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홍수 속 불법 도 넘어
마트의 홍수 속 불법 도 넘어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3.07.12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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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마트, 인도 점유 중단해야
▲ 인도와 도로점유는 물론이고 인근에 가설창고까지 만들어 물품을 보관하고 있는 점포들이 있다.

약육강식. 지금 광주시 마트 시장의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함께살자! 광주자영업연대’에 따르면 광주에는 약 2,600여개의 마트가 있다. 이들은 광주에 있는 2,600개의 중·소형 마트 중 1,557개가 체인점 형태로 운영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마트도 1,043개나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가맹점 형태로 운영되는 중·소형 마트도 많다. 대기업인 롯데슈퍼가 14곳, 이마트에브리데이도 3곳의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 생겨난 마트앤마트와 영암마트, 텃밭, SM마트, 한두레마트 등 중형마트도 130개의 체인점이 영업 중이다.

게다가 동네 골목길도 소형 체인점 마트 차지다. DC마트와 코사마트, 하나로마트, 월드마트 등 10곳의 체인점 마트가 광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점포는 398개나 됐다.

‘함께살자! 광주자영업연대’와 광주시의회 전주연 의원은 지난달 26일 붕괴하고 있는 골목상권을 진단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광주에 영업 중인 대형마트는 14곳이며 건축심의를 통과한 3곳이 추가로 문을 열면 인구 8만7000명당 1곳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인구 대비 광주의 대형마트 수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 8만3000명당 1곳인 울산에 이어 2위인 셈이다.

골목상권의 영세상인들 ‘몰락’

이러한 과당경쟁 속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골목상권의 영세상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라는 먹이사슬에서 골목상권의 영세상인들은 희생양이 되어 몰락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들 마트들은 생존을 위해 앞뒤 안 가리고 위법도 서슴지 않는다.

대형마트는 대형마트대로 물건을 팔 수 없게 되어 있는 공개공지에서 연중 세일행사를 벌이고 있고, 중소형마트들은 인도를 무단으로 제 땅인 양 사용하고 있다.

2012년 9월 9일자 <시민의소리>에서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공개공지 불법 영업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시민의소리>는 “대형유통업체들의 인도 불법영업은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고 적고 있다.

또 <시민의소리>는 “남구 노대동 휴먼시아아 아파트단지 상가들도 인도에 텐트를 치는가 하면 영암마트의 경우 아예 24시간 물건을 인도에 내놓고 영업하는 등 도를 넘어서고 있는 데도 남구청 역시 이에 대해 ‘나 몰라라’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마트들의 불법은 ‘여전’

하지만 여전히 대형마트의 불법영업은 근절되지 않고 있고, 중소형마트의 인도 점령 또한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시민의소리>에서는 지역 유통업체로서 꾸준하게 가맹점을 늘리고 있는 영암마트의 인도 무단점유 실태를 조사했다.

<시민의소리>에서 직접 영암마트 10곳의 실태를 확인한 결과 인도를 무단 점유하여 물건을 쌓아놓은 곳이 8곳이나 되었다.

직접 확인한 곳은 용봉점(본점), 운암점, 쌍촌점, 중부점, 양림휴먼시아점, 두암점, 월산점, 학동점, 진월점, 노대점 등 10곳이었다.

쌍촌점, 양림휴먼시아점, 두암점, 월산점, 학동점, 운암점, 진월점, 노대점 등 8곳에서 생수나 수박 등 과일과 양파 등의 물건을 인도를 무단으로 점유해 쌓아 놓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암마트 곳곳 인도 무단 점유

용봉점(본점)의 문제는 주차장에 물건을 산처럼 쌓아놓은 것이었다. 주차 공간도 넉넉지 않은 데다 차가 주차해야할 공간에 물건이 쌓여 있다 보니 물건을 사러온 고객들이 마트 앞 도로에 정차를 하는 경우가 많이 목격되었다.

이 같은 문제는 다른 8곳에서도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영암마트가 중․소형에 속하는 마트이다 보니 주차장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물건을 사러온 고객들 대부분이 도로에 정차를 해놓기 일쑤여서 교통흐름에 지장을 주고 있었다.

영암마트는 지난 1993년 광주 북구 용봉동에 8평 규모의 ‘영암농산물야채직매장’으로 처음 문을 연 이후 20년 만에 광주, 전남·북에 가맹점만 55곳, 종업원수만 1000여명에 달하는 중대형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전남지역은 물론 서울·경기지역까지 출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2015년까지 가맹점 1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영암마트의 성장에는 몇 가지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영암마트의 가격경쟁력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직장분위기 ▲매장 청소부터 시작해 배달, 판매, 영업관리까지 하루 평균 14∼18시간씩 혹독하게 치러지는 예비 사장교육 ▲수익금 일부의 지역사회 환원 등이다.

이것들이 영암마트 성장의 내적인 요인이라고 한다면 외적인 영역에서는 두 가지 정도의 요인이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암마트 성장에는 반사이익도 ‘한 몫’

이 두 가지는 반사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하나는 2008년 무렵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대형마트의 입점 반대 정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난해 초 개정된 유통법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대기업이 소유한 대형마트나 SSM의 지역진출을 막는데 크게 일조를 해오고 있다. 또 지역 토종 유통업체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효과도 보았다. 자본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지역 토종 유통업체를 보호하자는 정서에 힘입어 영암마트도 수혜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언론도 토종 유통업체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이었기에 영암마트의 이름값도 덩달아 올랐다.

당시 영암마트 김성진 대표는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을 반대하는 ‘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활동을 한 바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난해 초 개정된 유통법을 들 수 있다. 이 유통법에 따라 골목상권 주변 SSM과 대형마트들은 신규 입점 및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제 등의 규제를 받지만 대형마트 기준인 총 면적 3300㎡에는 못 미치는 영암마트는 이 틈새를 노려 영업점을 늘릴 수 있었다.

영암마트, 도덕성 회복 필요

이 때문에 영암마트는 다른 중소마트와 달리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이 같은 영암마트의 불법이 다른 마트들보다 눈에 더 띠는 이유다.

현재 영암마트에게 주어진 과제는 지금까지 해 온 사회공헌 활동과 더불어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다른 가맹점 마트들이 불법적으로 인도를 점유하더라도 영암마트만은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라는 먹이사슬에서 희생당하고 있는 골목상권의 영세상인들의 눈물도 함께 닦아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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