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몇 번씩 하는 생각
날마다 몇 번씩 하는 생각
  • 문틈/시인
  • 승인 2013.07.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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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무엇일까. 돈 이야기다. 그만큼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거리에 다닥다닥 붙은 상가의 간판들은 한결같이 “어서 돈 가지고 오시오” 하는 내용들 일색이다. 네온사인으로 번쩍이는 도회 야경의 현란한 간판들도 역시 돈 갖고 오시오를 합창한다.
그것들은 밤이 새도록 인간의 삶에 돈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돈 벌 궁리를 한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까, 하고.
이것이 우리가 사는 인간 세상이다. 어떤 사람은 인생에서 돈이 다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제법 그럴듯한 소리로 일갈한다. 다른 어떤 사람은 돈이 없으면 죽는다며 돈이 전부인 양 말하기도 한다. 돈이란 내가 보건대는 다른 사람의 눈물이다. 즉 눈물의 에너지다.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모아 이 물건을 구입하고 저것을 산다.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의 힘을 부려먹을 수 있다. 그러니 돈은 우리 삶에서 대단한 존재다. 다른 사람들과 얽혀서 벌어들이는 것이기에 더욱 진지한 것이다. 아들에게 돈을 줄 때 “이것은 다른 사람의 몇 일치 눈물이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누구도 그것을 허투루 여길 수 없다.
돈은 마치 소금물을 들이킨 사람이 물을 찾듯이 끝없는 갈증을 유발한다. 돈은 아무리 많아도 그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다. 돈은 자기에게 꼭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될 터인데도 있으면 있을수록 갈증을 느낀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식이다. 돈의 마력이랄까, 본성이랄까.
하지만 자기의 필요보다 더 있으면 거꾸로 돈이 힘을 행사해 내가 돈 밑에 깔릴 수도 있다. 돈이 나를 부려먹는다. 전에 대통령을 했던 사람이 꼬불쳐 놓은 돈 때문에 망신을 당하는 것을 보라. 굴지의 재벌 회장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숨겨놓았다가 잡혀 들어가는 것을 보라.
돈이 적절하게 있으면 자유를 즐길 수 있다. 미국의 젊은 부자가 말했다. “내가 돈을 번 진짜 이유는 자유롭기 위해서다. 돈으로 시간을 저축할 수는 없어도 남의 시간을 살 수는 있다. 내가 할 일을 남에게 맡기고 나는 그 시간에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자본주의적인 발상이다.
왜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을 질시하는가. 부정과 비리로 돈을 벌어서 부의 정당성이 의심받아서이기도 하겠지만 필요한 정도보다 지나치게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돈벌이를 향한 무한경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비극이다.
산업화 이후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면서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6.25직후 몇 년간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돈 때문에 사회구조가 헝클어지고 말았다. 인정이 있던 자리에 배척이 들어섰고, 배려가 있던 자리에 이문이 들어섰다.
하긴 장자(莊子)가 말하기를 (돈이) "나보다 열배 많으면 몸을 낮추고 백배 많으면 두려워하고, 천배 많으면 그의 일을 해주고, 만배 많으면 그 하인이 된다."고 했다. 돈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잘 쓰면 죽을 사람도 살리기도 한다.
돈에 관한 수많은 말들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돈은 좋은 곳으로 흘러가게 하기 위해 내가 잠시 맡아두고 있는 것이다.” 돈을 들여다보라. 돈 주인의 이름이 거기 분명히 새겨져 있다. “한국은행.” 그렇다. 돈이 흘러가는 종점은 국가와 그 구성원의 공동선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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