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현장점검2>대학졸업생 4학년 10명중 9명 B학점 이상 '충격'
<대학교육 현장점검2>대학졸업생 4학년 10명중 9명 B학점 이상 '충격'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8.06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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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용 성적의 안타까운 현실
목포대, 전남대, 순천대 등 국립대 가장 남발, 광주여대도 90% 넘어

“취업 서류라도 내봐야지” 대학의 안타까운 현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지방대학생들 학점 잘 줘야지, 그래야 서류라도 내볼 수 있지 않겠어!”라고 말한다. 일단 B학점 이상의 성적을 내밀어야 어디든 기업체에 서류를 내고 통과한 다음에 면접을 볼 수 있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서울 지역 기업들은 학점으로 먼저 서류전형을 한 다음에 역량평가 등 블라인드면접이든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4학년 졸업생들에 대한 성적은 더욱 후할 수밖에 없다.
광주전남지역 대학에서는 4학년에게는 졸업생이고 취업을 기대하기 때문에 더욱 학점을 퍼준다. 그런데 학생들은 마치 이 성적이 자신의 능력인양 착각한다. 오히려 성적이 좀 낮으면 교수에게 성적을 더 올려달라고 떼쓰기도 한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받은 대학생이지만 자기소개서 한 장 제대로 못쓰고 A4 한 장에 최근의 사회현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는 가치관의 부재와 주변 문제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을 해보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립대일수록 학점 남발 심해

지역 대학생들의 학점 퍼주기는 교양과목이 10명 중 7명, 전공과목은 10명 중 7.5명이 B학점 이상이었던 것(본보 634호)도 높았는데 졸업생들은 더 높아 지역의 11개 일반대학의 지난해 졸업생 10명 중 9명 정도가 B학점 이상이다.
이는 충격적인 학점 남발이 아닐 수 없다. 졸업생 1만8,748명 가운데 87.92%인 1만6,484명이 B학점 이상이다. A학점은 26.62%, B학점은 61.31%이다.
이 같은 학점 남발은 국립대일수록 더욱 심하다. 목포대가 95.52%, 전남대가 93.40%, 순천대가 92.11%로 모두 90%를 넘고 있어 상상 이상의 학점 퍼주기를 하고 있다. 사립대에서는 유일하게 광주여대가 90% 대열에 동참했다. 교수들의 학생 평가에 대한 잣대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또한 F학점에 해당하는 학생은 교양과목이나 전공과목에서 대학마다 평균적으로 5~10% 정도 된다. 교양과목은 3~12%를 차지하고, 전공과목은 1~5%대로 다소 낮은 편이지만 졸업생의 경우 광주대에서 2명을 준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학에서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러한 학점퍼주기는 ‘취업’을 이유로 전국의 모든 대학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때문에 기업체에서는 대학의 학점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인재 선발의 기준이 영어성적과 학점이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병리현상이었다.

학생성적은 학생 능력과는 무관한 평가

이에 대한 대안은 없을까?
우선은 교수사회의 문제이다.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구가 부족하다. 대부분 시험 한 두 번 보고 과제물 한 두 개로 평가하기 일쑤다. 학생의 발달과정이나 상담을 통한 지도 등은 거의 없다.
이는 현실적으로 교수 충원율이 낮고 교수당 학생수가 많기 때문에 세세하게 평가할 수 없는 물리적 환경을 갖고 있다.
또한 대학 교수들이 평가한 학생의 성적과 실제 능력과 무관한 경우도 있다. 분명 전공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학생은 전공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이다. 적어도 B학점 이상이라면 학과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했다는 수준으로 해석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
현실적으로 대학에서 A학점 30%, B학점 50% 등의 상대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성적 남발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교수들은 이 제한 폭까지 성적을 주기 때문이다.

성적 교수실명제 적극 도입 관리해야

고려대처럼 모든 대학에서 교육실명제가 도입되어야 바람직하다. 고려대가 교육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성적증명서의 교과목에 담당 교수의 실명을 기재한 것이다. 그렇다면 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학점을 준다는 점에서 공정성을 높일 것이라는 애기다.
그런데 고려대마저 지난해 B학점 이상의 학점퍼주기가 교양과목은 73%, 전공과목은 77%, 졸업생은 96.%에 달해 교육실명제가 유명무실한 지경이다. 아마도 취업을 이유로 이같은 성적남발이 있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교수가 학생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교수가 절대평가를 했을 때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면 상대평가와 같은 제도는 오히려 독이 된다.
절대평가를 믿을 수 있는 대안이 대학당국에서 하루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고려대의 교육실명제가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되고 철저한 사후관리 등의 실천체계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광주전남지역 일반 대학의 졸업생 성적분포

대학명

수강생

A학점

비율

B학점

비율

B학점 이상

비율

11개 대학

18,748

4,990

26.62

11,494

61.31

16,484

87.92

1

목포대

1,564

665

42.52

829

53.01

1,494

95.52

2

전남대

4,362

1,483

34.00

2,591

53.40

4.074

93.40

3

순천대

1,407

401

28.50

895

63.61

1,296

92.11

4

광주여대

988

164

16.60

733

74.19

897

90.79

5

초당대

890

335

37.64

462

51.91

797

89.55

6

호남대

1,421

468

32.93

776

54.61

1,244

87.54

7

동신대

1,342

363

27.05

802

59.76

1,165

86.81

8

남부대

699

262

37.48

339

48.50

601

85.98

9

광주대

1,159

348

30.03

632

54.53

980

84.56

10

조선대

4,208

435

10.34

2,954

70.20

3,389

80.54

11

세한대

708

66

9.32

481

67.94

547

7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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