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님, 구내식당 좀 만들어주세요!”
“청장님, 구내식당 좀 만들어주세요!”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4.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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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상권 살리기가 우선인가, 직원 복지가 우선인가

남구청이 백운동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장미빛 전망을 홍보하고 있지만 직원 구내식당이 마련되지 않아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일 남구청은 18년 만에 신청사로 이전해 개청식을 가졌다. 하지만 청사내 구내식당은 처음부터 설계조차 반영하지 않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이 떠안고 있다.

600여명의 구청 직원들은 점심시간이면 “오늘은 어디 식당에서 드셨습니까”라고 점심안부를 묻는 신풍속도가 생길 정도로 값싼 인근 식당을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남구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안영석)은 지난 9일부터 오전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에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안영석 위원장과 방승권 사무국장은 점심 금식 투쟁에 돌입했다.

본래 신청사 내 구내식당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신청사 일대 인근 상권 살리기 위한 취지로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현재 층별 임대구성 계획을 살펴보면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상설뷔페 등 식당 용도로 임대를 내놓아 취지가 어긋난 게 아니냐라는 비판도 불고 있다.

한편 구내식당 문제가 불거지자 최영호 청장은 신청사 내에 입점하는 일반식당을 통해 저렴하고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하여 직원들의 후생복지가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남구는 오는 5월1일 정례조회 때 투표를 통해 직원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인근 상인들은 찬반 의견에 대해 백운광장 일대 상인들에게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구노동조합 방승권 사무국장은 “주변상권을 살린다고 했으면 신청사 내에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 임대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집행부에게 현재 청사 내 임대는 다른 업종으로 고려해달라는 요구를 한 상태다”고 전했다.

또한 방 사무국장은 “이 문제는 경제논리로 접근하는 것보다 복지논리로 접근하는 사항이며, 구내식당이 생겨 주변 상권 활성화가 안 되는 것이 아니고, 구청직원 600명 전부가 구내식당을 무조건 이용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직원들의 복지에 관한 문제는 직원 친목도모 단체인 상조회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청장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 사무국장은 “집행부에게 직영으로 운영하는 구내식당을 마련해달라고 했지만 집행부는 안 된다는 쪽으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며 “안 된다는 전제로 깔고 가지고 간다면 노조와 서로 협상과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직원식당 문제가 불거진 이후 노동조합은 남구청 직원 4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96명이 직원식당 설치에 찬성을 하고, 40명은 무관하다고 응답해 90%의 직원들이 구내식당 설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남구청 주변 상권 살리기 위한 경제논리와 구청 직원들의 복지 문제가 대립하여 구청과 노조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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