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디자인비엔날레, 그동안 어떻게 걸어왔나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그동안 어떻게 걸어왔나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8.2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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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의 고장, 1~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발자취
큰 관심 속 개최, 인원동원 등 아쉬움도 많아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일상 생활과 제품에 있어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디자인비엔날레는 그만큼 중요한 디자인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다.

유난히 지리한 폭염이 사람들을 괴롭혔던 8월이 끝나가고 선선한 9~10월 가을을 맞이하여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개막을 앞두고 전시준비에 분주하다.

광주는 동시대의 미술작품을 보여주는 비엔날레를 9회 째 개최했고, 지난 2005년부터는 디자인비엔날레를 개최하여 비엔날레와 번갈아가며 해마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시켜주고 있다. 이렇듯 올해로 5회째 개최를 앞둔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그동안 어떠한 성과를 거두고, 문화예술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끼쳤을까?

실생활 속 디자인 작품 선보여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21세기 디자인시대를 맞이해 디자인사업을 진흥시키고 세계의 디자인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2년에 한 번씩 문화수도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기존 비엔날레는 작가들이 갖고 있는 예술적 감각을 최대한 발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때로는 대중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수준의 난해한 작품들이 출품된다. 하지만 ‘디자인비엔날레’는 다르다. 디자인비엔날레는 우리 주변 가까운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을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을 접목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출품되어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해준다. 미학적인 개념보다는 디자인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춰 실제 유통 가능한 제품이 출품된다. 디자인비엔날레의 목적은 디자인산업을 활성화하고 각종 상품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세계적인 디자인 추세를 살피는 자리이다.

이렇듯 디자인비엔날레는 디자인문화의 생산적 가치와 창의성을 심화 확장시켜 국제학술회의 등 일반 시민 또는 관람객들의 관심과 소통을 넓히기 위한 특별프로젝트 또는 시민참여프로그램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1회, 2회, 3회, 4회, 5회(차례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포스터
막대한 예산 비해 짧은 개최기간

제 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삶을 비추는 디자인’이라는 슬로건으로 총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34개국 디자이너 530명이 참여하고, 이순종 총감독 지도아래 지난 2005년 10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17일 간 개최됐다.

처음으로 선보인 광주비엔날레는 국내 정·관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세계 디자인계의 흐름을 좌우하는 거장들도 총 출동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화려한 출범 이면에는 부작용도 이어졌다. 당시 서울대 디자인학부 이순종 교수가 총감독을 맡으면서 국내 디자인계의 양대 산맥인 홍대 출신들을 배제하고, 서울대 출신 디자인 인맥들만 주로 참여해 국내 디자인 역량을 모으는데 실패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또한 총 6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17일간의 짧은 일정에 사용된다는 예산 낭비 지적, 유명 인기가수 출현 소동으로 전시장을 찾은 청소년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해 협소한 전시장 문제가 거론된바 있다.

제 2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빛 L·I·G·H·T’을 주제로 인류를 비추고 자연을 비추며 미래로 뻗어나가는 디자인의 빛을 선보였다. 당시 2회째 맞이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순인 총감독 아래 지난 2007년 10월 5일 개최되어 11월 3일까지 총 100개국 13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주제어인 빛(L·I·G·H·T)의 영문 5글자를 머리글화한 5개의 소주제축전으로 치러진 본 전시는 생활의 빛(Life), 정체성의 빛(Identity), 환경의 빛(Green), 감성의 빛(Human), 진화의 빛(Technology) 등 5 개관으로 구성됐다.

특별 전시로 추진되는 ‘명예의 전당 20세기 디자인 발자취’(큐레이터 최익서)는 지난 20세기 시대별 디자인을 대표할 만한 제품 132점을 소개했다. 또 ‘남도의 디자인자산 100선’(큐레이터 강인호)은 무한한 다자인 가능성의 도시인 빛고을 광주의 유·무형적 디자인 요소를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로 꾸며졌다.

학생 인원동원 관람객수 아쉬움 남아

제 3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The Clue_더할 나위 없는’을 주제로 지난 2009년 9월 18일부터 11월 4일까지 총 48개국 376기관 519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은병수 총감독이 세계디자인의 가치선도를 위한 실마리를 제시하고, 세계적 디자인 도시로서 문화, 산업기반 육성기를 마련했다.

