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살리는 문화메세나 운동1
문화도시 광주 메세나운동 부흥 필요한 때
광주를 살리는 문화메세나 운동1
문화도시 광주 메세나운동 부흥 필요한 때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5.13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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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차원 체계적 접근 없어 아쉬워
일부 기업 미술 지원 적극적 다행
오늘날 문화예술 지원은 자선의 관점에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나눔과 공헌이라는 사회적 활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적 메세나 활동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다양해지고 꼭 필요한 활동임에 틀림없다. <시민의소리>는 문화중심도시 광주가 문화의 성지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시민참여와 기업지원을 통한 자발적인 문화운동의 하나인 문화메세나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그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예술가는 배고프다
2.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메세나 실태
3. 세계의 문화메세나 사례
4. 문화메세나법을 제정하자-프랑스 사례 등을 중심으로
5. 아트마케팅으로서의 문화메세나
6. 서울의 문화메세나 실태와 사례
7. 부산의 문화메세나 실태와 사례
8. 대구의 문화메세나 실태와 사례
9. 함께 하는 시민운동으로 가능한가
10. 문화메세나운동의 역발상-예술기부가 아닌 예술비즈니스
 

   
 
예술가는 배가 고프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얼마전 광주지역 전업미술인들의 한달 평균 수입이 50만원 정도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에서 이런 정도라면 어떻게 문화도시라는 사실을 자부할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 최근 광주지역에서 메세나 바람이 불고 있다. 몇몇 기업이 적극적으로 갤러리 운영을 통해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는가 하면 공무원과 개인동호회에서 작품을 정기적으로 사려는 움직임도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어인 메세나(Mecenat)는 고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 예술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은 가이우스 마에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 BC 67∼AD 8)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메세나의 대표적인 사례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를 지배한 갑부 메디치 집안일 것이다. 메디치 가(家)는 학문과 예술을 후원했을 뿐 아니라 패션을 선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재일교포 하정웅씨가 광주를 비롯해 전국의 몇몇 도시에 지난 20여년 동안 무려 1만여 점의 미술작품과 영친왕 관련 자료 등을 기증했다. 한국판 메디치라 할 정도로 메세나 운동가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4년 광주메세나협의회 ‘실종’ 상태

이제 문화중심도시 광주에서 이러한 메세나의 부흥이 있어야 한다. 자선과 나눔 문화에 대한 관심을 통해 현대의 사회를 이해하고, 좀 더 나은 세상과 함께 잘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광주에서 요구되는 자선과 나눔의 형태는 당연히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그동안 자선과 기부라는 문화가 단순히 행하는 입장에서 일방적이고 수혜적인 측면이었다면 메세나는 쌍방향적인 이익 추구와 상호 협동의 측면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메세나 활동의 근본적인 의의는 기업들이 조건 없이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그 반사적인 ‘혜택’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게 된다.

문화중심도시 광주가 진정한 시민참여의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시민과 기업이 함께 하는 활발한 메세나활동이 요구된다. 지난 2004년 광주예총을 중심으로 몇몇 기업들이 힘을 보태 사단법인 광주메세나협의회가 만들어졌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로 끝난 적이 있다.

광주문화재단에서 2012년 사업의 하나로 메세나 활동을 하겠다고 했으나 역시 성과가 없었다. 출범을 앞두고 공청회 때도 이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활동조차 없다.

광주미술협회도 ‘메세나운동 프로젝트’로 몇 차례 전시회를 가졌으나 이는 소품전시회로 미술작품 소장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였다고 밝혔으나 메세나의 본래 취지와는 멀었다. 그 이유는 전략의 부재였다고 생각한다.

시민과 기업의 문화 지원활동은 메세나 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여 시민과 기업이 문화 예술 분야와 진정한 공생 관계를 유지하여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메세나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과 기업은 물론 문화예술계 자체의 인식 전환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광주시의 인식 전환도 필수적이다.

다행히 지난 2011년 광주예총에서 메세나 대상 제도를 제정했다. 1회 메세나 대상에 박재홍 영무건설 회장과 지용현 주식회사 토암 회장을 선정해 시상한 바 있다. 지난해는 최석천 에뽀크 이사장, 조덕선 사랑방신문 대표, 김용남 호남일보회장 등에게 시상했다.

