 들이게 된 사건을 그는 생생하게 기억했다. 원래 건축업을 종사하고 있던 그는 지난 1998년 모 복지관 시설 공사를 하려다 진정한 봉사의 참맛을 깨우치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나도 당시 먹기 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복지관장은 시공사비를 무료로 봉사해주면 안되겠냐는 제의에 당황했었다”며 “대신 관장은 재료값만 드릴 테니 인건비 부분만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했고, 그때 아! 봉사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이후 김 대표는 자신이 직접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크고 작은 일을 뭐든지 들어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의 집을 수리해주면서 봉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면서 새로운 이면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매번 굶어야 하는 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봤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에 잠겼던 그는 기업체 구내식당, 학교 급식업체를 직접 돌기 시작했다.

벌써 도시락 봉사를 한지 15여 년이 훌쩍 넘은 김 대표는 “학교나 기업체 구내식당에서 너무 많은 식사량을 준비해 손도 대지 않은 음식을 대량으로 그대로 버리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며 “이것들을 수거하면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영양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고 떠올린다.

정성을 다해 싼 나눔 도시락

처음 도시락 봉사를 하기 위해 찾아간 기업체의 영양사들은 위생적인 문제를 걸고 넘어질 것을 염려하는 듯 극구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영양사들을 혹여나 음식에 문제가 생겨서 탈이 나면 어쩔 거냐고 했지만 실제로 독거노인들과 굶고 있는 소년소녀가장들은 이것조차 먹지 못해서 탈이 난다”며 “설득 이후 음식 수거를 하고 샘터에서 다시 위생적으로 도시락을 싸서 전달하다보니 이제는 기업체에서도 1주일씩 자원 봉사활동을 하러 오곤 한다”고 웃으며 털어 놓았다.

또한 “이렇게 남은 음식이 꼭 필요한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게 되니 얼마나 좋은 1석 2조인지 모른다”며 “지금은 기업체에서 너무 좋은 일을 해서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봉사에만 전념할 수 없어 생계를 위해 공사가 잡힌 날이면 공사일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지나면 기업체나 학교를 돌면서 음식 수거를 하고, 저녁식사 시간 이전에 독거노인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분주하게 움직인다.

열악한 환경, 정부 및 지자체 지원 필요해

이외에도 매월 2째 주 토요일 ‘중화요리’프로그램, 매월 1·3째 주 수요일 발마사지 프로그램, 명절맞이 떡국나누기, 연말 사랑의 김치나누기 등 소외가정과 독거노인을 위해 그에겐 한 달, 일 년이 빠듯하다.

이렇듯 처음 도시락을 챙긴 사람은 18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300가구가 넘는 소외된 이들을 위해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에겐 아직 깊은 고민거리가 남아있다. 미래에 이 나눔이 샘터를 이끌어갈 진심을 다해 이끌어 나갈 후계자를 염려하고 있다.

그는 “16년 동안 뵙고 부대껴 온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이 도시락 봉사는 내가 죽을 때까지 끌고 가고 싶다”며 “예전엔 수많은 수혜자들을 방문하고 찾아뵙기 힘든 것이 고민이었지만, 지금은 영구적으로 이끌어갈 제 2의 후계자가 없어서 걱정이 된다. 이를 알고 정부에서나 지자체에서 많은 후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소망하고 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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