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대상 철도폐선부지, ‘명품공원’으로 재탄생
공포의 대상 철도폐선부지, ‘명품공원’으로 재탄생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6.21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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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길(상) 백운광장에서 동성중까지 총 2.4km
주월동·진월동 주민에게 많은 사랑받아
곳곳에 개선해야할 점 많아 보수 시급

▲푸른길 일러스트 ⓒ(사)푸른길 제공
“아 글씨, 옛날에는 철도 귀신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서워서 다니도 못했어, 근데 지금은 이러코럼 좋아브러 새벽 4시고, 껌껌한 밤이고 푸른길이 충장로의 사람들더 보다 많아블 정도제~"

빽빽한 도심 속에서 가장 걷고 싶은 산책로는 어디일까? 가장 걷고 싶은 운동 코스는 어디일까?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 등 구마다 도심조성사업으로 시민들 위한 공원 및 산책로 만들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광주의 중심 ‘푸른길’이다. 그동안 기차가 관통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던 북구, 동구, 남구 주민들을 위해 마침내 생태계가 살아있는 숨쉬는 휴식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광주는 도심속 철도폐선부지였던 곳을 활용해 전국 최초로 푸른길 공원을 조성해 도심재생조성사업 전국 최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주민피해 초래했던 부지 공원 되다

광주의 도심 속 허파가 된 공간 ‘푸른길’에 대해 <시민의소리>가 집중 취재했다.

이곳은 원래 1922년 철도가 완성되어 도심내 기차가 관통했던 곳이다. 1930년대에 효천역에서 남광주역을 거쳐 광주역까지 기차가 지나다녔다. 남광주역을 관통하면서 도심의 소음피해가 매우 큰 데다 사람이 치이는 기차 사고가 빈번해 주민들은 각종 어두운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 철도는 95년부터 폐선이 됐지만 주민·시민단체와 또 한 번의 마찰이 생겨났다. 도심철도 2호선이 될 경전철 운행노선으로 활용할 것을 두고 도로단절・교통사고・소음분진 등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그리하여 광주시는 2000년 12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폐선 부지를 활용한 녹지공간 조성을 발표하고, 2002년 푸른길공원조성사업의 설계와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푸른길’은 모든 국내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사업이 되었다.

광주가 전국 ‘최초’로 도심철도 폐선 부지를 시민의 보행권을 우선을 생각하여 도심 속에 푸른길 공원을 조성한 것 그 자체부터 벌써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푸른길은 시민의 요구에 따라 공원으로 도시계획을 결정하고 시민이 사랑하게 된 참여형 공원을 조성한 곳으로 박수갈채를 받게 된 것이다.

광주의 ‘푸른길’은 지난 2002년 사업이 시작되어 광주역~남광주역~동성중 간 총 7.9km 되는 시민을 위한 웰빙 산책로로 광주 북구, 동구, 남구를 관통하는 폭 8~26m길이다.

지금까지 총 278억의 사업비가 투입되었으며 2012년 10여년 장기간동안 이어져온 무게가 큰 사업이 된 것이다. 이곳에는 느티나무 등 총 46종 312천주 수목식재가 심어져 있어 광주의 열섬현상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푸른길은 남녀노소, 시간 관계 없이 광주 시민들이 즐겨찾는 산책로, 운동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남녀노소 즐겨 찾는 산책로, 운동장소

<시민의 소리>가 제일 먼저 찾은 구간은 동성중에서 백운광장까지인 진월동·주월동 일대이다. 이곳은 총 2.4km 길이로 지난 05년 11월 15일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08년 2월 28일 공사가 완료됐다. 시공사는 남해종합건설(주)이고 총 43억 2천 1백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추가로 이 구간은 토목 및 조경보완공사를 2009년 7월 10일부터 2010년 1월 15일까지 (주)삼우건설조경이 4억 6천3백만 원의 예산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실제로 동성중부터 백운광장 구간은 시간에 관계없이 늘 운동하는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로 북적였다.

보통 푸른길은 낮부터 오후 6시까지는 연세가 지긋한 노인들이 어린 손자들을 데리고 나와 시원한 그늘이 우거진 앉음벽, 정자에 앉아 쉬거나 산책, 운동을 즐겨한다. 푸른길은 늦은 저녁에도 운동하는 사람들, 마실을 나온 사람들로 활기차다.

▲시민들의 휴식공간 마련을 위해 철도폐선부지를 활용해 만든 푸른길은 시간관계없이 많은 주민들이 찾는다. 가운데 주월동 푸른길에서 만난 안의순 할머니와 주월동 주민들.
밤 10시경 광주 장산초 부근 주월동 푸른길에서 만난 안의순(82·주월동) 할머니는 “푸른길이 생기고 나서 내 건강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몰러~ 주월동이 엄청 밝아졌어”라며 “여기서 나는 20세부터 살면서 기차 다닐 적부터 살았는디 그때는 사람이 기차에 치어서 귀신나온다고 무서워서 밤에는 지나가지도 못했어”라고 생생하게 설명한다.

안 할머니는 “그땐 기차 소리만 나면 자다가도 놀래서 깨고 그랬는디 지금은 푸른길이 생기고 밤이 사라진 것처럼 주민들이 나와서 이야기하고 주변 상권도 살아나고, 옛날보다 치안이 훨씬 좋아졌당께”라며 반가운 내색을 보였다.

한편 백운광장 앞부분 푸른길은 일부 기찻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성중~백운광장 푸른길의 아쉬운 점은 구간 별로 산책로 바닥의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을 거쳐 사업이 진행된 탓인지 어느 구간은 자전거 도로와 시멘트 산책로가 이미 부식된 상태로 개보수가 절실하다는 점이다.

