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 문화중심도시다운 차별화 필요
도시공원 문화중심도시다운 차별화 필요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7.17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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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주요 공원지역 단속체계 마련돼야

광주에는 꽤 많은 도시공원이 있다. 각 공원마다 지역친화형 공간으로 탄생하거나 꾸준히 개선되어 주민들의 쉼터공간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산보를 하거나 건강을 위해 걷거나 달리기를 하는 주민들, 공원마다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허리 비틀기나 팔 돌리기, 윗몸일으키기 등 다양한 체력단련을 하는 주민들이 많다.
일부 경관이 좋은 공원은 새벽 5시만 넘어서면 줄지어 걷는 주민들로 인해 진풍경을 이룰 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도 있다.
광주시 환경생태국 공원녹지과가 내놓은 ‘2013년 공원녹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국립공원이 된 무등산공원을 제외한 도시공원은 모두 570개로 이 가운데 조성 완료된 곳이 339개, 조성중인 곳이 16개, 조성되지 않은 곳이 211개이다.
면적으로는 570개 공원이 19,430천㎡이며 조성면적은 6,965천㎡로 전체의 35.85%로 3분의 1 정도에 그치고 있고 나머지 조성 중인 곳이 4,914천㎡, 미조성이 7,550천㎡에 이른다.
광주시의 행정면적 501.24㎢에 비해 2010년말 인구 1,454천명 기준으로 도시공원 지정면적은 법정 기준인 시민 1인당 공원면적 6㎡를 두 배 이상 넘어선 13.36㎡이긴 하나 조성면적으로 보면 1인당 4.79㎡로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공원 유형별로는 근린공원이 123개, 어린이공원이 387개, 소공원 50개, 역사공원 3개, 문화공원 2개, 체육공원 2개 등이다. 2000년 당시의 근린공원 71개(조성 35개, 조성 중 11개, 미조성 25개)에 비하면 근린공원이 크게 늘긴 했으나 여전히 부족하긴 마찬가지이다.

공원, 무미건조한 관리 체계 개선돼야

2001년 당시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의 송태갑 연구원이 내놓은 리전인포 61호의 ‘광주시 도시공원의 바람직한 계획 관리방안’에서 “환경과 문화의 결정체이고 도시의 허파이며 꽃이라 할 수 있는 도시공원 대한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 예산이 마련되어야 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송 연구원이 도시공원의 문제점으로 9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광주를 대표할 중앙도심공원이 없다. 이는 도심공동화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며 광주 이미지를 심어줄 수 없는 요인이 된다.
둘째는 공원 지정은 되어 있으나 미조성 공원이 많다. 미조성고우언의 대부분은 사유지가 많아 이를 수용할만한 예산이 부족하다.
셋째는 도심내 광장이 부재하고 건물 전면부에 개방공간이 없다. 건물 전면부를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이마저도 상품진열이나 불법주차차량, 쓰레기통이 차지하고 있다.
넷째는 공원다운 이름이 없고 테마가 없다. 동네 이름을 적당히 붙이는 식이 아니라 21세기 문화욕구에 맞는 테마공원과 이름이 필요하다.
다섯째는 생태적 건전성이 결여되어 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공원이 아니라 곤충과 조류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생태계 순환 공원이 필요하다.
여섯째는 도시에 물이 없다. 물을 이용한 분수나 벽천 등 수공간이 부족해 지나치게 도시가 무미건조하다.
일곱째는 공원과 광장에 이벤트가 없다. 공원에서는 시민문화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여덟째는 디자인 개념이 없고 관리정책이 없으며 아홉째는 국내 주요 도시 및 선진 도시에 비해 도시공원이 열악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지역 주변과의 연계 극대화시켜야

