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영어 울렁증 극~복!
이제는 영어 울렁증 극~복!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4.03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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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친구와 어울려 실생활 속 영어배우기

영어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사람들은 막상 외국인을 접하면 말 문이 먼저 막히고 만다. 입시 중심 영어 교육은 정작 실생활에서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방향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따스한 봄바람을 따라 눈과 머리색이 다른 호주 청소년들이 상무중학교를 찾았다. 상무중학교(교장 김병연)는 지난 2월부터 호주의 Faith Lutheran College high school과 업무제휴(MOU)를 통해 영어 두려움 극복 프로젝트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타학교들은 영어가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며 영어입시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상무중은 영어에 대한 거부감 없애기, 스스로 영어의 중요성 깨닫기를 위해 또래 외국학생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는 호주 학생들이 5일간 광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교류학습, 한국문화체험, 광주5.18민주화운동 이해하기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광주 학생들과 함께했다. 영어라는 언어 하나로 호주 학생들과 상무중학생들은 함께 어울려 눈을 쳐다보고 손짓, 발짓을 해가며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했다.

주목할 점은 Faith Lutheran College high school에서 온 학생들은 모두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 한국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학생들과 호주 학생들은 서로 모르는 부분을 물어가며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요리를 한국학생들과 함께 만들어보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실습실에 호주학생 2명, 한국학생 2명이 1조를 이뤄 또래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 김밥을 만들며 함박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서로 살을 맞닿고 소통하는 한국 학생들은 점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가고 있었다.

한국요리체험을 함께한 상무중학교 서수희(중2)양, 지다은(중2)양은 “외국친구들과 영어로 게임을 하고 며칠 동안 함께 어울리면서 거부감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또래친구여서 부담 없이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처음 떡볶이를 먹어본 외국학생은 매운지 벌컥벌컥 물을 마시며 김밥을 찾기도 했다. 호주에서 온 Katherine학생은 “원래 K-POP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국에 처음 와서 한국 또래문화를 많이 배우고 간다”며 즐거워했다.

이외에도 태권도부의 시범, 체육수업, 급식실에서 함께 점심 먹기 등 학생들이 영어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호주학생들은 운정동 5.18국립묘지를 찾아 의미 있는 방문을 했다. 5.18국립묘지에 외국학생들이 교육을 목적으로 단체로 온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참배를 하고 5.18묘지 곳곳을 둘러본 호주학생들은 무자비한 계엄군의 만행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는 씁슬한 반응을 보였다.

5.18전시관을 둘러본 호주 측 Blakely선생님은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역사에 대해 살펴보다가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알게 됐다”며 “광주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호주 교환학생에 관련해서 상무중 박현옥 교감선생님은 “일반적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아시아 주변 일본, 중국 등과 자매결연을 맺는 경우는 많지만 영어 권내 학교와 MOU를 통해 외국학생들이 광주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인 듯하다”며 “또래친구와 어울리게 하는 것은 영어에 대해 두려움과 거부감이 없앨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학생들이 스스로 영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글로벌 시대에 대비해 자라나는 학생들이 영어 대해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줘야 한다. 상무중은 교육청의 별도 지원 없이 호주학교와 MOU를 맺고, 학생들을 위해 영어 학습 환경 조성하기에 나서 모범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별도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소외계층 학생들이 해외 홈스테이를 경험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입시형 영어에 치중하기보다 영어권 학교 측과 상호교류를 통해 영어 울렁증이 사라질 수 있도록 시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다./김다이 기자

   
 
상무중학교 김병연 교장 인터뷰

▲호주 학교와 MOU를 체결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일반적으로 학생 개인이 가는 해외연수보다 학교를 통해 자매결연을 맺으면 또래 학생들끼리 교류학습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어에 대한 막연함보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학생들이 영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까 생각하다 체결하게 됐다.

▲교환학생으로 상무중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수업과 놀이를 영어로 함께 하면서 눈에 보일정도로 변화가 생겼다. 서툴지만 또래친구들과 함께 있다 보니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보고 듣고 한 홈스테이를 다녀온 학생들도 생활습관이 변해 스스로 영어 공부하는 습관이 길러졌다.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폭넓게 홈스테이를 경험하기 위해 학교 측의 계획과 노력이 있다면
-이번에 호주학생들이 5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광주에 머물렀지만, 최대한 우리학생들이 영어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도록 수업이 아닌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마련했다. 시교육청의 지원이 뒤따른다면 소외계층 학생들도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홈스테이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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