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속 문화와 역사 찾기④
DMZ 속 문화와 역사 찾기④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3.06.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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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

남과 북의 정부가 공동으로 비무장지대에 잠들어 있는 궁예 도성을 복원하여 시민들에게 개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음 목적지인 월정리역으로 향했다.

월정리역에 도착하니 작고 아담한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용산에서 원산까지 이어진 경원선이 분단으로 끊기지 않았다면 주목받지는 못했을 법한 소박한 간이역이었다.

역사 내부를 지나 뒤로 가니 그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문구와 함께 한국전쟁 당시 마지막으로 기적을 울렸던 객차 잔해 일부와 유엔군의 폭격으로 부서진 인민군의 화물열차 골격이 보인다. 낡고 녹슨 객차 잔해를 보자니 가슴이 뭉클해온다. 통일은 그 어느 때 와서 이 철마를 달리게 할 수 있을까!

월정리역은 자신을 희생해 병환 중인 홀아버지를 살렸다는 ‘달의 우물’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홍원리에 있다.

월정리역은 경원선의 간이역 중 신탄리역 다음 역으로 남방한계선에 근접한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현재의 역사건물은 철원안보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8년 복원된 것이다.

한때는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며 영화를 누렸을 공간이 지금은 관광객들만을 맞이하며 그 생명을 지탱하고 있었다.

경원선은 일제에 의해 건설되었다. 1903년 일제는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던 ‘대한국내철도용달회사’와 ‘경원철도차관조약’을 체결하여 철도 부설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장악했다.

강점 이후에 일제는 정치, 군사적 지배는 물론이고, 북부지방의 물자를 일본과 서울지역으로 반출하기 위해서 경원선의 부설을 서둘러 1910년 10월부터 1914년 8월까지 223km에 달하는 용산~의정부~철원~평강~삼방관~석왕사~원산의 경원철도를 완공했다.

서울을 기점으로 하여 삼방·세포 부근의 해발 600m 가파른 고지를 넘어 원산에 이르는 이 철도의 완공으로 한반도의 간선철도가 X자형을 이루게 되었고, 경원선은 호남선과 함께 서남~동북의 종관철도 뿐 아니라 서해의 목포와 동해의 원산을 연결시키는 횡관철도로서의 성격도 함께 지니게 되었다.

현재 경원선은 국토 분단으로 용산~신탄리 사이의 89km만 운행되고 있다. 2000년 8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후 구체적으로 복원이 논의되었지만 현재는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젊은 시절 나는 우리 민족의 살길이 통일에 있다고 믿고 행동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초등학교시절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통일을 간절히 염원했었다. 청소년기에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을 읽으며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꿈꾸었던 이 꿈처럼 경원선이 복원되는 그날을 다시 꿈꾸어 본다.

“남과 북이 만나서
손에 손을 맞잡고
한라에서 백두까지
달려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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