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그림 제대로 펼쳐지는 부산
문화도시 그림 제대로 펼쳐지는 부산
  • 부산=정인서 정성용 기자
  • 승인 2013.07.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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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살리는 메세나운동/부산메세나 7-2
지자체, 기업, 예술단체 머리 맞대고 대안 발굴
문화 즐기는 사람 늘어나도록 창작공간 확보 주력

부산에서는 메세나의 활력을 찾기 위해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물론 당장 펀드 모금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우선 지역 기업들이 참여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부산지역 기업은 물론 부산에 연고를 갖고 있는 서울의 대기업들도 참여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이 분위기의 중심에는 BS금융지주가 있다. BS금융그룹이 부산은행 등이 벌이고 있는 메세나 활동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BS금융지주는 지역 문화예술 후원에 그동안 상당한 공헌을 해왔다. 그들은 ‘행복한 금융’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행복한 금융’은 모두 6대 지원사업과 29개 세부추진사업이 있는 데 행복나눔지원사업과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9개의 세부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행복나눔활동은 BS금융그룹과 지역건설업체가 공동으로 지역아동센터 시설을 개선하는 행복한 공부방 만들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연극공연에 50개 학교가 참여하는 힐링스쿨, 대형 유통업체보다는 전통시장, 고급식당보다는 지역음식점 이용 등 지역활성화 후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예술 지원은 지역청년작가 육성을 위한 미술공모전, 지역 고등학생과 대학생 대상의 음악캠프, 지역인문학 발전을 위한 문학상 제정 등 지역의 문화예술 분야 인재육성과 작가 지원에 아낌없는 후원을 하고 있다.

예술단체, “기업에 손벌리는 데 이제 한계”

특히 뜻을 같이 하는 기관과 기업들의 마음을 모아 전문성을 갖춘 메세나 단체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부산에 메세나 단체가 있다. 하지만 기업 중심이기보다는 대학 교수와 예술인 중심으로 지난 2008년에 구성된 사단법인 부산메세나진흥원이 활동하고 있다.
윤대혁 부산메세나진흥원 이사장(전 경북대 교수)은 “부산지역은 기업중심의 펀드를 조성할만한 여건이 되어 있지 않다”면서 “그동안 1년에 3~4개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그 가운데 라온제나 오케스트라는 부산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아마추어와 음악 전공자가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룰 만큼 성장했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메세나를 기업 지원에 한정하지 말고 예술인과 일반 시민 모두가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사업이 한국적인 메세나 사업이 될 것이다”면서 “초중고에서 미술과 음악 등의 경우 점수제가 아니라 통과(pass)과목으로 운영되어야 어린 시절부터 문화예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현재 부산문화재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메세나 지원은 기업의 자발적인 지원이 아니라 먼저 예술단체가 인맥을 통해 손을 벌리고 그 다음에 문화재단이 매칭펀드로 지원해주는 꼴이 많다고 지적도 있다.
극연구집단 시나위 박상규 대표는 “1997년 창단된 시나위는 그동안 40여편의 창작연극을 무대에 올렸지만 늘 배고픔 속에서 허덕여왔다”고 말하고 “문화재단의 매칭펀드 방식은 예술단체가 기업의 지정기부를 먼저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늘 힘들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3억5천만원이라는 전체의 한정된 예산 때문에 신청단체는 해가 거듭할수록 많아져 매칭 금액이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년 인맥을 통해 다른 기업을 물색하고 올해도 어렵사리 건설업체로부터 2천만원 기부를 받아 문화재단에서 1천3백만원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 극단 시나위 박상규 대표
BS금융지주, “기업 중심 분위기 형성되어야”

한편 이와 다르게 BS금융지주는 기업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적극적으로 메세나협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BS금융지주는 지난 2011년 3월 부산은행이 ‘BS금융지주’로 바뀐 뒤 지역은행 최초의 금융지주사로 BS부산은행, BS투자증권, BS신용정보, BS캐피탈, BS정보시스템의 자회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이 됐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10억원의 예산도 책정했다. 다만 이를 위해 BS금융그룹이 먼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BS금융지주 임대희 사회공헌문화부 과장은 “부산은행은 서울의 한국메세나협회에 가입되어 있고 회원사 가운데 메세나 지원액으로 2010년 15위에서 2011년 10위로 하나은행이나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면서 “부산에도 메세나협회가 움직이면 이 가운데 상당액이 지역 예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부산메세나협회를 BS금융이 나서기보다는 지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지역여론이 모아져야 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면서 “부산시나 부산문화재단, 지역 문화단체와 기업들이 의견을 모으고 참여할 때 메세나 활동이 진정성을 갖고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메세나의 가장 주된 요소는 기업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CEO의 의지이다. 그리고 기업 구성원의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기업이 메세나로 지원하는 금액은 사실 조직내 적립금이거나 구성원의 임금이나 복리후생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 BS금융지주 사회공헌부 임대희 과장
부산시, 문화도시 육성 적극적 활동

부산시도 ‘함께 해서 행복한 문화도시’를 내걸고 있다. 품격 있는 문화도시 기반 조성을 위해 문화행정의 운영시스템을 민간 주도로 전환키로 했다. 이를 위해 문화정책의 전문성 제고 차원에서 문화정책특별보좌관제를 도입하고, 이달 중에 문화회관 관장의 개방직 전환, 문화재단의 독립성 차원에서 내년에 민간이사장제 도입 등을 예정해놓고 있다.
또 시민 일상 속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권역별 거점공간 확보차원에서 1차로 5개를 확보하고 2차로 16개를 확보해 자율 운영하는 문화센터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또 세자리 특수번호 ‘문화콜’을 개설해 지역의 각종 문화예술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내년부터 문화예술교육사와 문화복지사 제도를 먼저 도입키로 했다.
특히 올해 1억원의 예산으로 지역원천 스토리 발굴과 DB를 구축하고 집단 창작클럽 육성을 통해 원천 스토리를 가공하는 스토리텔링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문화예술 대표 창작공간 조성사업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2009년에 문 연 또따또가는 311명을 지원하고 있고 2012년에 개관한 서동 예술창작공간 등은 활발하게 운영 중에 있다.
이달 중 입주 예정인 동천초 창의문화촌 50교실, 올 2월에 폐교된 윤산중을 활용해 50교실 가운데 우선 20교실을 전통예술 지원공간으로 국악과 고전무용, 전통공예와 민속 등 창작 및 전승 지원을 할 방침이다.

광주와는 차별화된 문화정책 ‘부러움’

이처럼 창작공간을 권역별로 문화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창작공간 투어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상설공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청년문화 활성화를 위해 연간 5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대안공간 1개, 인디 공간 2개, 레지던시공간 5개 등 모두 8개의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을 활용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서 재창조하고 예술인 일자리 창출과 도시재생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 예술진흥과 김귀옥 주무관은 “메세나가 가장 필요한 사업은 예술인 창작지원 및 창작여건을 개선하는 일이다”면서 “예술인들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사회적 협력방안을 기업과 함께 모색하고 예술인 협동조합을 설립, 예술인 권익증대에 나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산의 시 당국과 문화단체, 기업들의 모습에서 광주와는 전혀 다른 문화도시의 그림이 그려졌다. 반면 광주는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한다지만 여전히 그 그림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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