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주정차단속 형평성 크게 어긋나
동구청, 주정차단속 형평성 크게 어긋나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3.04.1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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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주변은 원칙보다 관대하게, 타 지역은 즉시 단속

동구청 주변 불법주정차 단속이 다른 상습불법주정차 지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의소리>보도(4월8일자) 이후 동구청 교통과는 그동안 손놓고 있었던 동구청 주변에 대한 불법주정차 단속을 실시했다.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동구청의 불법주정차 단속 실태를 관찰한 결과 이 지역의 단속이 다른 상습불법주정차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구청 주변의 불법주정차 단속은 오전에 경고음을 울리거나 계도방송만 하고, 오후에 스티커 발부와 견인을 하는 행태였다. 반면 다른 상습불법주정차 지역은 ‘즉시단속과 견인’을 하는 것이었다. 이 행태는 교통지도 차량이 경고음과 동시에 등장해서 바로 스티커발부를 하고, 견인을 하는 방식이다.

4월 9일과 10일의 동구청 주변 단속과정을 보면 차이점을 알 수 있다.

#4월 9일

오전 10시33분, 교통지도 차량이 계도방송도 하지 않고 경고음만 두 번 울리며 동구청에서부터 서석초까지 왕복을 하고 난 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 때 불법주정차되어 있는 차량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다. 이동하는 차량은 단 한 대도 없다.

오전 11시08분, 교통지도 차량이 나타나 대성학원 기숙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교통지도원들은 한참을 차에 앉아 있다가 30분이 못되어 동구청 안으로 사라지다.

오후 3시16분, 교통지도 차량이 나타나 계도방송을 하다. 그래도 45대의 차량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다.

오후 3시54분, 다시 교통지도 차량이 나타나 계도방송을 하며 동구청에서부터 서석초까지 왕복하고 와서 동구청 쪽문 쪽에 세워두다. 차 안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15분을 대기하다. 이 때 동구청 쪽에서 나온 2명이 차를 이동시키다.

오후 4시09분 견인차 도착하다.

오후 4시10분 스티커발부를 시작하다. 교통지도 차량은 7장의 스티커를 발부하고 4대를 견인한 후 사라지다. 이 시간 KT와 서석초 담벼락 사이에 주차된 16대의 차량은 굳건히 버티다. 하루 종일 주차된 차는 이 중 8대. 교통지도 차량은 이곳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다.

#4월 10일

오전 9시40분, 40대가 불법주정차되어 있다.

오후 3시46분, 34대가 불법주정차되어 있다.

오후 4시11분, 교통지도 차량이 나타나 동구청에서부터 서석초까지 왕복하며 계도방송을 하다. 그 후 동구청 쪽문 쪽에서 대기하다 17분에 사라지다. 이 때 겨우 차 한 대 이동하다.

오후 4시35분, 다시 교통지도 차량이 나타나 41분에 단속을 시작하다. 이 차량은 7장의 스티커를 발부하고 4대를 견인한 후 사라지다. 이 시간 KT와 서석초 담벼락 사이에 주차된 10여대의 차량은 굳건히 버티다. 이날도 교통지도 차량은 이곳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다.

이처럼 동구청 교통과가 동구청 주변 불법주정차 단속을 관대하게 하는데 비해 다른 상습불법주정차 지역의 단속에는 에누리가 없다.

법원과 마사회 주변 상인들 볼멘소리

법원 주변에서 자영업을 하는 강 모씨는 이 지역의 불법주정차 단속 행태에 대해 “교통지도 차량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불법주정차되어 있는 차량에 스티커발부를 하거나, 또는 교통지도 차량과 견인차가 동시에 와서 스티커발부와 견인을 동시에 한다”며 “10여분 정도의 계도방송과 기다려주는 시간을 준 후 스티커발부나 견인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계림동 마사회 부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 모씨는 “주변을 한 두 바퀴 돌며 계도방송을 한 후 단속을 하면 좋은데 바로 단속한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자영업자인 정 모씨는 “어떤 날은 계도방송을 하고, 어떤 날은 계도방송을 하지 않고 단속을 하는 무원칙함 때문에 다툼이 일기도 한다”며 “이 지역의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서 시간적 여유를 주고 단속을 해야 하는데 늘 스티커발부와 견인을 거의 동시에 한다”고 설명했다.

남광주시장 주변의 불법주정차 단속도 위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남광주시장 주변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김 모씨는 “거의 매일 교통지도 차량과 견인차가 동시에 와서 단속을 한다”며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상습불법주정차 지역 단속 방침에 대해 단속원은 “발견 즉시 단속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그것도 모르냐”고 도리어 반문했다.

하지만 이 단속원의 말은 동구청 교통과에서 보내온 자료와 차이가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불법주정차 단속은 계도방송을 먼저 하게 되어 있다. 그 다음 현장적발→단속표지(스티커)부착→사진촬영, 견인지시→차적조회, 단속결과 통보 등의 순으로 하게 되어 있다.

동구청 교통과 매뉴얼과 현장단속 달라

이를 통해 이번 동구청에서 행한 청사 주변 불법주정차 단속에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몇 가지 형평성에 어긋난 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동구청 주변의 단속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관대하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즉시 단속을 하는데 비해 이 지역에서는 오전에 형식적으로 들르고, 오후에 단속을 하는 행태를 보였다. 그것도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여유도 부렸다.

다음으로 동일 지역 내 형평성의 문제도 발견됐다. 동구청 옆에서부터 KT까지는 단속을 했음에도 KT와 서석초 담장 사이에 불법주정차된 차량들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감았다.

끝으로 이 지역에서는 교통지도 차량이 5~15분정도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여유를 부렸다. 다른 지역에서 도착과 동시에 단속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였다.

이와 같은 형평성문제에 대해 동구청 교통지도계 담당은 “동구청 주변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도 개도방송도 하고 기다려준다”며 “다만 지역에 따라 방송과 기다리는 시간에 편차는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KT와 서석초 담장 사이에 불법주정차된 차량을 왜 단속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제반 교통량을 고려해서 단속을 하지만 불법주정차 차량의 연속선에 따른 한계 때문에 일정구간에 대해서만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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