‘더할 나위 없는’ 은 옷, 맛, 집, 글, 소리의 다섯 가지 주제전을 중심으로 살림, 살핌 어울림을 주제로 한 분야네만 치우지지 않고 영역별 통합과 소통을 시도했다.

또한 그동안 비엔날레 전용관이 없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던 틀을 깨고 광주비엔날레 전용관으로 장소를 옮겨 작품설치기간, 준비과정 등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하지만 개최 당시 2009년에는 신종플루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광주는 국제적인 대형 행사를 연기하고 축소시켜야하는 상황에 치달았다.

그 피해는 목표 관람객 유치에 미쳤다. 신종플루로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연달아 취소되면서 지난 1,2회째와 같은 기간의 관람객이 절반 이상 급감해 학생 인원동원 행사라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신종플루의 영향력으로 일정이 두 차례나 조정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관람객 수는 20만여 명으로 집계되어 당초 목표치 30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한편 제 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도가도비상도’로 최대 관람객수 달성으로 범상치 않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도가도비상도는 지난 2011년 9월 2일 개최되어 10월 23일까지 총 44개국 133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승효상, 아이 웨이웨이 공동감독에 의해 정형과 관념에 대한 탈피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디자인비엔날레로 첫 '광주폴리' 선보여

당시 도가도비상도는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벽면에 가득한 문구로 입구를 들어설 때부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고, 디자인 과잉시대에 디자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장소와 사람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디자인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어렵게 느껴지기 쉬운 디자인을 장소와 사람의 쉬운 관심으로 전환하고, 디자인만의 영역을 벗어나 인간의 삶과 예술, 철학까지 단번에 확장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디자인측면보다는 일반 비엔날레와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점이 지적되어 디자인비엔날레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건축가 출신 승효상 감독이 '광주폴리'라는 광주의 구체적인 장소에 건축시설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특히 도가도비상도에서는 건축가 출신 승효상 감독이 '광주폴리(Urban Follies)'라는 광주의 구체적인 장소에 지어진 건축시설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도심 속 대표명소가 될 것이라는 광주폴리는 총 10개가 도심을 따라 수십억을 들여 설치했지만 최근 애물단지로 전락하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후 (재)광주비엔날레는 시민참여 포럼을 개최하여 문제점을 보완하여 2차 광주폴리 설치를 계획 중에 있다. 2차 폴리의 성공여부는 아직 공중에 떠있는 상태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는 ‘거시기 머시기’. 영어로 ‘anything. something’, 한자로는 ‘이심전심(以心傳心)라는 주제를 결정하고 이영혜 총감독이 선임됐다.

이영혜 총감독은 “도시 브랜드의 강화를 비롯해 지역과 국가 경제발전을 이끄는 디자인의 경제적 부가가치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며 개막식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왜 광주에서 디자인비엔날레를 하는가? 광주만의 특색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논의를 하고 창출되는 장으로 만들어야한다. 일반 시민이 참여해서 편하고 쉽고 참여하게 해야 한다. 자리를 잡으로 향후에도 광주에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디자이너들이 주목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대중흥미 유입하는 흥행여부 관건

특히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버스 승강장을 새롭게 단장하는 공공디자인과 착한 디자인의 모델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가든 디자인, 적정 디자인, 농사디자인 등 생산 가능성과 효용성을 강조한 작품이 출품된다.

또한 산업화에 주안점을 둔 전시답게 영국 디자이너 톰 프라이스, 비비안 웨스트우드, 폴 스미스 등 디자인 분야의 거장이 총출동한다. 현재 광주비엔날레가 정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시기 머시기’는 어떠한 성과를 거두게 될지 초미의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듯 디자인비엔날레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다양한 볼거리와 가정이나 거리, 사무실 등 실생활공간에 직접 닿아있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문화수도 광주에서 국제적 문화축제는 그 의미와 역할 책임이 막중하다.

곧 개막을 앞둔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대중적인 재미와 흥미를 더불어 국제적인 큰 반향을 일으켜 9월 6일부터 11월 3일까지 59일간 성공적인 흥행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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