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살리는 문화메세나 운동2
메세나 활동 지속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 모을 때
광주를 살리는 문화메세나 운동2
메세나 활동 지속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 모을 때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5.20 0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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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주문화재단 메세나운동 뒷짐만
지역기업, 개인동호회 자발적 작가 지원 나서
오늘날 문화예술 지원은 자선의 관점에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나눔과 공헌이라는 사회적 활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적 메세나 활동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다양해지고 꼭 필요한 활동임에 틀림없다. <시민의소리>는 문화중심도시 광주가 문화의 성지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시민참여와 기업지원을 통한 자발적인 문화운동의 하나인 문화메세나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예술가는 배고프다
2.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메세나 실태
3. 세계의 문화메세나 사례
4. 문화메세나법을 제정하자-프랑스 사례 등을 중심으로
5. 아트마케팅으로서의 문화메세나
6. 서울의 문화메세나 실태와 사례
7. 부산의 문화메세나 실태와 사례
8. 대구의 문화메세나 실태와 사례
9. 함께 하는 시민운동으로 가능한가
10. 문화메세나운동의 역발상-예술기부가 아닌 예술비즈니스

광주예총을 중심으로 사단법인 광주메세나협의회가 만들어진 적이 있다. 이 단체는 2004년 1월 27일 광주시 동구 동명동 오페라 하우스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지역 재계, 문화예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총회는 광주예총 박금자 회장의 경과보고,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박성용 회장의 격려사, 박광태 광주시장의 축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또 지난 1월 유명을 달리한 ㈜무등 김국웅 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추대했으며 ㈜대창석유 고재일 회장, 동신대 김필식 이사장, ㈜부국철강 남상규 대표이사, 박금자 회장, KBC 광주방송 박흥석 사장 등 5명을 부회장으로, 이정재 전 광주교대 총장과 박광태 시장을 각각 감사와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등 임원진 구성도 마쳤다.

1994년과 2003년 각각 출범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와 전주메세나협의회에 이은 3번째 메세나 단체이다. 광주메세나협의회는 ‘1사(社)1문화운동’, 기업유휴시설 대관, 단체 초청공연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계와 기업의 가교역할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고인이 된 박성용 당시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메세나 배지를 달아주며 출범을 축하했었다. 하지만 광주메세나협의회의 4년 활동은 극히 미미했다. 첫 1년을 그냥 보낸 뒤 이듬해 재도약을 위한 창립 1주년 기념 공연을 갖고 지역 예술단체 지원, 영재 발굴, ‘찾아가는 메세나’ 등을 약속했지만 그 존재감은 지금도 찾아볼 수 없다.

   
▲지역 향토기업인 커피볶는집이 아시아문화포럼 2011년 행사 때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는 등 기업메세나를 벌였는데 그 이후로 메세나 활동 기록을 찾을 수 없다.
지역언론 충고에도 광주시는 ‘무관심’

2007년 9월과 2008년 2월, 2009년 5월에 지역 언론들이 기자칼럼을 통해 ‘메세나, 문화선진국의 지표’, ‘광주시, 메세나 활성화 나서라’, ‘메세나, 문화 낙후 벗어날 열쇠’라고 3차례에 걸쳐 충고를 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물론 이 단체마저도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수년 전 광주시가 ‘1사 1문화 단체’ 결연사업을 벌였지만 성의 없는 운영으로 이 역시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지금 이 사업 자체가 있는 것인지나 광주시 담당공무원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2010년 9월 광주문화재단 출범을 앞두고 광주시의회에서 공청회가 열렸다. 당시 발표를 맡은 인천문화재단 허은광 문화진흥실장은 기업메세나 등을 강조했다. 광주문화재단 출범과 함께 사업계획 등에 메세나를 포함시켰지만 지금껏 이 사업에 대한 성과가 거의 없다.

기록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2011년 광주문화재단백서에서 ‘커피볶는집’과 업무협약을 맺고 그해 10월과 11월에 두 차례에 걸쳐 공연과 전시를 가진 것이다. 협약의 내용은 ▲‘커피볶는집’ 체인점 내 상설공연 기획 ▲매장 내 작은 미술관 운영 ▲지역 작가의 작품을 이용한 아트상품 개발 ▲광주문화재단 주최 각종 행사 협조 등이다.