“전시 공간은 벤츠 한 대 지원한 셈”

▲광주광역시 환경생택구은 문화사랑운동으로 정기적으로 미술관람은 물론 지역의 2명의 청년 작가와 협약은 맺고 매월 1작품씩 구입하기로 했다.
메세나 활동은 적극적으로 작품 구입, 전시 및 연극 및 공연 등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을 하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2년 3월 광주시 환경생태국이 문화사랑운동을 펼치면서 정기적으로 미술관람은 물론 지역의 2명의 청년작가와 협약을 맺고 매월 1작품씩 구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모습들이 지역 메세나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텃밭이 되리라 생각한다.

광주시 신광조 환경생태국장은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기 쉬운 시청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직원들과 함께 작품 관람을 할 수 있는 문화사랑운동을 펼치기로 했다”면서 “비록 작은 몸짓으로 시작한 문화사랑 운동이 우리 광주를 문화적으로 더 풍성하게 만들고, 직원들의 문화적 소양과 정서함양에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기업들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소리 소문 없이 메세나활동을 벌이고 있다. 보성건설은 예술의 거리 인근 동구 대의동 보성건설 빌딩 2층에 자리한 330㎡(약 100평) 규모의 은암미술관은 기업메세나의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인쇄용지 유통 기업인 종이와사람들의 본사가 있는 동구 소태동의 건물 1층에 위치한 갤러리 생각상자를 만들었다.

남구 진월동에 있는 갤러리 리채는 진아건설의 후원을 많이 받고 있다. 때문에 갤러리를 오픈할 때부터 개인 화랑과 갤러리의 개념을 탈피해 작가들의 지원을 위한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서구 농성동 BMW매장 2층에 위치한 갤러리 스페이스K-광주는 코오롱이 메세나 운동의 일환으로 만든 곳이다. 스페이스K_과천, 서울 등 전국 5개 스페이스K 갤러리 가운데 4번째로 문을 열었다. 330㎡에 이르는 전시 공간은 전국 5개 공간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은암미술관 채종기 관장은 “미술관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벤츠를 공짜로 주는 것과 같다”며 “더 중요한 것은 공간에 걸맞은 전시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메세나는 문화의 지평과 기업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문화 마케팅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사회의 문화충전을 위한 기업들의 큰 손이 늘어날수록 문화광주의 위상 역시 높아질 것이다. 메세나는 문화선진국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메세나 지원 전문화 체제 갖춰야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변화되길 기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발전과 기업 간의 협력관계를 모색하여 지역경제 활성화 및 문화, 관광의 산업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문화 인프라의 질적인 수준 향상을 위해 구체화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거시적 안목에서 지역 개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도 있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기업에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는 기업에 명확한 메세나 담당자 즉, 메세나만을 위한 전문가를 고용하여 별도로 팀을 구성하고 메세나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특히 메세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업 재정 상태를 점검하고,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둘째는 문화예술 지원은 회사의 비전과 특성에 맞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적합한 매칭(matching)이 필요하다.

무분별한 문화 지원이 아닌, 기업 이미지에 맞는 선별적인 문화예술 지원 활동은 제품이나 서비스이미지에 맞는 적합한 선별 작업을 통해, 차별성과 독자성을 획득하여 경쟁적 우위를 얻고, 문화 예술계에게는 다양한 장르와 영역에 투자하여 발전하여 지원의 편중 현상을 희소시키도록 한다. 셋째는 메세나를 실행할 때 사내 직원의 의사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사원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자부심과 애사심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 사회에서 정보화 시대로의 변모는 이미지와 문화의 역할이 증대되고, 기업 역시 그 시대를 맞는 기업의 문화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습에 발맞추어 문화 기업으로 변신하고자 하는 노력은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방법과 전략으로 시도되고 있다.

문화 기업으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립한다는 것은 사회 및 고객관계에 기업 이미지의 제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 고객 만족, 마케팅 효과 등 유리한 이익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업의 지원이 부익부 빈익빈으로 편중되어 '배고픈 예술인'이 나오지 않도록 체계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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