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디지털 치매를 걱정할 때다
이제 디지털 치매를 걱정할 때다
  • 이상수 전 호남대교수/시민기자
  • 승인 2013.06.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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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미디어의 이용자가 급속하게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미디어 이용자들은 이제 디지털 치매를 걱정해야 한다. 사람의 뇌에서 기억에 관여하는 부위는 해마(hippocampus)라고 한다. 디지털 기기에 전적으로 의존해 번호나 사물을 기억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으면 이 해마 기능이 퇴화하고, 치매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더군다나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가족간의 소통도 줄어들고, 학습시간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전에는 지하철 내에서 책읽는 승객을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승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다 책을 들고 있는 승객을 보면 신기할 정도이다.

이러한 우려는 대학 강의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휴식시간은 물론 강의시간에도 스마트폰 이용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첨단기기를 믿고 암기(暗記)도, 필사(筆寫)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 해마 기능이 퇴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대의 정보기술이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주장을 충분히 입증해주는 자료는 단 하나도 없다. 현대의 정보기술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생각하도록 하고,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며, 단순한 장애부터 아동포르노그래피와 폭력에까지 원치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뇌에서의 정신적 활동의 효능 메커니즘과 컴퓨터를 통한 정신적 활동의 결과이다. 때문에 학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인터넷은 그 어떤 효과도 효능메커니즘도 대변할 수 없다고 만프레드 슈피처(Manfred Spitzer)는 소개하고 있다.

근육은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우리의 뇌도 어느 측면에서 볼 때 마치 근육과 같이 기능한다. 그런데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은 자기 통제력의 상실, 고독 그리고 우울증을 유발한다. 이는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이것들은 신경세포를 죽이고, 장기적으로 치매를 유발한다.
어린이들은 온라인 네트워크로 인해 장기적으로 사회적 뇌가 축소됨으로써 진정한 인간관계의 해체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페이스북이 사회적 두뇌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 소지도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그냥 대인관계의 폭을 넓힌다는 의미에서의 페이스북의 이용은 우려할 만한 사안이다.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가 젊은이들을 교육의 파괴로 이끌고 있으며, 디지털 미디어 이용을 통해 그 어떤 감각운동학적인 흔적도 생성되지 않고, 또 이들의 사회성이 크게 변화하고 제한되고 있다는 사실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전자교과서는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차세대 교육을 시장에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대안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디지털 미디어를 피하라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를 실제로 뚱뚱하게, 어리석게, 공격적으로, 외롭게, 아프게 그리고 불행하게 만든다. 이용자들은 이용 시간을 제한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만이 그나마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는 당사자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의지를 배우는 것은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 건강, 행복 그리고 사회생활 여건은 유년기의 자기통제 정도에 다라 좌우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어린 시절 스스로를 잘 제어했던 사람은 성인이 되어 더 건강했고, 돈도 더 많이 벌었으며, 사회적인 추락이나 빈곤에 위협받는 경우도 훨씬 적었고, 범죄성향도 적었다.
무엇보다 중독문제가 훨씬 더 적었다. 스트레스는 자기 통제력 부족의 신호이다. 이처럼, 디지털 미디어는 자기 통제력을 떨어뜨리고, 이로써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제 우리가 자제력이 없이 디지털 미디어를 자주 활용한다면 ‘디지털 치매’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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