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주차장은 ‘공무원 전용’
동구청 주차장은 ‘공무원 전용’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3.04.11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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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85.92% 대 민원인 14.08%

동구청 주차장은 ‘공무원 전용’ 주차장이다. 반면 민원인들은 주차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동구청 내 전체 213면의 주차공간 중에 민원인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30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노숙하는 차량들과 공무원들이 주차를 하는 통에 민원인들과 청사 주차관리원 간의 실랑이도 종종 목격된다.

주차공간은 동구청 전면에 151면이 있고, 이 중 민원인 전용은 30면, 장애인 전용은 7면, 임산부 전용은 4면이다. 후면에 62면이 있는데 직원들 전용이다. 전체 면수 비율로 볼 때 동구청 공무원들은 183면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비율로 따지면 85.92%나 된다.

그리고 민원인 주차공간은 14.08%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업무 시작 전에 대부분 빈 공간이 없다. 결국 동구청 주차장은 공무원들의 전용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시민의소리>에서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동구청사 내 151면에 대한 주차실태를 조사했다. 오전 8시께 평균 주차대수는 91.66대, 8시30분께는 114.66대, 9시께는 131.5대로 나타났다. 출근이 마무리되는 9시께는 평균 19.5대분의 공간만을 남겨놓았을 뿐이었다. 심지어 민원인 전용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공무원들도 눈에 띄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민원인이 도저히 올 수 없는 시간대인 오전 8시께 민원인을 위해 확보되어야 있어야 하는 30면 중 약 절반이 상시 주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오전 8시면 민원인의 주차장이 거의 비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은 이에 대해 거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청사 주차관리원은 “동구청 주변에 살거나, 근처에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이곳에 차를 세워놓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민원인 주차공간인 30면은 민원인들을 위해 비워둬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차공간의 협소함으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민원인 주차공간에 주차하는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종종 대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동구청의 주차장 문제는 전체 주차면수 중 민원인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과 이마저도 동구청 공무원들이 이 공간에 주차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무부서는 민원인 전용 주차공간에 구청 공무원들이 주차를 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도 거의 손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차장 문제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151면 중 121면의 주차는 직원뿐 아니라 의원, 은행 등 상주인들도 이용한다”고 말하고, “청사 내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합창이나, 아카데미가 있는 날이면 민원인들이 주차하기가 더욱 곤란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른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문제는 부지매입 등 예산상의 문제 등이 뒤따라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직원 주차문제는 실․과별 주차면수 배분계획을 다시 수립하여 시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민원인 전용 주차장에는 공무원들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언제까지 지켜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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