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살리는 문화메세나운동 5
기업 신전략, ‘아트 마케팅’이 뜬다는데
광주를 살리는 문화메세나운동 5
기업 신전략, ‘아트 마케팅’이 뜬다는데
  • 정인서 정성용 기자
  • 승인 2013.06.0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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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전혀 준비 안돼 문화수도 명성 먹칠
브랜드 이미지 높이는 전략적 접근 필요해

미술을 중심으로 한 아트 마케팅은 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이다. 최근 창조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 전사적인 차원으로 문화를 접목하는 ‘아트 마케팅’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우선 아트 마케팅은 기존에 있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화라는 코드를 가미해 기업의 이미지를 고급화 혹은 개선하는 활동이다. 당연히 이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여 궁극적으로 매출을 증가시키려는 감성마케팅 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상품의 표현양식이나 제작, 마케팅 전 영역에 있어 예술의 감성을 빌려 차별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이러한 아트 마케팅이 떠오른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화두는 ‘진정성’이다.
마케팅의 수용자인 소비자들은 작은 상품이나 서비스에서부터 공연, 전시회까지 삶의 많은 곳에서 아트 마케팅이 주는 문화적 감성을 누리며 만족감을 느낀다. 따라서 이러한 아트 마케팅은 기업은 물론 광주시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문화수도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해야할 부분이다.

기업 상품과 공간 예술적 접목 실현

아트 마케팅은 단순히 예술 작품에 기업 상품을 덧입히는 차원을 넘어 기업이 직접 예술 활동의 주체가 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상품의 구성이나 디자인, 건축물 공간 자체를 예술작품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매장의 예술화는 기업의 제품과 예술을 겹치기 하여 ‘이것은 단지 비싸기만 한 물건이 아니다.’ 라는 것을 은근히 드러내어 브랜드를 동경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프라다(Prada)는 그 지역의 랜드 마크가 되는 건축을 통해 이슈를 만들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도쿄 아오야마, 뉴욕 소호 매장은 헤르조그 & 드 메롱(Herzog & de Meruon), 렘 쿨하스(Remment Koolhaas) 같은 걸출한 건축가와 손잡고 만들어냈다.
결국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 형성은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부여해 준다. 세계 명품 브랜드와 유명 디자이너 및 아티스트와의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효과와 판매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소울도 그러한 효과를 거둔 대표적인 상품이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최근 본관 1층의 확장공사를 하면서 산뜻하게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접수창구 한쪽 벽면에는 15개의 대형모니터를 연결해 병원의 전반적인 안내, 치료 상담 모습 등을 내보내는가 하면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의 작품을 보여주기도 하고 미술 전시나 공연 안내 등을 통해 문화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매월 본관 1층에서 작은음악회를 열어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음악치료에 도움을 주는 등 병원 안으로 문화예술의 여러 분야를 적극적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개인병원으로는 서구 농성동의 태영21내고에서 2개월에 한 번씩 작은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 병원의 양태영 원장은 “음악회는 환자는 물론 직원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면서 “예술의 여유를 통해 병원이미지 향상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앞으로 미술 분야로 폭을 넓혀 젊은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회를 열고 작품 판매에도 도움을 주는 등 문화도시에 기여하는 병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1회성 이벤트 아닌 지속성

다만 전문가들은 아트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때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와 함께 이동식 신개념 호텔인 ‘틈새 호텔’을 선보였다. 당시 지역에서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틈새호텔은 비엔날레의 하나의 이벤트 작품이었을 뿐 지속성이 없었다.
유통업계에서도 지난 2011년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본관 ‘트리니티 가든’에 현대 미술의 대가 제프 쿤스를 비롯해 알렉산더 칼더, 헨리 무어 등 작가들의 조각 작품을 잇달아 전시했다. 광주신세계는 이때를 이용해 광고ㆍDMㆍ카탈로그ㆍ쇼핑백 등 인쇄물과 백화점 디자인을 제프 쿤스 작품을 모티브로 장식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속성은 없었다. 지금은 일상적인 상태로 되돌아와 버렸다.

더불어 광주시는 아예 아트 마케팅에 대한 개념조차 없다. 광주를 찾아오는 방문객이 광주에서 머물다가 갈 때 사갈만한 지역 특성의 문화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가하면 광주시나 산하 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쇼핑백도 ‘행복한 창조도시’라는 글씨만 큼지막하게 써있을뿐 문화예술적인 디자인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전혀 행복한 구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차례 광주시 관계자들에게 쇼핑백부터 지역 작가의 작품이나 디자인을 활용해 소개하는 적극적인 예술정책을 펴달라고 말하고 글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그리고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문화정책을 세운다는 광주문화재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트마케팅은 예술 자체를 통해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기존 브랜드 마케팅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사람들의 감성 패턴을 ‘품질’ 중심에서 ‘품격’ 중심으로 이동시키고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다.
‘브랜드 공연’을 펼친다는 광주의 브랜드 가치는 지속적인 활동에서 나온다. 하려고만 마음먹은 다면 광주의 역사적인 가치를 갖는 것에 대한 벽화작업을 비롯하여 엽서, 행사복, 현수막, 버스 외관 등 광주시가 관련된 모든 곳에 적용이 가능하다.

시민들도 주체적인 수용태도 가져야

왜 이러한 아트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것일까? 한국메세나협회가 회원사 64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얻는 효과는 크게 기업의 정당성, 시장 우위, 종업원 혜택 등 세 가지 차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정당성 효과가 7점 만점에 5.5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시장 우위 효과와 종업원 혜택 효과가 각각 4.8점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결국 광주시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전체 산하기관은 물론 지역 기업들까지 대외적인 각종 행사에서 문화수도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업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광주문화기관 정례협의체를 발족했는데 여기에서라도 이런 이야기들이 나눠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트 마케팅은 소비자, 기업, 환경의 어느 한쪽 측면의 요구에서 출발한 개념이 아니다. 소비자의 소비가치, 기업경영에서의 마케팅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이전 시대와는 다른 사회, 환경의 변화에서 나타난 것이다.

작품의 가치는 사람 개개인의 주관에 의해 평가 될 수 있으나 작품 자체가 주는 본질적인 가치는 분명히 존재한다. 가령 예술작품을 만든 작가의 생애와 그림을 그리는 방식, 세부적으로 붓터치, 주제 의식 등이 영향을 미친다.
또한 시민들의 의식수준도 뒤따라야 한다. 아트 마케팅을 수용자들이 무비판적, 무관심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지속적으로 수준 낮은 아트 마케팅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민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아트 마케팅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도 필요하다./정인서 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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