▲푸른길은 구간별로 시멘트 길과 탄성 포장인 길인 곳이 있어 보행감에 불편함을 주고 있다. 이미 오래된 곳은 부식된 곳도 많아 개보수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탄성포장으로 통일시킬 필요성 제기

부식된 곳을 지나 운동하던 이진희(26)씨는 “어느 구간은 운동하기 편한 푹신푹신한 길로 되어 있어 보행감이 좋지만 어떤 곳은 딱딱한 시멘트 바닥으로 되어있어 다리가 무리가 올 때가 있다”며 “이왕이면 예산을 투자해서 지속적으로 푸른길을 관리하고 할 것이면 부식되어 오래된 시멘트 바닥 부분은 개보수가 필요한 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동성중~백운광장의 총 2.4km구간에 제각각인 산책로 중 몇 곳은 시민들의 보행감을 높여주도록 탄성포장으로 보수가 필요한 현실이다.

또한 쭉 길을 따라 걷다 ‘시민 참여의 숲’ 주월동 푸른길에는 주민들 손으로 보존하고 가꾸고 있는 ‘청로정’ 정자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 청로정 바로 옆 남구 푸른길 광장(주월동 부근)의 담벼락은 훼손된 지 오래된 듯 보였다.

▲주월동 푸른길 광장의 담벼락 벽화는 이미 무너져 내려 명품 공원이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광장은 우드칩과 분수가 있으나, 담벼락 콘크리트 위에 시민참여 작품인 듯한 타일 벽화가 놓여있다. 하지만 일부구간은 완전히 무너져 내린 채 방치되어 광주의 명품공원이라는 타이틀에 적합하지 않아 하루빨리 담장 개보수가 시급해보였다.

동성중~백운광장 푸른길 구간의 가장 큰 개선해야할 점은 백운광장을 기점으로 자동차 차량 이동량이 가장 많은 백운고가 부분 단절구간이다.

실제로 (사)푸른길 조사에 따르면 백운광장 푸른길을 기점으로 백운광장부터~광주천까지의 이어주는 푸른길의 단절구간은 자동차 중심 도로체계와 신호체계로 보행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른길 최대 단절구절이라고 손꼽히는 백운광장 지점.
최대 단절구간 백운광장 해결해야

이곳은 푸른길의 최대 단절점으로 나타나 횡단보도 4개소를 건너야 하며, 2개의 신호등 대기 등으로 약 10~15분이 소요된다. 또한 차량들의 속도가 빠르며 고가차도 아래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어 보행자 모두에게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현재 죽음의 도로라고 불릴 만큼 운전자도 불안 불안한 ‘백운고가’는 최근 남구청사 이전, 지하철 2호선 개통문제와 맞물려 철거예정이라고 했지만 하계 U대회와 시기가 겹쳐 철거가 언제쯤 가능한지 가늠할 수가 없을 정도다.

앞으로 백운고가 철거가 진행된다면 푸른길 ‘최대 단절구간’이라고 지적되는 이 문제점을 시민들을 위해 해결해야할 듯싶다.

▲푸른길이 들어선 후에 빅시티 주변은 여느 먹자골목 부럽지 않게 상권이 활성화를 띠고 있다.
푸른길은 진월동 빅시티에서 계속 따라 이어진다. 남구 진월동 푸른길 광장에서는 오카리나 대합주 등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곤 한다. 빅시티 부근은 푸른길이 조성되면서 상권이 더욱 활발히 살아났다.

늦은 밤이 되면 이곳은 여느 휘황찬란한 먹자골목 분위기 못지않다. 그만큼 다양한 상권들이 들어서게 되고 많은 시민들은 저녁시간에 가족들과 운동을 하러 나오곤 한다.

▲전효은씨(32·진월동)
빅시티 뒤편 남구 진월동 푸른길 광장에서 미친 떡볶이&주먹밥을 운영하는 전효은(32·진월동)씨는 “여기저기에서 장사를 하게 됐지만 저도 이곳 주민이기도 하고,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이쪽에서 하게 됐다”며 “처음 내 입맛에 맞게 매운 떡볶이를 만들어서 팔아봤는데 그것이 시민들도 좋아하셨고 많은 푸른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하면서 남구민들을 만나게 되고 이 근처 고등학생 단골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시, 담당 구청 세밀한 검토 관리 필요

그렇게 싱그러운 푸른길을 따라 진월 한신아파트 부근 주민들이 붐비고 있는 푸른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제과와 국수를 판매하는 서동호(43·진월동)씨가 있었다.

서 씨는 “이곳에서 주민들을 만나 뵙게 된 것은 1년이 넘었는데 푸른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항상 이곳에서 하는 것을 아시고 반갑게 찾아주시고 단골이 늘었다”며 “가끔을 술을 먹고 지나가는 시민들, 운동을 하는 시민들을 많이 보지만 푸른길이 생겨서 무엇보다 주민들이 생기가 돌아서 너무나 좋은 것 같다”고 반응을 보였다.

▲서동호씨(43·진월동)
마지막으로 새한아파트~동성중 부근 800m에 달하는 구간은 07년 2월부터 08년 2월 28일까지 마지막으로 완공된 부근으로 담벼락 벽화 및 분수가 자리 잡고 있다.

이렇듯 동성중에서 백운광장까지의 푸른길은 인근 남구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뿐만 아니라 국내외 타지인들에게도 부러움,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푸른길의 일부 아쉬움 부분을 개선하여 전국 최고의 명품 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와 관련 구청의 세밀한 검토와 관리, 시민들의 협력이 뒤따라야 할 때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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