또 지난 2009년 광주발전연구원의 박미영 연구원이 내놓은 포커스광주의 ‘광주광역시 도시공원의 특성화방안’에서 지난 20년 동안 광주의 도시공원은 꾸준히 조성되면서 1991년에 비해 공원수는 4.2배, 면적은 1.39배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이들 공원은 지역적 특징화된 공원의 형태를 띠고 있지 않고 조성규모다 다소 협소한 데다 공원과 그 주변지역과의 연계가 떨어진다”면서 “공원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고 광주의 대표적인 도시공원이 없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보고서에서 푸른길공원은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획기적인 공원조성이므로 주변지역과 연계된 통합적 관리가 이루어져 광주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광주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심공원들이 오는 2020년 7월까지 2조 6000억원의 매입·보상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공원일몰제’로 상당수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더욱이 광주시가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개발 용역 중인 풍암동 중앙공원도 매입비만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사업 추진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는 광주시가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145억여원을 들여 겨우 82필지, 0.024581㎢를 매입·보상하는 데 그쳐 해결 의지가 미약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가가 직접 조성·관리하는 ‘국가공원’ 조성 관련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데다 국토부도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가공원 조성 의지를 밝혔다는 점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국가도시공원 1호로 추진 중인 풍암 중앙공원의 7천억원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주요 도시공원 곳곳 쓰레기 천지

지난 1일 개장한 북구 운암동의 운암 제3근린공원. 녹색의 쉼터공원인 이곳은 운암도서관과 운암주공3단지가 연계되어 조성된 도시숲으로 총사업비 39억여원을 들여 만들었다. 또 이 공원은 범법 행위의 기회적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환경설계 시스템이라 하는 '셉테드'(범죄예방디자인·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방식으로 만들어 범죄 예방에 역점을 두고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 광주시의 입장이다.
10여일이 지난 11일 오전 6시 30분께 찾아간 이 공원에서는 몇 명의 어르신들이 운동기구를 이용해 허리돌리기와 걷기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벤치에는 밤새 누군가 술을 마셨는지 커다란 맥주PT병과 먹다 남은 안주, 담배꽁초 등이 버려져 있었다.
서구 운천동의 운천제가 있는 공원. 광주의 서호라 명명된 이곳은 호수 중앙으로 도보데크가 만들어져 연꽃이 있는 호수공원을 즐기기엔 제격이다. 같은 날 오전 6시에 찾아간 이 공원은 전체적으로 깨끗한 편이었다.
그러나 전날 저녁 근처 영화관에서 먹다 남은 팝콘통을 들고 이곳까지 와서 놔두고 간 얌체족이 있는가 하면 호수에는 맥주캔과 음료수 PT병이 군데군데 더 있었다. 호수에 가라앉은 쓰레기들은 얼마나 더 있을 지 상상하기 싫었다.
서구 풍암동의 중앙공원은 아침 일찍 많은 시민들이 걷기 운동 중이었다. 산책로 주변은 깨끗한 편이었지만 장미원 파고라가 있는 곳에는 음료수병과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파고라 밑에 쓰레기가 담겨진 봉투가 통째로 숨겨져 있었다.

현수막 있어도 시민의식 ‘실종’

남구 노대동의 물빛공원은 매월 마지막주 일요일 저녁이면 주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아침이면 역시 동네 주민들의 건강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작은도서관이 있는 주변 파고라 공간은 상습적인 쓰레기 투기 지역이다.
인근 상가에서 저녁에 술을 마신 취객들이 공원 주변에 불법주정차를 해놓은 채 이곳에서 2차로 밤새 술을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등 볼썽사납다.
곳곳에는 ‘내가 버린 쓰레기, 나의 양심입니다’ ‘쓰레기 불법 투기 금지’ 등의 현수막 등이 붙어 있으나 바로 그 앞에 각종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는 사실이 시민의식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광주시와 자치구별로 도시공원 조성이나 개선과 함께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강력한 단속체계를 구축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특히 문화중심도시로 다른 지역의 도시공원과 차별화를 위해 매년 열리는 비엔날레나 디자인비엔날레 때 도시공원을 이용한 작품들이 설치된다면 테마가 있는 공원을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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