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광주는 컴컴한 산책로(?)
'빛고을' 광주는 컴컴한 산책로(?)
  • 권준환 시민기자
  • 승인 2013.07.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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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길에 시민들 안전 염려
안심하고 걸을 수 있게 ‘빛’ 제공돼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풍금사거리로 이어지는 금화로는 늦은 밤까지 산책하는 시민들이 많지만 가로등 수가 부족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풍금사거리(서구문화센터 사거리)로 이어지는 금화로는 화정동과 금호동 주민들이 많이 찾는 산책로다.

길게 이어진 자전거 전용도로와 멀리 풍암 호수공원 에서부터 들려오는 개구리 우는 소리는 해가 지고 선선할 때 산책을 나오고 싶게 만든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밤 공기를 즐기며 이 도로를 걷는다.

그러나 밤이 되면 ‘빛고을’의 도로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짙은 어둠이 깔린다. 가로등은 차들이 다니는 차도만을 비추고 있고, 사람이 다니는 인도에는 넓게 뻗은 가로수에 막혀 아주 희미한 불빛만 흘러든다.

근처에 상가 간판에서 나오는 빛도 없어 더욱 컴컴하다. 이 때문에 때때로 위험한 순간이 생기기도 한다.

이 도로는 월드컵 경기장에서 풍금사거리 방향으로 대략 1.3km가 내리막길이다. 자전거를 타면 페달을 밟지 않아도 시속40km 이상이 나온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마주 걸어오던 시민과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화정동에 사는 권용대(53)씨는 “(이 길을) 걸으면서 운동하고 있을 때 앞에 자전거가 보이면 차도 쪽 길가에 그냥 서서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요. 그나마 차도 쪽이 밝으니까...” 라고 말했다.

더 위험한 것은 마주 오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해 순간적으로 밝은 빛에 적응했던 눈이 그 컴컴한 도로에 다시 적응하려면 수초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다시 어두운 곳에 적응하는 그 몇 초 안에 인명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금호동에 사는 박지명(27)씨는 “화정동 쪽에서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고 있었는데, 차 불빛이 너무 눈부셔서 그냥 브레이크를 잡고 멈췄는데 바로 앞에 운동하는 여성분이 계시더라고요. 하마터면 사고날 뻔 했어요.” 라고 답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 2단계를 ‘안전’과 ‘보호의 욕구’라 했다. 금화로에 최소한의 빛이 제공되어 시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해결방안이 시급한 현실이다./권준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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