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배칠수, MBC에서 ‘김재철 퇴진 풍자쇼’ 했다
최양락·배칠수, MBC에서 ‘김재철 퇴진 풍자쇼’ 했다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4.16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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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4월 1일 방송 뒤늦게 화제…
MBC, 담당 PD 교체하고 인사위 회부

MBC 김재철 사장의 퇴진에 대한 라디오 풍자가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욱이 그 방송이 MBC였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은 최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95.9MHz)에서 김재철 전 MBC사장 사표제출을 풍자하는 내용이 방송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3부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에선 지난달 27일 사표를 제출한 김재철 전 MBC사장을 풍자하는 내용을 노래와 함께 내보냈다.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은 노래로 정치‧사회를 풍자하는 코너다. 최양락이 사회를 보고 MB 성대모사를 하는 배칠수 씨가 노래를 선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MB(배칠수 성대모사)님이 선곡한 노래 제목은 ‘사장이 나갔어요.’ 하지만 배칠수 씨가 실제 선곡한 노래는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였다. ‘사장이 나간 것을 기뻐하는 듯한’ 맥락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인데, MBC 안팎에선 김재철 사장의 사표제출을 겨냥한 듯한 풍자라는 게 대략적인 견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 사장이 나갔어요'는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최양락이 “이건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아니냐”고 묻자 MB는 “듣는 사람 상황에 따라 다 어울린다”고 답변해 최근 MBC 상황을 빗댄 듯한 풍자를 이어갔다.

최양락 씨가 “난 직접 MB님이 만드신 건 줄 알았다”고 하자 MB는 “내가? 에이, 나랑 같이 일했던 동료인데 슬프지…아끼던 사람이고, 그래서 내가 아끼던 사람이 회사를 떠났을 때 난 그 사람에게 이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며 인기그룹 2AM의 ‘죽어도 못보내’를 내보냈다.

최양락 씨가 “그래서 보내지 않고 잡으셨나요?”라고 질문하자 MB는 “아니 잡으려고 했는데 이미 퇴직금 정산까지 마쳐서 그래가지고…(잡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재철 사장 해임을 결의한 이후 사표를 제출한 김 전 사장의 행태를 꼬집은 듯한 대목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MB는 “요즘 직장생활의 애환을 그린 노래가 여러 곡 있다”면서 ‘김 사장님’이란 곡을 선곡했는데 이 노래는 좀 더 직설적인 표현으로 김재철 사장을 겨냥했다.

‘김 사장님’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김 사장님. 평범하게 살아왔던 김 사장님. 첫 사랑에 실패했던 김 사장님. 김 사장님, 김 사장님. 영등포구 여의도동…”이란 가사로 구성됐는데,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김 사장님은 김재철 전 사장을 대놓고 풍자한 것이어서 방송 직후 MBC 안팎에서 숱한 뒷말을 낳기도 했다.

그러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김 사장님’은 누구일까?

배칠수 씨의 성대모사를 통한 김재철 전 사장 풍자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김 사장님’ 노래를 도중에 중단시킨 MB(배칠수 성대모사)가 “이 노래는 길게 못 들어. 구조적으로 짧게 들어야 해‘라고 말해 이 아이템 자체가 MBC에서 대단히 민감한 사안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재철 전 사장의 법인카드 논란을 빗댄 부분이 방송되기도 했다. MB가 “(김 사장님) 노래가 아주 흥겨워. 흥겨우면 춤 한번 춰봐. 집 사줄게”라고 최양락 씨에게 말하자 최 씨가 “(집을 사도) 제가 사요”라고 답했고, MB가 “뭘로? 법인카드로?”라고 언급했던 것.

논란을 빚었던 김재철 전 사장 법인카드 논란을 우회적으로 풍자한 듯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해당 방송회분은 MBC 누리망에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 이후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담당 PD가 교체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담당 PD는 라디오 편성기획부로 발령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 주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 라디오 제작국의 한 관계자는 “담당PD 인사조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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