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3편은 항상 실망스럽다.
@[아이언맨] 3편은 항상 실망스럽다.
  • 김영주
  • 승인 2013.05.10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를린]이후로, 요 서너 달 동안 맘에 든 영화를 만나지 못하고, 돈과 시간만 낭비했다. [아이언맨3]도 포스터나 예고편으로 상당히 기대했는데, 대목 대목 멋진 장면이 없지 않지만 대체로 상투적이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나마 눈요기가 없지 않으니 껌이나 땅콩처럼 킬링타임하는 셈치고 보면 되겠다. * 대중재미 A0, 내 재미 B0.

 


 


1편보다 나은 2편이 그리 많지 않고, 1편이나 2편보다 나은 3편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토이스토리3]이 좋았지만, 그 1편도 2편도 좋았다. ) 초반에 바닷가의 아이언맨 하우스를 박살내는 장면이 화끈했고, 아이언수트가 멀리서 날아와 입혀지는 모습과 음향이 멋졌다. 그러나 그 수트가 아무나 입기만 하면 모두 멋대로 작동한다든지 특수한 악당들의 한 주먹에 허무하게 부서지는 게, 종이호랑이 구겨지듯이 소모품처럼 낭비한다. 수많은 아이언맨들의 등장이 위력적으로 압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위용과 카리스마를 추락시켜 버리고, 수많은 아이언맨들이 들쭉날쯕하면서 스토리 흐름이 매갑시 어지럽기만 하다. 게다가 만다린이라는 악당을 그런 모습으로 이끌어 간다는 게, 영화 전체를 허접스럽고 찌질하게 만든다. 아이언맨이 [아이언맨1]이나 [어벤져스]처럼 다부진 캐릭터를 잘 유지했어야 했고, 악당두목의 캐릭터가 위력적이고 파워풀해야 했는데, 가장 중요한 이 두 캐릭터를 잘못 잡았다. 감독이 바꾸어졌는데, 감독의 역량이 많이 딸린다. * 영화기술 A+, * 감독의 관점과 내공 : 보수파 C+.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49503&videoId=40549&t__nil_main_video=thumbnail

[아이언맨3]에 실망감을 보상받고 싶던 차에, [천안함 프로젝트]가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되는데, 국방부가 이 영화를 상영금지 가처분신청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서, [아이언맨3]와는 정반대 쪽에 선 [유신의 추억]과 [MB의 추억]을 일부러 찾아보았다. 둘 다 상영시간이 1시간 조금 넘는다. 박정희와 이명박을 무지하게 싫어하는 사람이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지난 해 대선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는 데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겠다는 맘으로 만든 것 같다. [지슬]을 이야기하면서 “[오월愛]처럼 아예 다큐 쪽으로만 연출하든지, 아니면 [26년]처럼 아예 픽션 드라마로 연출하든지, 연출각도를 확실하게 잡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좋은 작품이지만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유신의 추억]과 [MB의 추억]은 너무나 평범하다.( [유신의 추억]은 다큐를 넘어서서 임진택의 판소리를 틈틈이 끼워 넣는 색다른 시도를 한다. ) 제작비도 부족하고 솜씨도 부족하니 어찌 할 수 있겠나! 솜씨가 있어야 영화를 만드는가? 이 시대의 슬픔과 분노를 주어진 대로 자기 나름대로 표현해 보는 것도 의미있다 하겠다.

그래도 나름대로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이나 안목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꼼수]나 [뉴스타파]도 제작비도 부족하고 별 다른 솜씨 없이 주어진 대로 자기들 나름대로 만들었지만, 자기들만의 독특한 개성이나 안목을 담아서 치열하게 만드니까 높은 평가를 받고 후원자들도 모여드는 게 아닌가? 이 두 영화가 말하려는 것은 박정희와 이명박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하고 마땅한 이야기이지만, 박정희와 이명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보기 싫고 듣기 싫고 역겹고 짜증날 이야기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보수꼴통들이 설치는 세상에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게 용기있다고 말할 수는 있겠으나, 그 내용이 여기저기서 흔하게 들었고 말하던 이야기이다. 나도 박정희와 이명박을 무지무지하게 싫어하니까, 이 두 영화가 말하려는 이야기에 적극 동감한다. 쉬운 말로 같은 편이다. 그러나 뭔가 한 방을 제대로 먹이는 개성이나 안목이 보이지 않고 그저 그렇게 만든 걸, 같은 편이라고 해서 무조건 덕담하며 박수치고 찬양할 순 없는 노릇이다. 돈도 밥도 되지 않을 이런 영화를 나름대로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그 맘고생 몸고생이야 몰라주더라도 이렇게 쓴소리를 한다는 게 미안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