광주문화재단과 ‘커피볶는집’은 앞으로도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역 문화예술 지원 및 나눔의 기회를 확대해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넓혀 나가는 데 협력하겠다고 했다.

광주문화재단, 요란한 기업메세나 ‘용두사미’

이처럼 당시엔 “기업과 문화예술의 행복한 만남을 주선하다”라는 요란한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역시 이 기업메세나도 이듬해 이후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기록을 찾을 수 없다.

광주문화재단은 기업메세나로 부족한 것을 의식하고 2012년 3월 이사회 때 시민 참여의 메세나를 추진한다고 사업계획에 밝히고 예산도 수립했지만 역시 조용히 사업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예산은 어디에 썼는지 궁금하다.

당시 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광주메세나협의회를 발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기업 외에 개인도 참여하는 방안은 모색하고 있다”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예술가, 단체도 참여할 수 있는 문화기부와 나눔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문화수도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2004년부터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주도형 사업으로 진행될 뿐 문화메세나와 같은 시민이나 기업 참여의 문화운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광주에서 메세나 활동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기업들이 스스로 메세나 활동을 통해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동구 소태동의 인쇄용지 유통 기업인 종이와사람들이 본사 건물 1층에 만든 갤러리 생각상자, 코오롱이 서구 농성동 BMW매장 2층에 개관한 갤러리 스페이스K-광주, 보성건설이 동구 대의동 건물 2층에 개관시킨 은암미술관, 진아건설의 후원을 받고 있는 남구 진월동의 갤러리 리채 등이 있다.

▲오는5월 31일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에서 공연을 갖는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는 지난 2007년에 창단해 전국 순회공연을 갖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역 중견기업들 갤러리, 미술관 등 운영

또 널리 알려진 문화예술 후원기업으로 지역연고기업인 금호를 빼놓을 수 없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2007년에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를 창단했고, 광주터미널이 있는 유스퀘어 2층에 갤러리와 음악과 연극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2개의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기업들은 미술관과 갤러리 공간을 기꺼이 내어주면서 작가들이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 그렇게 내어준 미술관과 갤러리는 비영리문화공간으로 지역 작가들과 함께 호흡한다.

그런가하면 광주 기업들의 메세나가 결실을 맺어 한 정원 디자이너의 작품이 세계적 조경 디자이너전에서 빛을 발한 적이 있다.

2012년 5월 광주 출신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 씨가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 국내 최초로 공식 초청을 받고도 제작비가 없어 출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나 ㈜호반건설(회장 김상열)과 남광건설㈜(회장 김대기) 등 중견 건설업체 2곳에서 5억 원을 지원받아 작품 제작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가하면 메세나의 시발점이었던 메디치를 생각나게 하는 재일교포 하정웅 씨가 광주시립미술관, 조선대미술관 등을 비롯하여 전국의 주요 미술관 등에 미술작품과 영친왕 자료 등 무려 1만여 점을 기증했다. 쉬운 결정이 아닐 게다.

광주시 환경생태국도 지난해 3월 이후 문화사랑운동을 벌이고 있다. 환경생태국은 책 읽기 운동 외에도 일과 후 직원들이 모여 시립교향악단 공연을 비롯한 각종 전시,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문화예술 관람활동’과 지역 청년작가의 작품을 매월 1회 2명의 작가로부터 2작품씩 구입하는 ‘메세나 운동’을 펼쳤다.

▲광주시 환경생태국이 문화사랑운동을 펼치면서 지난해 지역 청년작가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십시일반 모아 청년작가 지원해야

문정현 광주변호사회 회장도 “지난 99년 이후 10여년 가까이 문화동호인 15명 정도가 모임을 만들고 매월 1백만원 정도를 모아 지역 청년작가 2명의 작품을 구입한 적이 있다”면서 “메세나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여러 사람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작가나 공연을 지원하는 모임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주시나 광주문화재단 등은 메세나 활동에 두 손 놓고 있을 때 기업과 개인, 또는 동호회는 열심히 메세나 활동을 하고 있다.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메세나 활동의 결실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개인 메세나 참여를 원하는 이를 위해 구슬을 꿰매는 지혜는 없을까?

메세나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한 번 모을 때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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