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바라본 광주 근·현대 여성운동 -5
21세기에 바라본 광주 근·현대 여성운동 -5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5.09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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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주전남 여성 관련 단체 활약
깨어있는 광주 여성들 ‘여풍당당’
대한민국은 지난 50여 년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한 나라이다. 그런 가운데 유교적 사회 환경 속에 여성은 강요된 틀에 갇혀 남성의 보조적인 역할만 하고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는 그러한 역할에서 벗어나 여성만의 정체성을 찾고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당당한 역사적 주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시민의소리>는 그동안 남성 위주의 서술에서 벗어나 광주·전남의 발전을 위해 피땀 흘린 ‘여성운동’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회. 프롤로그 - 한국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현주소
2회. 광주 근대 여성운동의 활동 (3.1만세운동, 항일학생독립운동, 해방후 여성운동)
3회. 부산여성운동 활동 (대표 독립운동가 박차정)
4회. 광주 현대 여성운동의 활동 (5.18민주화운동, 실존인물 증언)
5회. 현재 광주전남 여성 관련 단체 활약
6회. 미얀마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현주소
7회. 미얀마 양곤 민주화 운동 (아웅산 수지 여사)
8회. 에필로그 - 여권 신장으로 여성친화도시 나아가는 광주

일반적으로 페미니즘(feminism) 또는 여권주의(女權主義)라고 표현되는 여성운동은 여성들의 사회적인 지위를 향상시키고 확장하려는 운동이다. 여성들은 전통사회에서 남존여비 사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근대 여성교육을 거치며 80년대 독재정권에서 민주주의로 넘어가는 변화 속에서 지역여성운동도 변화의 물결이 거세게 인다. 특히 민주주의의 주역이었던 빛고을 ‘광주’는 근현대에 눈부신 여성 운동가들이 있었기에 더욱 여성단체 필요성이 대두됐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지역과 일상적인 삶에 밀착된 여성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광주에서도 여성 주의적 시각에서 여성문제를 해결하고자 여성단체들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광주지역의 대표적인 여성 단체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

   
 
▲광주 여성의 전화 신행원 대표
20여 년 전부터 여성단체 '꿈틀'

1990년 12월 14일은 ‘광주여성의전화’가 출범한 날이다. 현재 광주여성의전화는 지하철 화정역과 농성역 사이 추선회관 2층에 있다. 출범한 지 벌써 20여년이 지난 광주여성의전화는 여성문제를 여성의 시각으로 접근한 지역 최초의 여성단체로 기록되고 있다.

따뜻한 봄날인 5월은 ‘가정의 달’로 광주여성의전화 임직원들도 분주해 보였다. 광주여성의전화는 진보적 여성인권단체로 여성주의 입장으로 바라보고 여성인권운동을 실현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1989년에 광주·전남여성회에서 여성의 전화 설립 논의가 시작됐다. 여성의 전화는 1년 여 준비작업 끝에 출범했다. 당시 의식 있는 여성들도 성 평등문제에 대한 인식은 미약한 상태로 가정 폭력, 성차별로 차별대우 받는 것을 숨기고 악순환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 광주 여성의 전화는 준비위원장에 목포대 이수애 교수가 선출되었고 1990년 광주 가톨릭센터 6층 강당에서 개소식을 갖고 ‘여성 인권 지킴이’로 거듭났다.

총회를 통해 2년에 한 번 씩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는 광주여성의전화는 그동안 10명의 대표를 거쳐 지난 2월에 신행원 대표가 선출됐다.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광주 여성의 전화 사무실 내부
여성이 평등한 ‘광주’ 만들기

신 대표는 지난 2002년 광주여성의전화에서 좋은 교육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그러면서 무언가 가슴속에 뜨거운 ‘울림’이 전달되고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라도 보탠다면 여성의 인권이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정말 우연이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그 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멀리했지만 광주여성의전화를 접하게 되면서 완전히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아주 사소하게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라도 여성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도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신 대표는 광주여성의전화에서 활동하면서 부설 기관인 광주여성쉼터 소장과 성평등교육원장을 역임하면서 직접 여성운동을 실천했다.

현재 광주여성의전화에서는 폭력 없는 세상 만들기, 안전한 세상 만들기를 위해서 아동 안전지도 만들기를 제작하고 있다. 또한 여성 인권활동, 정치 경제 세력화, 대중인식개선사업, 성 평등 사회를 위한 교육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여성에 대한 폭력이 있고 사건화가 될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 주로 남성이 많은 ‘경찰’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일부 인식이 부족한 경찰로 인해 광주여성의전화가 나섰다. 찾아가는 경찰 간담회를 통해서 2차 피해가 나지 않도록 사례들을 모아 매뉴얼을 만들어 지구대에 배포를 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끝까지 하겠다는 신 대표는 “TV나 인터넷에 보면 그동안 여성인권이 많이 신장되었고 발전되었다고 말하지만 저희가 접하는 여성들을 보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참 많이 있고, 너무나 흔해서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이 든다”며 “가정폭력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고 지역 내 안타까운 소식들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신 대표는 “더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광주의 여러 여성단체에서 함께 노력하고 예방하면 좋겠고 광주가 ‘인권도시’라는 말에 걸맞게 살맛나는 광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서구 농성동에 위치한 광주여성단체 회관
▲서구 농성동에 위치한 광주여성단체회관 2층의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새로운 우먼파워 이끌어 내길 ‘기대’

현재 광주의 대표적 여성단체로는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하 광주전남여연)’이 있다. 광주전남여연은 현재 농성동 서구청 건너편 광주여성단체회관 2층에 위치하고 있다.

당시 90년대 광주 전남에는 여성단체들이 기존의 여성단체협의회와는 별도의 연대조직이 필요하다는데 합의를 하고 1991년 ‘광주·전남여성문제특별위원회(이하 여특위)’를 결성했다. 초대위원장에 안성례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 회장을 따라 여성 관련 사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던 여특위가 현재 광주전남여연(대표 주경미)의 출발점이 되었다.

광주전남여연은 지난 1991년부터 ‘5월여성제’ 행사로 5.18민주정신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왔다. 그리하여 5월이면 광주전남여연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다. 다가오는 5.18의 빠듯한 일정 탓인지 대표와의 인터뷰를 잡기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 하나의 여성단체는 지난 2000년에 출범한 ‘광주여성민우회’다. 창립준비위원회 때는 전진숙 위원장 체제로 출발해 초대 정인경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여성들이 일상 생활 속의 차별과 소외를 해소하고 참여하는 여성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지금은 백희정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광주 여성 인권을 위해 애쓰는 광주 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노동자회, 전남여성장애인연대 등 다양한 여성관련 단체들이 활동 중이다.

이처럼 민주도시, 여성친화도시, 인권도시 대표하는 빛고을 ‘광주’는 21세기에 새로운 여성파워를 이끌어 내고 있다. 광주 여성의 전화 신행원 대표는 “각 여성단체들이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비슷한 사업들을 하지만 힘을 모아서 함께 할 것은 함께 해야 한다”며 “각 단체마다 주력하는 부분들이 조금씩 다른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연대할 것들은 같이해가면서 광주 지역사회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 있다./김다이 기자

▲북구 북동에 위치한 광주여성민우회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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