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국립공원과 김인주 선생
무등산 국립공원과 김인주 선생
  • 임낙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승인 2013.05.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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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국내 21번째로 탄생한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 기념식이 증심사 부근 야외 식장에서 있었다. 환경부 장관과 시장과 도지사, 국회의원 그리고 시의원 그리고 지역 내 기관 단체장 등과 400~500개 준비된 좌석을 꽉 메운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립공원의 승격을 자축했다.
지방공원에서 국가대표 공원으로 승급되었으니 당연히 축하할 일이다. 특히, 무등산 권역의 주민들은 자신의 토지에 행위허가가 엄히 규제되는 공원으로 묶인다고 해도 흔쾌히 국립공원을 받아들였다. 부동산 투기와 각종 개발이익으로 얼룩진 세태에서 보면 이들 주민들의 결단은 칭송을 받아 마땅하다.

이렇듯 무등산이 국가 대표 공원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 데에는 주민들의 참여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또한 이 분들과 만나고 토론하기를 거듭한 공원관리청과 행정기관 특히 광주시장의 노력이 큰 것이었다.
그러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까지 가장 헌신한 사람이 있다. 지난 1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꾸준하고 끈질기게 국립공원 운동을 이끌어온 이가 있다. 그는 자나 깨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로지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었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에서 사무국장과 운동본부장을 거쳤던 현직교사 김인주 선생이 그이다.
10여 년 전 어느 날, 그는 무등산 국립공원운동을 시작했다. 그 때의 만남을 기억한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야 하네. 이제 국립공원 추진운동에 나서야겠네. 그렇게 해야만 개발압력에서 해방될 수 있고, 광주와 무등산의 브랜드 가치도 상승할 것이고... ”

“그것이 현실성이나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공원면적이 작고, 공원구역 확대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시 행정이 나설려 하겠소?”
무등산이 다양한 개발압력에 시달리던 때였고, 무등산 개발이슈가 지역현안이던 시점이었다. 국립공원으로 승격하려면 공원구역이 3~4배(당시 도입공원구역 30만Km3) 이상 커져야 하고, 그렇게 되면 많은 사유지가 공원으로 편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동의 절차를 구하기가 쉽지 않는 과제였다. 그래서 옳은 주장이었지만, 비현실적 주장 혹은 ‘생뚱 맞는 주장’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김인주 선생과 무등산보호단체는 기회 있을 때마다 ‘무등산 국립공원’을 주장했다. 선거가 있을 때에는 출마자들이 그것을 공약하도록 서명을 받거나 압박했고, 시민 홍보도 지속했다. 노무현 정부시설, 노태통령의 무등산 등정을 안내하면서도 김인주 선생은 대통령 앞에서 무등산 국립공원 승격의 필요성을 소리 높여 주장했었다.

국립공원 무등산 승격의 숨은 공로자는 현직 교사 김인주 선생이다. 그러나 국립공원 지정 자축의 자리, 21번째 국립공원을 명품으로 가꾸고자 결의를 다지는 자리에서 아무리 찾아도 그의 모습은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다 알만한 사람들은 김인주 선생을 알고 이 자리에 그가 안보인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무슨 일이나 있는 것일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정말 그의 안위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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